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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가 띄운 클럽하우스 2030은 외면… 초대장 없애도 '썰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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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세 둔화에 가입 방식 변경…안드로이드 출시도

초대장 없앤 첫날 한국인 이용자 채팅방 ‘썰렁’

짧은 길이 SNS 익숙한 청년세대 "낯설다" 외면

트위터·카카오 이어 페이스북도 관련 서비스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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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이용자의 초대를 통한 가입 방식을 바꾼 음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클럽하우스. 클럽하우스 공식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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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클럽하우스’는 반등할 수 있을까. 초대장을 받은 아이폰 이용자만 쓸 수 있었던 클럽하우스가 문턱을 낮추고 있다. 안드로이드 버전의 애플리케이션 출시에 이어 가입 방식 또한 바꿨다. 기존 이용자로부터 반드시 초대를 받아야 했던 과거 시스템을 포기하고 누구나 가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난 22일 알파 익스플로레이션은 클럽하우스의 정식 서비스를 출시했다. 정식 버전의 가장 큰 특징은 가입 방식의 변화다. 과거에는 이미 클럽하우스를 이용 중인 유저로부터 초대장을 받은 경우에만 가입이 허락됐다. 하지만 이제는 별도 초대장 없이도 가입할 수 있다.

◆유명인 가입 잇따르던 클럽하우스, 성장세 둔화

지난해 4월 서비스를 시작한 클럽하우스는 음성 기반의 차세대 SNS다. 특정한 주제로 개설된 방에 모인 이용자들이 대화를 주고받는데, 개설자가 특정인을 지목해 발언권을 주는 식이다.

작년 말 기준으로 60만여명에 그쳤던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된 계기는 미국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참여하면서다. 머스크는 지난 2월 클럽하우스에 깜짝 등장해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현재 클럽하우스의 이용자 수는 2000만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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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한국도 마찬가지다. 정·재계 인사들이 앞다퉈 가입했다. 정치인 중에서는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후보로 나섰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금태섭 전 의원, 재계에서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대표적이다. 특히 정용진 부회장의 경우 국내에서 클럽하우스를 알리는 데 한몫했다. 정 부회장이 클럽하우스에서 비속어를 섞어 몇몇 프로야구팀들을 도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최근 클럽하우스는 부진을 겪고 있다. 모바일 앱 분석업체 ‘센서 타워’에 따르면 클럽하우스의 월간 다운로드 수는 iOS를 기준으로 지난 2월 960만회로 정점을 찍은 뒤 5월 71만9000회까지 줄어든 상황이다. 클럽하우스가 가입 방식을 바꾼 것 또한 이러한 부진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정식 서비스 출시 첫날인 이날 늦은 시각, 한국인 이용자로 이뤄진 채팅방들은 여전히 한산한 편이었다. 한국인 이용자들이 개설한 것으로 보이는 방 상당수는 참여 인원이 20~30명에 불과했다. 대규모 대화방에 수백명이 참여했던 연초와 비교하면 확연히 줄어든 숫자다. 대화방당 5000명으로 제한된 최대 참여 인원이 무색할 정도다.

◆클럽하우스 떠나는 2030세대…“말 자체가 부담”

20·30세대 중 일부는 금방 등을 돌렸다. 한때 호기심을 갖고 클럽하우스를 찾았지만 취향에 맞지 않았다. 이들에겐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등 짧은 길이의 콘텐츠가 더 익숙한 편이다. 클럽하우스를 이용하다 최근 들어 애플리케이션을 삭제했다는 이들의 말은 대체로 비슷했다.

A씨(30)는 “올해 초 클럽하우스를 시작했지만, 정작 유명세와 비교하면 별것 없었다”라며 “대단한 스펙과 인맥을 갖춘 이들이 주로 발언을 이어가다 보니 다른 SNS에 비해 오히려 일방향적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B씨(28) 역시 “유명한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는 와중에 불쑥 끼어들기가 쉽지 않았다”며 “말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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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스마트폰 ‘아이폰’에서 실행 중인 클럽하우스. 베이징=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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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SNS에 비해 시간이 지나치게 많이 소요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C씨(37)는 “한 대화방이 대개 1시간 이상 지속하는데 일상적으로 이용하기에는 시간을 너무 많이 뺏겼다”라고 밝혔다. 대화방이 개설된 뒤 중간에 들어갈 경우 맥락을 이해하기도 쉽지 않았다는 말도 덧붙었다.

◆클럽하우스 남은 이들도…트위터·카카오도 관련 서비스 출격

이탈자들이 늘어나면서 일각에서는 클럽하우스의 생존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한다. 그러나 여전히 클럽하우스에서 가능성을 보는 사람들도 있다. IT 업계 고위직 출신으로 클럽하우스에서 1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는 D씨가 대표적이다.

D씨는 “클럽하우스에 유명 인사들이 뛰어들면서, 포모(FOMO·자신만 뒤처지거나 소외될까봐 심리적으로 불안함을 느끼는 증상) 증후군에 따라 일반 이용자들도 덩달아 많이 가입했다”면서 “어느 정도의 이용자 감소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음성 SNS 플랫폼 자체에 매력을 느낀 이들은 여전히 충성스러운 이용자들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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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하우스의 매력은 무엇보다 토론과 대화 과정에서의 고밀도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게 D씨의 생각이다. 문자 기반의 기존 SNS보다 육성을 통한 클럽하우스가 훨씬 감정의 교류가 많다는 것이다. 콘텐츠를 단지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를 교환한다는 점에서도 차별화된다. D씨는 “서로 지혜를 나누고, 설득과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숙의 민주주의 또한 발전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도 덧붙였다.

누군가는 떠났고 누군가는 남았다. 다만 클럽하우스와 같은 육성 기반 플랫폼이 SNS의 한 축이 될 것이란 전망은 여전히 지배적이다. 국내외 IT 공룡들은 음성 SNS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뛰어드는 중이다. 지난 5월 트위터가 '스페이스'를 선보인 데 이어 지난달에는 카카오가 '음(mm)'을 내놓았다. 페이스북 또한 '파이어사이드'라는 이름의 소셜미디어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광표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원은 "문자, 이미지, 영상 순서로 진화한 소셜미디어는 이제 음성을 매개로 한 실시간 양방향 소통을 추구하는 쪽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될 것"이라며 "실제 대화와 가장 유사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백준무 기자 jm10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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