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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윤석열, 김종인계 영입… 尹만난 이준석 “불확실성 절반 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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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前의원 5명 합류 캠프확충, ‘親김종인’ 김병민-윤희석도 가세

정치권 “尹, 독자행보 지속 의지”… 尹 “결정할 때까지 지켜봐달라”

李 “지지자들 안심해도 될것같다”… 尹, 김기현과도 잇달아 회동

동아일보

건대 앞에서 ‘치맥 회동’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치킨집에서 만나 건배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회동 후 국민의힘과 관련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결정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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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5일 대선 캠프 이름을 ‘국민 캠프’로 짓고 야권 전직 의원 5명을 합류시키는 등 정무 라인과 대변인단을 확대 개편했다.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조기 입당을 반대해 온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가까운 인사들이 대거 캠프에 들어가면서 윤 전 총장이 당분간 독자 행보로 마음을 굳힌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만난 데 이어 김기현 원내대표를 연달아 만나 입당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 尹 “앞으로 배우(俳優)만 하겠다”

윤석열 캠프 대변인을 새로 맡은 김병민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권 교체를 염원하는 국민 뜻을 모아 모두가 참여하는 국민의 선거 캠프를 만들고자 한다”며 인선 명단을 발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이던 시절 비서실장을 한 이학재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상근 정무특보, 함경우 전 국민의힘 조직부총장이 상근 정무보좌역에 임명됐다. 또 김경진 전 국민의당 의원이 상근 대외협력특보로, 장예찬 시사평론가가 청년특보로 이름을 올렸다. 신지호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캠프 종합상황실 총괄부실장으로, 박민식 전 새누리당 의원은 기획실장으로 보임됐다. 김병민 대변인에 더해 이두아 전 의원,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 등이 대변인단에 합류해 대언론 기능도 보강됐다.

캠프 개편을 두고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사람들이 대거 합류해 양측의 교감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대변인은 김종인 체제 국민의힘에서 ‘김종인의 복심’이라 불렸고, 윤희석 전 대변인과 함 전 조직부총장도 김 전 위원장의 의중을 잘 아는 사람들로 통했다.

윤 전 총장은 새로 합류한 인사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앞으로 배우(俳優)만 하겠다. 여러분이 알아서 잘 해달라”, “나는 이 사업을 하는 우리 모두 중에 한 사람이다. 이 사업 꼭 성공해야 한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김 전 위원장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을 비판하며 “대선 후보는 ‘배우’만 해야지 감독과 배우 역할을 하려 해선 안 된다”고 발언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 尹 “시간 가지고 봐 달라”…李 “대동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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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윤 전 총장과 서울 광진구의 한 치킨집에서 맥주잔을 곁들인 회동이 끝난 뒤 “오늘의 사자성어를 표현하자면 대동소이”라며 “공통으로 이루고자 하는 바를 위해 나아갈 것이다. 오늘 불확실성의 절반 이상은 제거했으며 우리 지지자들과 당원들은 안심하셔도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표는 “(입당 문제를) 가지고 너무 쪼지 말라는 게 오늘의 교훈”이라고도 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이미 정치 선배인 우리 이 대표님께서 아주 적확하게 말씀했다. 걱정 말라. 정권 교체하겠다”고 화답했다. 또 “제가 결정할 때까지 시간을 좀 가지고 저를 좀 지켜봐 달라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회동을 마친 뒤 두 사람은 밝게 웃으며 손을 잡으며 거리를 걸었고, 함께 시민들과 사진을 찍는 장면도 연출했다. 이 대표는 “우리가 얼굴이 빨개질 때까지 술을 마셨다”면서 “앞으로 정권 교체와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는 길에 저희가 같이 할 일이 많다고 느꼈다”고도 했다. 두 사람은 술자리 후 뚝섬유원지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번개 모임’까지 추진하다가 방역수칙 위반을 우려해 취소하기도 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23일 이명박 전 대통령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임태희 한경대 총장을 만났다. 24일에는 친여 인사 중 처음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던 신평 변호사 등을 만났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이 대표와의 회동 이후 여의도로 이동해 김 원내대표까지 만나 입당 문제를 논의하는 등 광폭 행보를 펼쳤다.

야권에선 윤 전 총장과 이 대표 사이 입당에 대한 공감대는 있지만, 윤 전 총장 입장에선 조기 입당으로 당내 경선 과정에서 경쟁 후보들로부터 견제를 받을 이유가 없는 만큼 가장 유리한 시점을 골라 입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김 전 비대위원 등 국민의힘 당적을 가진 6명이 당 외 주자인 윤석열 캠프에 합류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 내에서는 “해당(害黨) 행위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을 만난 뒤 이 대표는 “우리가 고민해야 될 세 글자는 시너지”라면서 “윤 전 총장을 돕는 분들과 우리 당 수많은 당원들 간의 긴밀한 교류를 통해 합의점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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