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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낙폭컸던 금융지주 실적장세+중간배당에도 주가는 잠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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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확산·경기 회복 기대감 약화 영향

"단기 보수적 접근 필요…하반기 배당주 매력 더 커질 것"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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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가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최초로 중간배당도 실시하기로 결정했지만 주가는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순매수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코로나19 재확산이라는 악재가 더 크게 작용하는 분위기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 은행주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지만 연말로 갈수록 배당주 매력이 부각되고 경기 둔화 우려도 줄어들면서 주가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초부터 이달 23일까지 KB금융을 비롯해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주가는 평균 6.42% 하락했다.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곳은 KB금융이다. KB금융 주가는 지난 5월 말 5만8800원이었으나 이달 23일 5만220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11.22% 하락폭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한지주의 주가 역시 4만2450원에서 3만8350원으로 9.66% 떨어졌고 하나금융지주도 4만6550원에서 4만4100원 5.26% 하락했다. 우리금융지주만 이 기간 동안 주가가 0.45% 올랐다.

은행주는 지난해 말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평균 29.36%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말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고 이에 따른 경기 개선 기대감이 금리 인상 전망으로 이어지면서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KB금융과 신한지주의 경우 이 기간 동안 주가가 각각 35.48%, 32.45% 상승했고 하나금융지주 34.93%, 우리금융지주 14.59%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재확산이 현실화하면서 상반기 호실적 및 중간배당 실시 등의 호재도 주가 반등에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은행주 약세는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금융주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경기 회복 기대감이 약화하면서 시중금리가 급락하고 환율 등 매크로 지표들이 은행주에 상당히 비우호적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조기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가능성이 제기되며 최근에는 장단기금리차 축소와 함께 은행업 주가가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이후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하는 은행주 물량은 개인이 모두 받아냈다. 이 기간 동안 4대 금융에 대한 개인의 순매수 규모는 1조679억원을 기록했다. 개인은 KB금융을 5107억원 순매수했고 신한지주를 2743억원 사들였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에 대해서도 각각 1581억원, 1248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이 기간 동안 KB금융과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모두 순매도했지만 우리금융지주에 대해서만 1351억원 순매수 움직임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경기 둔화 우려가 다시 부각되면서 은행주 주가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연말로 갈수록 반등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 연구원은 “단기금리 상승과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은 은행 펀더멘털에 우호적인 요인이고 실적도 양호하지만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및 장기금리 하락 추세는 우려 요인"이라며 “은행주는 주로 장기금리에 반응하는 경향을 보여왔던 데다 8~9월 조정 요인들이 꽤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는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다만 4분기에는 강한 랠리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 연구원은 신한지주를 제외한 KB·하나·우리금융 등이 상반기 실적 발표를 마친 만큼 이후 외국인의 순매수 여부를 주가 반등 포인트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관건은 실적 발표 이후 외국인의 후행적인 순매수세가 나타날지 여부"라며 “지난 1월부터 1분기 실적 발표 이후인 5월 초까지 대거 은행주를 순매수했던 지난 1분기와는 달리 최근에는 외국인들이 은행주를 계속 순매도하고 있어 실적 발표 이후 매매 방향성이 다시 바뀔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정태준 연구원도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경기 둔화는 역대 대유행 때와 같이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조기 테이퍼링도 경기가 과열돼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물가 상승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경기와 은행업 주가 모두 다시 상승세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중간배당을 시작으로 배당주 관점에서의 매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국내 은행주는 매년 말 배당 랠리에 대한 기대가 높고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미국 은행과 달리 은행 본연의 이자이익 증가가 실적 개선을 견인할 전망"이라며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연말 배당주 투자 관점에서 접근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은행들의 실적 개선이 일회성 요인이 아닌 경상적 이익 창출 능력에 기인하는 만큼 배당 여력이 더 커질 수 있다"며 "배당 제한 완화로 배당성향이 지난 2019년과 유사하거나 소폭 상회하는 수준으로 개선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지훈 기자 jhmoo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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