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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선제핵공격 한다면...SLBM으로 미군 없는 제주도 노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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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권의 군사이야기]

핵무력 고도화로 공세적 전략 전환해

도서지역 공격후 남한 인질 삼을 우려

미군 피해 없다면 美 핵보복도 불투명

北잠수함, 공해 우회 남하시 추적 난망

이지스함 있어도 요격탄 없어 못 막아

핵추진잠수함, SM-3 시급히 도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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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한미연합훈련을 겨냥해 ‘핵전쟁의 검은 구름’을 운운하며 공개적으로 핵도발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은 김정은 정권 집권 초반부터 핵 무기를 먼저 사용하지 않겠다는 이른바 ‘핵 선제불사용’을 천명해왔지만 핵무력을 대외적으로 투사할 수 있는 능력이 급격히 고도화하면서 핵 선제공격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사시 북한이 핵선제공격에 나선다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활용할 가능성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군 내부에서 근래 몇 년간 다양한 연구들이 이어지고 있어 그중 일부 연구를 인용해 북한의 선제핵도발 시나리오를 다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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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SLBM 도발 시나리오 가상해보니

202X년 9월의 어느 날 북한의 신형 3,000톤급 잠수함이 신포 일대의 잠수함기지에서 벗어난다. 매복 중이던 우리 군의 최신예 재래식 잠수함 ‘도산안창호함’이 몰래 추적했으나 적함이 공해상으로 우회해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놓치고 만다. 고속으로 장시간 순항하기 힘든 재래식 잠수함의 한계 때문이다. 미군도 로스엔젤레스급 핵추진잠수함 등을 급파하고 우리군과 함께 해상·수중 및 상공에서 탐색에 나섰으나 성과를 내지 못한다. 수중 음파탐색이 동해의 복잡한 해류 환경 등에 방해를 받아서다. 추적을 따돌리고 남하한 북 잠수함은 ‘북극성’ 계열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고각으로 발사한다. 목표는 제주해군기지였다. 인근 해역에서 우리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이 있지만 요격할 미사일이 없어 막지 못한다. 핵 무력을 과시한 북한은 한국을 핵 인질로 삼아 대미협상에서 주한미군 철수, 종전협정 등을 압박하는 강압전략에 나선다.

이는 북한이 SLBM으로 핵 선제공격을 감행하는 가상의 ‘제한전쟁’ 시나리오다. 김동은 잠수함사령부 소령의 연구 내용을 골간으로 가상해 보았다. 여기에 더해 잠수함전단 출신의 박순식 해군본부 정책실 대령, 국방부 출신 김준영 예비역 대령, 손수익 잠수함사령부 소령, 장진오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의 연구 자료와 최근의 북한 동향을 더해 서울경제신문이 시나리오를 각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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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세적 → 공세적'으로···북핵 전략 전환 조짐

북한은 최근 핵 능력을 급격히 고도화함에 따라 핵 전투 태세를 이스라엘 방식의 수세적 방어전략에서 파키스탄 방식의 공세적 강압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김 소령은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SLBM을 반격용 수단(2격)이 아닌 선제 공격(1격)의 수단으로 쓸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북한이 SLBM으로 선제공격을 가하더라도 수도권 등 내륙보다는 도서지역이나 해상을 겨냥해 발사할 것으로 분석됐다. 수도권 등 내륙을 공격하게 되면 해당 지역에 주한미군, 국내 거주 미국인 등이 피해를 입게 돼 미국이 즉각 핵 보복 및 전면전에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북한 정권은 안위를 보장받기 어렵다. 따라서 북한은 미국과의 전면전으로 확전되는 것은 피하는 ‘제한전쟁’(일종의 국지전) 수준에서 자국의 핵전쟁 수행능력을 과시한 뒤 한국을 핵인질로 삼고 대미협상에 나서는 강압전략을 펼 수 있다. 김 소령은 특히 북한이 SLBM 공격시 제주 해군기지를 공격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제주도에는 미군기지가 없어 공격당해도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전면 핵전쟁을 벌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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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에도 악영향 우려

만약 북한이 핵 선제공격을 해도 도서지역이나 해상을 표적으로 삼아 주한미군과 국내 거주 미국인의 피해가 없다면 미국이 즉각적인 대북 핵보복에 나설지 확신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오히려 과거 ‘연평도 사태’때 처럼 우리 군의 독자적 보복응징 공격마저 말릴 가능성이 있다. 자칫 전면적인 국제 핵전쟁으로 확전될 수 있어서다. 미국은 대신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진배치 등으로 확전을 억제하고, 외교적으로 북한을 제재하는 수준에서 마무리 지으려 할 수도 있다. 이는 미국의 안보공약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신뢰를 떨어뜨려 한미동맹에 균열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북한은 SLBM공격을 하고도 과거 천안함 폭침사태 때처럼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발뺌할 가능성이 크다. 공해 상으로 잠수함을 숨겨 탄도탄을 쏘면 상대국은 어느 국가의 공격인지 입증할 물증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북한은 오히려 자신들의 소행이 아닌데도 한미가 공격해온다면 자위권 차원에서 한국의 수도권과 일본 및 괌의 미군기지 등을 타격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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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 투발’ 역량 어떠하길래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북한이 핵미사일로 선제공격할 위험성은 낮게 평가됐다. 당시엔 탄도미사일 및 잠수함 기술도 유사시 한국을 방어할 미국 본토까지 직접 위협할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2010년대 중반 무렵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북한은 SLBM을 1발 탑재(북극성 3호 미사일 기준)할 수 있는 2,000톤급의 ‘신포급’ 잠수함(별칭 ‘고래급’ 잠수함)을 건조했다. 후속으로 3,000톤급 신형 잠수함도 건조 중이다. 3,000톤급 신형 잠수함은 북극성 3호를 3발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소령은 보고서에서 신포급 잠수함을 통한 SLBM 공격을 가정했으나 3,000톤급 잠수함이 완성되면 북한은 해당 잠수함을 SLBM 실전에 활용할 가능성이 더 높다.

북한은 이미 최대 사거리 약 1,300km로 추정되는 SLBM인 ‘북극성 1호’(별칭 KN-11)를 개발해 2015~2017년 수 차례 발사시험을 했다. 후속으로 ‘북극성 3호’(KN-26)도 개발해 2019년 수중발사대에서 시험발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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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잠수함 침투 저지할 수 있나

북한의 신형 잠수함과 SLBM에 대응하는 우리 군의 방어역량은 제한적이다. 우선 북한 잠수함기지를 상시 감시할 우리 군의 독자적인 정찰용 군사위성이 전무하다. 적 잠수함 기지 인근에 우리 잠수함을 매복시켰다가 은밀히 미행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 역시 한계가 있다. 박순식 대령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우리 해군 ‘장보고급 잠수함’(독일 209급 잠수함)의 잠망경 등 감시장비와 전자전 장비는 성능이 낮아 정찰·감시 작전 역량이 매우 제한적이다. 2000년대 건조한 신형 ‘손원일급 잠수함’(독일 214급 잠수함)도 감시영상정보 해상도 문제, 전자전 능력 제한 문제 등을 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신 시스템을 갖춘 3,000톤급 국내개발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이 조만간 우리 해군에 인도되면 잠수함 감시능력은 크게 보강될 수 있다. 그럼에도 적 잠수함 추적 능력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장진오 위원에 따르면 적 잠수함을 뒤따라 추적할 땐 아군잠수함이 음파탐지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그재그로 움직이기 때문에 적함보다 1.5배 이상의 속력을 내야 한다. 핵추진잠수함이 아닌 재래식 잠수함은 이처럼 고속으로 장시간 운항시 축전지가 수시간만에 방전돼 수면에서 충전(스노클)을 해야 하므로 지속적인 추적이 어렵다고 장 위원은 평가했다. 우리 해역이나 공해에서 공중·수상·수중 입체작전을 펼쳐 북한 잠수함을 찾는다고 해도 성과를 자신하기 어렵다. 한반도 주변 바다의 물리적 특성상 때문이다. 김준영 대령의 연구에 따르면 한반도 주변은 수심이 낮고, 해류·수온·염분 변화가 심하며, 동해 등에선 소용돌이 수괴가 발생해 적 잠수함의 음파탐지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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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SLBM 요격할 수단이 없다

더구나 우리 군이 보유한 탄도미사일방어망은 레이더가 대부분 북쪽을 향하고 있어 북한 잠수함이 뒤통수 치듯 남하해 SLBM을 발사하면 탐지하기 어렵다. 그나마 해군은 탄도미사일방어를 위해 이지스구축함을 도입했지만 정작 ‘SM-3’ 요격용 미사일을 탑재하고 있지 않아 SLBM을 막지 못한다.

따라서 북한 잠수함을 지속적을 탐지·추적해 유사시 격침할 수 있는 핵추진잠수함을 개발하거나 구입하고, 이지스함에 SM-3 요격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군 당국이 예산을 최우선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군사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여기에 더해 독자적인 군 정찰위성 조기 도입, 고고도 무인정찰기 및 무인잠수함 개발·확충, 해상초계기 보유량 확대, 해군 수상함 대잠체계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민병권 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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