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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잘못된 방향 간다" 미·러 백신거부 최고…韓은 백신 걱정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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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국 7만5000명 백신 접종 거부 조사

"안 맞겠다" 러시아 28%, 美 19%, 韓 7%

'부작용 우려' 응답률 韓 60% 가장 높아

美 '부작용' 37%, '초단기간 개발' 32%

중앙일보

지난 22일 미국 뉴욕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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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정체되면서 델타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지난 23일 기준 미국의 하루 평균 확진자는 4만7455명이었다. 한달 전(6월 23일) 1만1788명에서 4배로 뛰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최고 의료 고문인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장은 25일(현지시간) CNN에 출연해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델타 변이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백신 접종자들도 마스크를 다시 쓰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CDC는 지난 5월 백신 접종자는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고 허용했다. 이를 뒤집는 것은 코로나19 대응의 후퇴를 의미하기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는 검토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으로 입원하거나 사망하는 사람 대부분이 미접종자라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델타 변이 확산을 '미접종자들의 팬더믹'이라고 부른다.

바이든 행정부와 전문가의 지속적인 접종 권유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백신 접종률은 증가세가 거의 멈춰섰다. 백신을 1회 이상 맞은 성인 비율은 지난 7월 4일 67%에서 3주 사이 69%로 2%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차 접종까지 마친 완전 접종률이 50%를 넘기지 못한 곳은 전체 50개 주(州) 가운데 30개 주에 달한다.

일부 미국인들이 백신을 강하게 거부하고 있어 미국은 백신을 가장 먼저 충분히 확보하고도 백신 접종률에서는 최종적으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인의 백신 거부 성향은 전 세계에서 러시아 다음으로 가장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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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거부율 15개국 비교.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미국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가 지난 13~19일 미국·한국을 포함해 15개국 7만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국인 5명 중 1명은 '백신을 맞을 의사가 없다'고 답했다.

미국인의 백신 거부 응답률 19%는 러시아(28%)를 제외하고 가장 높았다. 백신 거부율은 독일(14%), 호주(14%), 프랑스(13%), 캐나다(10%), 이탈리아(8%) 순이었다. 한국은 백신 거부 의사를 밝힌 응답자가 7%로 조사됐다. 일본과 동률이다.

대부분 나라에서 백신을 거부하는 주된 이유로 부작용에 대한 우려와 백신 개발이 너무 단기간에 이뤄졌다는 점을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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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거부 국가별 비교.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백신을 거부하는 이유로 미국인들은 '부작용에 대한 우려'(37%)와 '임상 시험이 너무 단기간에 진행됐다'(32%)는 두 가지 이유를 비슷한 비중으로 답했다.

'백신 제조 회사를 신뢰하지 않는다'(9%)라거나 '내가 코로나에 걸릴 확률이 낮아서'(8%) 같은 이유도 있었다.

15개국 가운데 부작용을 가장 크게 걱정하는 나라는 한국으로 나타났다. 백신을 맞지 않는 이유로 부작용에 대한 걱정을 꼽은 응답자가 60%로 나타나 가장 많았다.

한국인들이 두 번째로 많이 꼽은 백신 거부 이유는 '백신이 효과가 없을 것 같아서'(10%)였다. 셋째는 '백신 제조회사를 신뢰하지 않아서'와 '기타'(9%)로 집계됐다.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 나라가 주요 거부 사유로 꼽은 '임상시험이 너무 단기간에 진행됐다'는 점을 걱정하는 한국인은 6%에 그쳤다. 같은 대답 비중이 15개국 가운데 가장 적었다.

일본도 '부작용에 대한 우려'(59%)가 주된 백신 거부 사유로 나타났다.

프랑스와 스페인, 영국인들은 '임상시험 진행 기간이 너무 짧았다'는 점을 '부작용에 대한 우려'보다 더 중대한 백신 거부 사유로 꼽았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park.hy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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