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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의 힘? 이등병 박지수는 필사적으로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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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입대한 와일드카드 박지수

동메달 이상땐 조기 전역

조선일보

25일 루마니아전에서 필사적으로 머리를 갖다대는 박지수(왼쪽). / 이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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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축구 국가대표팀의 수비수 박지수(27)는 빡빡머리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지난 6월 21일 입대한 육군 이병이다.

올림픽 합류 과정은 극적이었다. 김학범 감독은 와일드카드(24세 초과) 수비수로 부동의 국가대표 센터백 김민재를 선발했다. 하지만 대회 직전까지 김민재의 소속팀 베이징이 차출을 허락하지 않았고, 결국 김 감독은 그 대안으로 박지수를 뽑았다.

박지수는 논산 육군 훈련소에 입대, 1주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김천 상무에 합류해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던 상황. 대표팀 소집 소식을 듣고 여권과 짐을 챙기느라 급하게 집을 다녀올 정도로 정신없는 상태에서 대표팀에 합류했다.

많은 축구 팬들은 박지수의 합류에 우려를 나타냈다. 수비는 조직력이 핵심인데 현재 대표팀 선수들과 발을 맞춰본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고, 훈련소 입소 등으로 컨디션이 어떨지도 미지수였다. 상무 입대 전에 올 시즌 전반기 수원FC에서 뛴 박지수는 심판 오심으로 인해 두 번이나 퇴장 징계가 번복되는 등 다사다난한 시간을 보냈다.

박지수는 뉴질랜드와 1차전엔 후반 43분에야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뉴질랜드에 0대1로 패한 김학범 감독은 분위기 전환을 위해 25일 루마니아와 조별리그 2차전에 박지수를 선발 수비수로 기용했다. 이 선택이 그대로 들어맞았다.

박지수는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을 발휘했다. 전반 11분 코너킥 상황에서 황의조의 슈팅이 골키퍼를 맞고 나오자 헤딩 슈팅을 하기 위해 머리를 들이밀었다. 상대 발에 다칠 수도 있는 장면이었지만, 박지수는 개의치 않았다.

루마니아는 박지수가 버틴 한국 수비를 쉽사리 뚫지 못했다. 박지수는 3-0으로 앞선 후반 45분엔 절묘한 전진 패스로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그 패스가 강윤성-이강인으로 연결되며 한국은 4대0 대승을 거둘 수 있었다.

박지수의 만점 활약에 축구 팬들도 환호했다. 특히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엔 올림픽에 빼놓을 수 없는 병역 이야기로 가득 찼다.

올림픽에선 동메달 이상이면 병역 특례 혜택을 받는데 군 복무 중이라면 조기 전역할 수 있다. 6월에 입대한 박지수가 올림픽 동메달 이상을 딴다면 두 달 만에 전역을 하는 것이다. 지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아산무궁화(경찰청) 소속의 일경이었던 황인범이 금메달을 목에 걸며 입대 9개월 만에 전역했다.

물론 올림픽에 나가는 것이 병역 특례 혜택을 받기 위한 것은 아니지만, 박지수와 같은 특수한 상황이 좀 더 힘을 내게 하는 동기 부여는 될 수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의 축구 팬들은 “논산에서 일단 군대 밥을 먹었으니 더욱 사회가 그리워 필사적으로 뛸 것” “군대를 안 가본 동생들에게 이등병 박지수의 한 마디는 큰 자극” 등의 반응을 보였다.

[도쿄=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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