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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공군 성추행 ’ 2차 가해 혐의 상사 구속 중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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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 종용·사건 무마 시도했던 인물

미결수용실에서 ‘극단적 선택’ 추정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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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피해자인 공군 이모 중사를 회유하고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관 1명이 구속 중 숨졌다.

시민단체인 군인권센터는 26일 “공군 성추행 피해 여군 사망 사건에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 부사관이 지난 25일 낮 국방부 수감 시설 내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A 부사관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 부사관은 국방부 장관 직할부대인 국방부 근무지원단 군사경찰대대 미결수용실에 구속 수감중이었다. 그는 지난 25일 오후 2시55분쯤 수감 시설 내 화장실에서 의식불명인 채로 발견된 뒤 인근 민간병원으로 후송했으나, 오후 4시22분쯤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수사기관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다. 유족측은 A 부사관이 국방부 검찰단의 강압 수사로 인한 피해자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인권센터는 “대낮에 수감시설 내에서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한 데는 국방부의 안일한 상황 인식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군인권센터는 “2차 가해의 실체적 진실을 재판을 통해 규명해야 하는데 국방부의 관리 소홀로 이러한 기회가 사라지게 됐다”며 “수사도 제대로 못한다는 비판이 쇄도하는 와중에 구속 기소된 수용자 관리조차 못했다”고 비판했다.

제20전투비행단에서 근무하던 A 부사관은 이 중사가 지난 3월 장모 중사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당한 사실을 보고받고도 장 중사와의 합의를 종용하는 등 사건 무마를 시도했던 인물 가운데 하나다.

A 부사관은 이 중사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던 지난 3월 2일 회식을 주선한 인물이기도 하다. 국방부 조사를 보면 3월 2일 성추행은 이 중사와 부대원들이 회식 후 숙소로 복귀하는 차 안에서 발생했다. A 부사관이 도중 하차한 후 숙소로 복귀하는 차 안에서 가해자 장모 중사는 이 중사의 수 차례 거부에도 강제적이고 반복적으로 이 중사를 성추행했다.

성추행 발생 후 A 부사관은 지속적으로 이 중사와 이 중사 남편에게 사건을 무마할 것을 회유했다. 그는 또 이 중사가 피해 사실을 신고할 경우 받을 불이익을 언급하며 압박하는 등 2차 가해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부사관은 지난 3월 3일 이 중사에게 “없었던 일로 해줄 수 없겠냐”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자신이 5인 이상 회식을 주도해 방역지침 위반으로 처벌받을까 두려워 이 중사가 신고하지 못하도록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A 부사관은 지난 3월 22일 이 중사의 남편에게 합의와 선처를 종용하며 위력을 행사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그는 지난달 3일 보직해임됐고 같은 달 12일 직무유기 등 혐의로 구속됐다. 지난달 30일에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협박’ ‘면담강요’의 혐의로 국방부 검찰단에 구속 기소된 후 국방부 근무지원단 미결수용실에 수감됐다. A 부사관은 다른 2차 가해 혐의자인 B 부사관과 함께 다음달 6일 공판준비기일이 예정돼 있었다.

이 중사 남편은 이날 입장을 내고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해 A 부사관의 비위사실이 증명되길 고대했지만, 국방부의 관리소홀로 인해 그 기회가 박탈돼 크게 실망했고, 앞으로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 별도로 현재 진행중인 사건의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차질이 빚어져선 안 된다”고 말했다.

박성진·조해람 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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