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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탠덤, 마무리 오승환, 대타 최주환…평가전으로 미리 본 ‘달의 전략’ [엠스플 집중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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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열린 김경문호 첫 평가전, 대표팀 맞춤형 모의고사 문제 준비한 상무

-다양한 유형 투수 기용, 번트 수비와 압박 수비 대처 기회까지…김경문 감독 “상무 감독, 선수들에게 감사”

-‘원태인 3이닝+최원준 3이닝’ 탠덤 기용 성공적, 조상우-오승환이 뒷문 막는다

-윤곽 드러난 주전 라인업, 경기 후반엔 최주환 대타 카드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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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는 김경문 감독(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엠스플뉴스=고척]

좋은 모의고사 교재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우선 학습 내용에 대한 이해도와 수험생의 실력을 점검할 수 있어야 한다. 실전에 반드시 나올 법한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접할 수 있어야 한다. 지나치게 어렵지도 너무 쉽지도 않은 적당한 난이도 조절도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7월 23일 김경문호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이 만난 상무야구단은 이상적인 1차 모의고사 상대였다.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이 날 평가전을 위해 경북 문경에서부터 3시간을 달려 올라온 상무는 모든 초점을 대표팀의 올림픽 준비를 돕는 데 맞추고 경기를 치렀다.

박치왕 상무 감독은 “대표팀 타자들의 실전 공백이 길어 타격감이 떨어진 상태일 것이다. 타격감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했다. 박 감독의 의도대로 대표팀은 2회까지 5점을 먼저 뽑아내며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초반부터 활발한 공격을 펼치면서 경기 감각 우려를 씻어냈고, 대표팀을 둘러싼 무거운 공기도 걷어냈다.

2회부터는 올림픽에서 실제 만날 법한 다양한 유형과 난이도의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제구는 다소 들쭉날쭉하지만 구위는 끝내주는 좌완 김기훈이 2.2이닝을 던졌고 박신지-이원준-배재환-손동현-김민 등 프로 1군급 영건 우완이 줄줄이 등장했다. 마지막에 올라온 김민의 패스트볼은 전광판에 ‘155km/h가 표시됐다.

상무는 의도적으로 대표팀을 위한 전술을 펴기도 했다. 9대 0으로 크게 뒤진 8회말엔 무사 1루에서 희생번트를 시도했다. 대표팀에겐 훈련 기간 준비한 수비 포메이션을 테스트할 기회였다. 내야 전진 수비로 대표팀 타자들을 압박하는 플레이도 나왔다. 역시 올림픽 실전에서 충분히 나올 법한 기출 문제다. 박 감독은 “대표팀에 필요할 것 같아서 점수 차에 관계없이 시도해 봤다”고 말했다.

이런 배려에 김경문 감독도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따로 질문이 나오지 않았는데도 먼저 상무 얘기를 꺼냈다. “멀리서 와서 연습경기 파트너가 돼준 상무 박치왕 감독을 비롯한 모든 선수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김 감독의 말이다.

1+1 탠덤 기용, 마무리 오승환…김경문호 마운드 운영 미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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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준과 원태인(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상무와 평가전에서 대표팀은 올림픽을 위해 준비한 마운드 운영 전략을 테스트했다. 우선 선발투수 2명이 이어 던지는 탠덤 전략이 이날 첫선을 보였다. 우완 원태인이 먼저 선발로 올라와 3이닝 1피안타 무볼넷 무실점으로 잘 던졌고, 이에 질새라 사이드암 최원준이 4회부터 6회까지 3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번 올림픽 대표팀 마운드엔 류현진-김광현-양현종급 특급 에이스가 없다. 선발자원 7명 중에 성인 대표팀을 경험한 투수는 차우찬 하나뿐이다. 올림픽이란 가장 큰 국제무대 마운드에 오르는 중압감까지 견뎌야 한다. 젊은 투수들에게 5이닝 이상 소화라는 ‘이닝 이터’ 역할을 맡기기는 어렵다는 게 대표팀 내부 진단이다.

이에 대표팀은 선발투수 한 명에게 5~6이닝을 맡기는 대신, 두 명의 선발투수가 각각 2~3이닝을 이어 던지는 투수 기용을 준비했다. 우완투수가 선발로 나서면 세컨드 탠덤은 사이드암이나 좌완이, 사이드암이 선발로 등판하면 우완 오버핸드나 좌완이 이어받는 변칙 운영도 예상된다.

이날 원태인과 최원준의 호투에 김경문 감독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투수들은 예상했던 대로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다”고 칭찬한 뒤 “길게 던진 투수들은 선발 쪽에 무게를 둔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김 감독은 “아직은 확정적이라고 하기는 뭐하다”면서도 “길게 던진 투수들은 선발로 생각하고 있다”며 힌트를 제시했다.

원태인도 “첫 경기 선발을 맡아 기분 좋게 출발하고 싶었는데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아 기쁘다”면서 미소를 보였다. 원태인은 “오늘은 불펜에서부터 긴장되고 힘이 들어가 썩 좋은 밸런스를 가져가진 못했다”면서도 “평소 큰 경기에서 그렇게 긴장하거나 한 적이 없다. 자신있게 던지면 좋은 결과가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이미지 트레이닝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나머지 두 차례 평가전에서도 비슷한 마운드 운영이 예상된다. 우완선발 2명(김민우, 박세웅)과 사이드암 1명(고영표), 좌완 1명(이의리)가 둘씩 조를 짜서 2~3이닝씩 나눠 던지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일단 24일 LG전은 사이드암 고영표가 먼저 등판한다. 예선라운드 첫 경기가 29일인 점을 감안하면 상무전과 LG전에 등판하는 선발자원 중에서 이스라엘전 선발투수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상무와 평가전을 통해 불펜 운영도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났다. 상무전에서 김경문 감독은 7회 좌완 차우찬을 마운드에 올렸다. 선발보다는 경험을 살려 불펜에서 활용하는 쪽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김 감독은 “차우찬이 베스트일 때의 컨디션은 아니지만 볼 자체는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느낀다”면서 “듬직하고 앞으로 경기에서도 잘 던져줄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믿음을 보였다.

8회 조상우-9회 오승환 순서도 실제 올림픽에서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150km/h대 강력한 구위를 자랑하는 조상우와 고우석을 마무리투수 앞 7, 8회에 활용하고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한 오승환이 마지막을 책임지는 순서가 그려진다.

주전 라인업, 경기 후반 대타 카드 윤곽 드러나…‘투지’ 강조한 김경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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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환, 허경민, 김현수. 23일 경기의 주역들(사진=KBO)



한편 야수 주전 라인업도 이날 상무전을 통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났다. 이날 대표팀은 박해민-이정후-김현수-강백호-오재일-강민호-허경민-오지환-김혜성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포수 자리(양의지)와 중견수 자리(박건우)가 경기에 따라 바뀔 가능성이 있지만 거의 베스트 9에 가까운 라인업으로 볼 수 있다.

대표팀은 상무 투수진 상대로 11안타 8볼넷을 묶어 9점을 뽑아냈다. 김현수가 멀티히트로 좋은 타격감을 발휘했고 오지환은 2루타만 3개를 때려내는 맹활약을 펼쳤다. 허경민은 멋진 3루 수비는 물론, 짧은 외야 플라이에 홈까지 들어오는 베이스러닝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김경문 감독은 “첫 경기 치고는 타자 중에 컨디션 좋은 선수가 눈에 많이 띄었다”면서 “카운트가 몰린 상황에서도 쉽게 죽지 않았다. 어려운 볼을 커트하고, 타석에서 계속 싸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베이스러닝도 오지환 등이 몇 차례 좋은 주루를 보여줘서 기뻤다”고 타자들을 칭찬했다.

성인 대표팀이 처음인 최주환도 “선수들이 다들 휴식을 취하면서 컨디션을 잘 끌어올렸다. 벤치에서 지켜봤는데 첫 평가전이지만 전체적인 타격감이 나쁘지 않은 것 같고 짜임새도 좋았던 것 같다”는 말로 대표팀 야수진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최주환은 경기 후반 교체 출전해 쐐기를 박는 3점 홈런을 날렸다. 최주환이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을 날리는 장면은 이번 올림픽에서 김경문 감독이 바라는 이상적인 시나리오 중 하나다. 김 감독은 “경기가 초반에 결정나지 않고 중반, 후반에 결정나는 경우가 많다. 그때를 위해 벤치에서 커리어 있는 선수들이 대기한다”면서 “최주환이 좋은 타격 리듬을 보여줬고 앞으로 경기에서도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며 최주환 대타 기용을 예고했다.

최주환도 대타 역할을 위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야구는 주전으로 4타석에 나가도 한 번도 못 칠 수도 있다. 타격감과 컨디션이 좋아도 마음대로 안 되는 게 야구”라며 “대타로 나갔을 때는 확률 싸움이다. 꼭 쳐야겠다는 마음보다는 투수와 싸울 때 기에서 눌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첫걸음을 떼기도 전에 코로나19 사태라는 대형 악재와 마주한 대표팀, 그래도 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최선을 다하는 것 외엔 다른 방도가 없다. 김경문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묵묵하게 말없이, 투지 있게 한 경기씩 하다 보면 지금은 우리가 잘못한 걸로 많이 혼나고 있지만 팬들도 사랑해주실 거라고 생각한다. 플레이 자체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최주환은 “태극마크를 달고 대표팀에서 뛰는 건 개인적으로 경기할 때와 긴장도에서 차이가 크다. 어떤 상황이 오든 주어진 상황에 맞는 플레이를 한다는 마음으로 임하겠다”며 “결과는 하늘에 맡기고, 중요한 순간 한 번이라도 팀 승리를 가져오는 데 보탬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고 다짐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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