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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입장 땐 양귀비 사진… 끝없는 MBC 올림픽 중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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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3일 중계된 MBC 도쿄올림픽 개회식에 아프가니스탄 소개 사진에 양귀비 운반 모습이 사용됐다.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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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개회식 생중계 도중 우크라이나, 아이티 등에 부적절한 소개 사진을 사용했다는 지적이 일자 MBC가 재차 사과했지만, 무례한 국가 소개 사례가 계속 발견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3일 MBC는 아프가니스탄 선수단이 입장할 때 소개 사진에 양귀비 운반 사진을 사용했다.

아프가니스탄이 마약 재료인 양귀비의 세계 최대 생산국인 것은 맞다. 그러나 이는 오랜 내전과 치안 및 정치 불안으로 인해 가난한 아프간 농민들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아편과 헤로인의 원료가 되는 양귀비 재배는 아프간에서도 불법이다. 하지만 유엔 마약범죄사무국(UNODC)에 따르면 지난해 아프간 양귀비 재배 지역은 22만4000㏊로, 국토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일부 국가에서 통제하에 의료용 양귀비를 재배하기도 하지만 아프간에서 재배된 양귀비는 주로 불법 마약을 제조하는 데 사용된다. 아프간에서 양귀비 재배가 급격하게 늘어나게 된 건 반정부군 탈레반의 탓이 크다. 미군이 테러 조직 알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을 제거하기 위해 아프간을 공격한 후 탈레반은 농민들에게 양귀비를 재배시켜 군비를 충당했다. UNODC는 “반군이 늘면서 테러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양귀비 재배가 늘고 있다”고 우려했다.

조선일보

23일 중계된 MBC 도쿄올림픽 개회식에서 도미니카 공화국 소개 사진으로 금지 약물 복용으로 비판받았던 야구선수 데이비드 오티즈의 모습이 사용됐다. 오티즈가 금지 약물을 복용한 건 미국 메이저리그 활동 때였다.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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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도미니카 공화국 국가 설명에는 미국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의 전설로 평가받는 데이비드 오티즈의 사진이 사용됐다. 오티즈는 금지 약물 복용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며 논란이 된 바 있으며 2019년 청부살인업자가 쏜 총을 맞고 세 차례나 수술을 받은 끝에 건강을 회복했다.

앞서 MBC는 우크라이나 선수단이 소개될 때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 폭발 사고 사진을, 아이티 선수단이 입장할 때는 폭동 사진을 내걸어 논란이 일었다. 각 나라의 비극적인 사건을 대표 장면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은 “희망과 전통, 다양성을 주제로 삼은 올림픽 개회식의 취지가 무색하게 MBC가 공격적인 사진과 설명을 실었다가 온라인상에서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MBC는 노르웨이 대표 사진으로는 연어를, 이탈리아는 피자, 일본은 초밥, 루마니아는 영화 `드라큘라` 사진을 썼고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의 분리 장벽을 화면으로 사용했다. 실수로 보이는 오타들도 다수 발견됐다. 미국의 수도를 워싱턴 D.C.가 아니라 워싱턴으로 표기했다. 미국 동부에 있는 수도 워싱턴 D.C.와 미국 서부의 워싱턴 주는 전혀 다른 곳이다. 칠레 자료화면으로는 수도인 산티아고와 혼동한 것인지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 사진이 사용됐고, 스웨덴을 소개할 때는 복지 선진국을 `복지 선지국`으로 잘못 내보냈다.

MBC는 23일 개회식 중계방송 말미에 “우크라이나, 아이티 등 국가 소개 시 부적절한 사진이 사용됐다”며 “사과드린다”는 자막을 내보냈다. 24일에도 “문제의 영상과 자막은 개회식에 국가별로 입장하는 선수단을 짧은 시간에 쉽게 소개하려는 의도로 준비했지만 당사국에 대한 배려와 고민이 크게 부족했고, 검수 과정도 부실했다”며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다.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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