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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17세 탁구 신유빈, 41세 많은 백전노장 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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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셈부르크 대표로 출전한 中대표 출신 58세 니샤롄에

진땀 승부끝 4-3 역전승 거둬…26일 홍콩선수와 32강 대결

동아일보

한국 탁구 기대주 신유빈(왼쪽)과 그보다 마흔한 살 많은 2회전 상대 니샤롄(룩셈부르크). KBS 중계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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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4977일 간격을 두고 세상에 태어난 두 선수가 길이 2.74m짜리 탁구대를 앞에 두고 마주 섰다. 2019년 한국 탁구 선수 가운데 역대 최연소(당시 만 14세 11개월 16일)로 올림픽 티켓을 따낸 신유빈(17·대한항공·세계 랭킹 85위)과 경기에 나설 때마다 올림픽 탁구 선수 최고령 기록을 새로 쓰는 니샤롄(58·룩셈부르크·42위)이 맞대결을 벌인 것. 올림픽 역사상 가장 나이 차가 많이 나는 두 선수가 맞붙은 탁구 경기 승자는 41년 1일 늦게 태어난 신유빈이었다.

일본으로 출국할 때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방호복을 입고 올림픽 무대로 향했던 신유빈은 25일 도쿄체육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2회전에서 니샤롄에게 4-3(2-11, 19-17, 5-11, 11-7, 11-8, 8-11, 11-5) 역전승을 거두고 32강전에 진출했다. 1회전에서 첼시 에질(24·가이아나)에게 4-0(11-7, 11-8, 11-1, 12-10) 완승을 기록하면서 자신의 올림픽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던 신유빈은 26일 두카이친(25·홍콩)과 맞붙는다.

올림픽에만 5번째 나선 니샤롄은 1983년 세계선수권대회 때 단체전과 혼합 복식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중국 대표 선수 출신이다. 1989년 룩셈부르크 출신인 남편과 결혼하면서 중국을 떠난 니샤롄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부터 룩셈부르크 대표로 출전하고 있다.

왼손잡이인 데다 펜홀더 스타일로 현대 탁구에서 보기 드문 존재인 니샤롄은 이날 스텝을 거의 밟지 않는 대신 구석구석을 찌르는 노련한 컨트롤을 선보이면서 신유빈을 몰아붙였다. 경기 중간중간에는 당을 보충하려는 듯 물 대신 콜라를 마시기도 했다. 그래도 한 세트를 내주면 곧바로 다음 세트를 따내는 신유빈의 패기를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까지는 맞대결 상대는 물론 올림픽 탁구 출전 선수 사이에도 이렇게 나이 차가 많이 나지 않았다. 이전에는 리우 대회 때 니샤롄과 아드리아나 디아스(푸에르토리코) 사이의 38년 4개월 27일이 가장 나이 차가 크게 났던 사례였지만 두 선수 사이에 맞대결은 없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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