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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세계 최초 노·사 공동 ‘ESG 경영’ 선언한 KT 노조 최장복 위원장 [더 나은 세계, SD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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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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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KT는 전 세계 최초로 노사 공동으로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ment, 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선언했다. 노사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구현모 대표이사와 최장복 노동조합 위원장(사진)이 만나 함께 추진했으며, 공동 선언문을 통해 미래세대를 위한 친환경 경영 추진, ‘넷 제로’(Net Zero) 2050년 달성, 디지털 혁신기술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 국내 최고 수준의 준법경영과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 노사 공동 ESG 위원회 구성 등을 대내외에 알렸다.

지난 19일 최장복 노조 위원장을 만나 이번 선언의 의미를 물었다. 최 위원장은 그동안 작지 않은 족적을 남겨온 노동계 대표 리더 중 한명이다. 국가 기간산업과 통신 인프라 분야에서도 한 축을 맡아온 주인공이다. 현재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의 IT사무서비스연맹 위원장도 겸직하고 있는 그와 나눈 대화를 인터뷰 형식으로 정리했다.

김정훈(이하 김) “올해 1만8000여명 조합원을 대표하는 KT 노조 14대 위원장에 취임하셨다.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정책을 소개해준다면.”

최장복(이하 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및 장기화로 노동자 및 서민 삶이 많이 힘들어졌고, 재택·유연 근무 등 노동형태 변화의 확산과 더불어 삶의 방식도 많이 변화되고 있다. 서비스 분야부터 중소 업종에 이르기까지 산업 구조조정도 시작됐으며, 4차 산업혁명으로 ICT(정보통신기술) 산업 생태계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우리 조합원 역시 KT의 미래와 비전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조도 회사의 장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변화와 혁신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와 함께 노조 본연의 역할도 다함으로써 조합원을 대변하고 꿈을 이루는 삶의 터전을 일구려고 노력하고 있다. 임기 동안 ▲복지 포인트·자기계발비 인상 ▲▷공정한 인사 및 승진적체 해소 ▲정년 연장 및 임금 피크제 재협상 ▲노사 고용안정위원회 신설 ▲주거·출산·육아 지원 확대 등 임금, 복지, 고용 안정, 인사와 관련하여 적극 노력할 계획이다.”

김 “KT는 지난 4월 노사 공동 ESG 경영 선언을 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노사가 공동으로 ESG 경영을 선언한 일은 없었다. 노조 관점에서 바라보는 ESG 경영은 어떤 의미인가?”

최 “ESG 이슈는 노조와 사측의 입장이 따로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환경에서는 기후변화 대응, 탄소 및 플라스틱 저감 등 이슈가 있고, 사회적으로는 성별, 계층별, 직업별로 심각해진 경제적 양극화 해소, 노동자 권리 존중, 사회 취약층의 생활 안정, 또 지배구조에서는 윤리 및 반부패 경영, 이사회 구성원의 다양성과 독립성 확보 등 이러한 ESG 이슈는 노사 시각이 다를 수 없다. KT라는 하나의 기업을 떠나서 인류 전체가 직면해야 하고, 또 다음 세대에게 물려줘야 할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전 세계 공통의 글로벌 아젠다라는 측면에서도 KT처럼 책임 있는 기업과 노조가 선도적으로 적극 참여하고 또 이끌어나가야 한다. 그런 면에서 노사 공동 ESG 경영 선언을 하게 되었다. 회사가 아무리 원대한 ESG 계획을 세워도 노조의 협력 없이는 앞으로 나갈 수 없다. 마찬가지로 인사와 임금, 복지 등 노조의 ESG 이슈안에 포함된 항목도 회사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ESG 경영에 노사가 한걸음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위원장으로서 함께 고민하고 노력할 계획이다.”

김 “ESG 10대 핵심 과제도 공개하셨다. 그 중 ‘노사 공동 ESG 경영 및 임직원 자부심 고취’에선 노조의 역할이 클 것으로 보인다.”

최 “노사 공동 ESG 경영 선언의 일환으로 먼저 모든 조합원이 동참하는 친환경 캠페인을 함께 시작했다. ESG는 실천이 중요하기 때문에 쉽게 동참할 수 있어야 하고, 접근이 어렵거나 부담스러우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매주 금요일 불필요한 이메일을 지우고, 1회용품 사용을 줄여나가는 등 생활환경을 개선시켜 나가는 ‘지우개 캠페인’을 먼저 시작했다. 오랫동안 쌓여왔던 관행을 지워낸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지만, 지구환경과 ESG에 대한 노사의 인식이 함께하고 있기 때문에 점점 범위가 확대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은 노력부터 환경과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다양한 캠페인을 노사가 함께 발굴하고 전개할 계획이다. 또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과정에서 KT 조합원으로서 자부심도 이어갈 것이다. 향후 추진하는 다양한 환경 캠페인도 1회성 이벤트가 아닌 지속가능한 활동이 되도록 KT와 조합 모두 최고의 ESG 기업으로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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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복 KT 노동조합 위원장(오른쪽)과 김정훈 UN SDGs 협회 사무대표.


김 “KT 노조는 그동안 SDGs(지속가능개발목표)를 비롯한 기후 대응, 친환경 활동 등에서 목소리를 내왔는데, 특별히 이러한 활동을 중요하게 생각한 이유는?”

최 “유엔 SDGs는 193곳의 유엔 회원국 모두 동참하는 글로벌 목표이고, 사회의 책임 있는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져야 하는 공통 이슈다. 기후변화 또한 더는 먼나라 이야기가 아니고, 세계가 직면한 공동의 문제다. 지구 환경이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특히 국가 기간산업과 통신 인프라, 그리고 디지털 플랫폼을 선도하는 KT와 노조가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KT 노조는 그러한 가치관을 노사 공동으로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 UN SDGs 협회와도 다년간 굳건한 파트너십을 맺고 활동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17개의 SDGs는 ‘모두를 위한 목표’, 그리고 ‘그 누구도 뒤에 남겨두지 말라’는 기치까지 우리 노조의 방향성과 많은 부분 일치한다. 환경 이슈 역시 우리가 사는 터전뿐 아니라 인류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기 때문에 깊이 공감한다. KT는 전국 모든 곳에 지사가 있고, 산골 오지마을부터 해안 접경에 이르기까지 통신이 연결된 곳이라면 어디든 조합원이 근무하는 국내 유일한 기업이다. 각 지역에서 생기는 다양한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효율적으로 함께할 수 있는 여건을 가지고 있고, 또 실제로 조합원들이 ‘8시간 봉사제’ 등을 통해서 너나없이 적극적으로 봉사에 참여해 왔다. 국내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조합원과 노조라고 자부한다.”

김 “이번에 KT가 ESG 금융 및 SDGs 경영활동 우수기업 추천 리스트인 SRC에서 최우수 ‘AAA’ 등급을 획득했다. KT 노조 차원에서도 글로벌 ESG 협력을 강화하실 계획이 있으신지.”

최 “KT 노조는 일찍부터 UN SDGs 협회와 함께 글로벌 공동목표에 대해 적극적인 사회 활동에 나서는 한편 목소리를 내왔다. ESG가 최근 들어 새롭게 조명받는 이슈이기는 하지만, 그간의 다양한 활동으로 이미 이전부터 상당부분 기여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최근 SRC 리스트에서 최우수 등급을 획득한 것 역시 이러한 노사 공동의 상생 ESG 경영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KT 노조를 대표해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를 두차례 방문했고, 이 자리에서 노동의 가치와 노동현장의 인권 보장, 국제적인 노사 상생 모델 구축 등 KT 노조의 다양한 노력을 설명한 바 있다. 이러한 지속적인 노력과 활동의 결과들이 있었기에 KT 노사 공동 ESG 모델의 모범적 사례가 유엔 및 국제사회에서 여러 차례 주목받았다고 생각한다. 모든 활동의 맥락은 KT 노조의 주인인 조합원들과 연결된다. 저는 우리 조합원의 활동과 복지가 글로벌 수준이나 흐름과도 맥을 같이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보다 나은 일터의 여건과 상황을 조성해 나가는 것이 위원장으로서 역할이다. 그런 면에서 국내외 다양한 활동에 대하여 자문을 받고 또 상호 협력하며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김 “KT 노사가 주도적으로 설립한 기업 간 노사 공동 나눔 협의체인 UCC(Union Corporate Committee)가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그간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해왔는데, 코로나19 여파로 UCC 활동에도 변화가 있을 것 같다.”

최 “UCC는 현재 22곳의 기업 노사가 함께 참여하는 국내 유일, 전 세계 최초의 노사 공동 나눔 협의체다. 작은 동기에서 시작해서 지금 규모로 성장하기까지 10년 동안 회원사가 함께 많은 노력을 했다. 국내외 상생과 나눔을 위한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어 왔고, 베트남을 비롯한 여러 해외 협력국에 글로벌 봉사와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또 유엔 SDGs라는 세계적 목표 달성을 위해 강원 평창 동계 올림픽 등 세계적으로 중요한 순간에 크고 작은 나눔 활동을 함께 전개했다. 최근 코로나로 다소 주춤하였지만, 오랫동안 함께 실천해온 UCC의 이런 노력은 우리 사회뿐 아니라 국제사회에도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많은 인원이 모여서 봉사 및 사회적 활동을 전개하기 어렵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멈춤은 있을 수 없고, 디지털 연대를 통해 환경적 어려움 또한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22개사 노사가 함께하는 UCC는 조합원과 그 가족까지 포함하면 사회적으로 굉장히 큰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 노조를 중심으로 각 사의 조합원이 디지털 연대를 통해 더 넓은 세상에 나눔의 정신, 그리고 노조의 사회 선순환 노력을 확산시켜 나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정리=김정훈 UN SDGs 협회 사무대표 unsdgs@gmail.com

*UN SDGs 협회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 지위 기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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