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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재미있는 골프규칙] "경기 도중 골프채가 파손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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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헐크’ 브라이슨 디섐보의 지난해 PGA챔피언십 첫날 드라이버가 파손된 장면.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드라이버가 부러졌다."

‘헐크’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는 지난해 8월 2020시즌 첫 메이저 PGA챔피언십 첫날 경기 도중 드라이버가 파손되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7번홀(파4)에서 티 샷 직후 티(Tee)를 줍는 과정에서 110kg이나 나가는 체중을 버티지 못했는지 헤드 샤프트 쪽이 손상됐다. 곧바로 경기위원에게 골프채 교환 여부를 문의했고, 골프규칙 4-1에 따라 자동차에 보관한 여분의 클럽을 가져왔다.

디섐보가 바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장타 1위(평균 320.9야드)다. 지난해 몸무게를 18㎏ 늘리는 ‘벌크 업’이 출발점이다. 9월 US오픈에서 단숨에 메이저챔프에 등극했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3월 아널드파머인비테이셔널에서는 ‘파5홀 1온’까지 시도해 빅 뉴스를 만들었다. 페어웨이가 호수 왼쪽으로 돌아가는 6번홀에서 물을 넘겨 무려 377야드를 때렸다.

고의성이 없는 골프채 손상은 ‘무벌타 교체’가 가능하다. 클럽이 외부의 영향이나 자연의 힘, 다른 누군가(선수와 캐디 제외)에 의해 망가졌을 때다. 또 다른 거포 버바 왓슨(미국) 역시 지난 6월 트래블러스챔피언십 2라운드 당시 2번홀(파4)에서 드라이버가 두 동강났다. 티 샷이 300야드 날아갔고, 불과 50야드 거리에서 두번째 샷을 홀에 붙여 가볍게 버디를 솎아냈다는 게 흥미롭다.

김시우는 반면 지난 4월 마스터스 둘째날 퍼터가 휘어져 15번홀(파5)부터 3번 우드로 퍼팅하는 이색 장면을 연출했다. 11번홀(파4)부터 퍼팅이 조금씩 빗나가자 15번홀 그린 주위 어프로치 샷 직후 퍼터를 바닥에 내리쳤기 때문이다. 플레이어가 고의로 파손하거나 성능을 변화시킨 경우는 당연히 구제받을 수 없다. 다행히 우드로 퍼팅한 4개 홀(15~18번홀) 모두 파를 지켰다.

프로골프투어에서 우드 퍼팅을 시도한다면 ‘앵커링(Anchoring) 금지’가 주의사항이다.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는 2016년 "골프채를 몸에 붙여서 스트로크 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샤프트가 긴 우드 퍼팅도 마찬가지다. 변형된 클럽을 그대로 쓰면 실격이다. 잭 블레어(미국)는 2016년 5월 웰스파고챔피언십 2라운드 5번홀(파5)에서 퍼터를 파손한 뒤 6번홀(파3)에서 사용해 실격됐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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