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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이재명, 여야 모두 기본소득 비판하자 “코로나 장발장에겐 생명수”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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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전 감사원장 “로빈 후드처럼 국민 재산을 마구 훔쳐다가 의적 흉내” 비판

조선일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영상회의실에서 화상 정책공약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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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3일 여야에서 모두 자신의 주요 공약인 기본소득 정책에 대한 비판이 나온 것과 관련, “겨우 8만원이라고 하는 분에게는 푼돈이겠지만 송파 세 모녀나 달걀 1판 통조림 살 돈이 없어 감옥에 가야했던 ‘코로나 장발장’에게는 ‘생명수’가 된다”고 반박했다.

앞서 이 지사는 22일 “임기 내에 전 국민에게 연간 100만원, 19~29세 청년에는 추가로 100만원을 지급하겠다”며 자신의 기본소득 공약을 발표했다. 이 지사는 당초 “월 50만원이 목표”라고 했지만, 이번에 월 8만3300원으로 확 줄인 것이다.

여야 모두에서 “꿈같은 얘기”란 비판이 나왔다. 최근 국민의힘에 입당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페이스북에서 “월 8만원으로 국민의 삶이 나아질까요?”라며 “한 달 용돈 수준도 되지 않는 돈으로 국민의 삶이 나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재명 지사가 전국민 기본소득 지급을 공약하면서 재원 마련 대책으로 국토보유세 신설을 말했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한 자산 증가가 불로소득이라며 이를 환수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로빈 후드처럼 국민의 재산을 마구 훔쳐다가 의적 흉내를 내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는 것이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그 정도 금액은) 수당이라고 불러야 한다. 기본소득이라고 이름 붙인 것은 정치적 의도”라고 했다. 국민에게 환상을 심어주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대선 주자인 정세균 전 총리는 “앞뒤 안 맞는 기본소득은 최근 도덕성 논란을 덮으려는 것”이라며 “취약계층을 위해 쓰여야 할 국가예산을 부자들에게 나눠줘 양극화만 심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이 지사는 전날 밤과 이날 페이스북에 연달아 글을 올려 “비판하는 것은 자유다. 그러나 대안 없이 비난만 하는 것은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들의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닐 것”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기본소득이 노동소득이냐’고 지적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선 “국민이 낸 세금으로 국민에게 지급하는 것이니 ‘공적 이전 소득’이라고 한다”며 “설마 윤석열 후보 얘기처럼 세금 냈다가 돌려받을 거면 차라리 세금 내지 말자고 하는 얘기는 아니겠지요”라고 반문했다. 최 전 감사원장의 ‘전국민 외식수당’ 비판에 대해선 “분기별 지급을 굳이 월로 쪼개 소액이라 비난하며 국민을 선동하는 것은 구태 중에서도 구태 정치”라며 “최 전 감사원장님께는 월 8만 원이 외식비 푼돈에 불과하겠지만, 서민 4인가족에게 연 400만 원 자녀가 성인이 되는 20년간 8,000만 원은 엄청난 거금”이라고 했다.

이 지사가 발표한 기본소득 공약을 구체적으로 보면, 2023년엔 ‘청년 125만원, 전 국민 25만원’으로 시작해 임기 말까지 ‘청년 200만원, 전 국민 100만원’으로 단계적으로 늘려가겠다는 것이다. 이 지사는 “임기 개시 이듬해인 2023년부터 25만원씩 (연) 1회로 시작해, 임기 내에 최소 4회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했다. 현재 우리나라 인구는 약 5180만명으로 이들에게 연간 100만원씩 줄 경우 약 52조원이 들어간다. 여기에 20대 인구 약 700만명에게 100만원씩을 더 주면 7조원이 추가로 들어 총비용은 59조원 수준이다. 이는 올해 우리나라의 국방예산(53조원)보다 많은 돈이다. 2023년에 1단계로 전 국민에게 25만원 주고 청년에게 100만원을 추가 지급한다면 이것도 약 20조원이 든다.

이 지사는 “역대 대통령선거에서 정책논쟁이 이처럼 뜨거웠던 적이 있었나 싶다”며 “기본소득 꼭 하겠다. 이재명은 한다”고 강조했다.

[주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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