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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우린 없어서 못맞는데"…美 30대 죽기전까지 백신조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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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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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을 거부하며 백신을 비웃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게재했던 미국의 30대 남성이 결국 코로나19로 사망했다.

이 남성은 죽는 순간까지도 백신 접종을 거부하고 정부의 백종 접종을 비판하는 글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23일(현지시간) AP에 따르면 스티븐 하먼이라는 34세의 남성이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의 한 병원에서 지난 21일 코로나19에 걸려 목숨을 잃었다.

하먼이 인스타그램에 남긴 정보에 따르면 그는 확진 판정을 받은 뒤 한 달여만에 폐렴 증상이 악화했고, 6월 말쯤 입원했다.

특히 그는 입원 전과 입원 후에도 자신의 SNS를 통해 백신 접종에 비판하는 글을 연이어 올렸다.

그는 지난달 3일에 자신의 SNS에 "나에게 99개의 고민이 있지만 백신은 그중 하나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8일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각 가정을 방문해 백신 접종을 장려하겠다는 것에 대해 "집집이 찾아가는 바이든의 백신 '감시자'는 '코비드의 증인'이라고 부를 만 하다. #계속돌아다녀라얼간아"라고 비판했다.

하먼은 코로나19 상태가 악화된 이후 SNS를 통해 "아주 조금만 움직여도 심장 박동수가 치솟고 휴대전화 문자를 보내는 것조차 힘에 부친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CNN은 하먼이 자신이 회복된 뒤에도 백신 주사를 맞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먼은 결국 자신의 SNN에 "의료진의 권고대로 산소 삽관 치료를 하기로 했다"며 "자신이 언제 일어날 수 있을지 모르니 기도해달라"는 트윗을 올리고 사흘 뒤 목숨을 잃었다. 하먼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이후 그의 SNS 계정은 모두 비공개로 전환됐다.

CNN은 "하먼은 LA의 힐송교회 신자였으며, 입원 기간 이 교회 브라이언 휴스턴 원로목사와 자주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보도했다.

휴스턴 목사는 트위터에 "(교회의) 많은 직원과 신도들이 이미 백신을 접종했다"면서도 "다만 이것(백신 접종)은 개인이 의료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아 결정할 일"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미국에선 젊은 층 사이에서 특히 접종을 거부하거나 미루는 숫자가 급증하고 있다. LA 시더스 시나이 메디컬센터의 오렌 프리드먼 박사는 "병원에 입원할 정도의 확진자들은 모두 백신 미 접종자"라고 CNN은 전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화이자·모더나 백신을 두 차례 맞아 백신 접종을 완료한 미국인들은 모두 1억 6160만 명으로 전체 미국인의 48.7%다.

프랑스선 간호사들 접종 반대, 영국선 폭력사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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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프랑스에서 열린 백신 접종 반대시위에 참석한 간호사들이 '내 몸, 내 선택'이란 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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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에 따르면 이는 보건 당국자들이 집단면역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하는 백신 접종률 70∼85%에 턱없이 모자라는 낮은 수치다.

유럽에서도 마찬가지다. 영국은 10월부터 요양원 종사자의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대하는 청원에 9만3000명이 서명했다. 그리스와 이탈리아도 의료 종사자와 요양시설 직원의 백신 접종을 의무화를 밝히자 수천 명이 자유를 침해한다고 반발하며 시위에 나섰다. 프랑스에서도 백신접종 반대 시위대를 설득하느라 마크롱 대통령이 직접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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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는 지난 19일 백신 접종 반대 시위자들과 경찰간 무력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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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에서는 한 원주민 마을에 퍼진 "백신 맞으면 2년 뒤 죽는다"는 '백신 괴담'이 퍼져 백신 접종 거부자가 늘어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멕시코 남동부 치아파스주 원주민 마을은 백신에 대한 괴담이 떠돌면서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멕시코에서 백신을 1차례 이상 맞은 비율은 30%가 넘지만 원주민 마을의 접종률은 2%에 불과하다.

[최현주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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