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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잘 나가던 BBB 회사채, 잇단 미매각에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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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J네트웍스·두산인프라코어 잇단 미매각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하이일드펀드의 수요 확대로 최근 공모채 발행시장에서 각광을 받던 BBB급 회사채의 인기가 주춤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두산인프라코어와 AJ네트웍스의 회사채가 기관 수요예측에서 잇달아 미매각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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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AJ네트웍스와 두산인프라코어 회사채가 기관 수요예측에서 잇달아 미매각 사태가 발생하며 최근 공모채 발행시장에서 각광 받던 BBB 회사채의 인기가 한 풀 꺾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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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두산인프라코어가 800억원의 3년 만기 회사채 발행을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총 670억원의 주문만 들어오며 미매각 사태가 발생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회사채 미매각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신용등급은 'BBB'지만, 오는 9월 현대중공업 편입을 앞두고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등급 상향 조정 가능성도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가는 등급 상향의 '긍정적 검토', 한국신용평가는 '상향 검토'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앞서 1년 만에 공모채 시장을 다시 찾은 AJ네트웍스(BBB+)도 회사채 미매각 사태를 겪었다. AJ네트웍스는 지난해 7월에도 500억원의 공모채 발행에 나섰으나, 일부 매수주문(130억원)만이 들어오는 데 그쳤다. 3년물의 경우엔 매수주문 '0'이라는 굴욕을 경험한 바 있다.

이후 사모사채 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 왔던 AJ네트웍스는 최근 비우량회사채 시장 호황에 힘입어 공모채 발행에 큰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지난 19일 300억원 규모의 1년6개월 만기 회사채 발행을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90억원의 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최근 공모채 발행 시장에서 BBB 등급 회사채는 내놓을 때마다 '완판(완전판매)' 행렬을 이어왔다. 올해 하반기 '대어급'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하이일드펀드의 판매와 설정액이 크게 늘어나며 운용사들이 시장에서 BBB급 회사채를 대거 사들였기 때문이다.

하이일드펀드는 자산의 45% 이상을 BBB급 이하 회사채나 코넥스 상장사에 투자하면 공모주 물량의 5%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다.

6년 만에 공모채 시장에 복귀한 현대삼호중공업(BBB+)은 총 500억원 회사채 발행을 계획했지만, 오버부킹(초과수요)가 발생하며 발행 규모를 1천억원으로 두 배 늘렸다.

두산(BBB)도 지난해 두 차례 미매각 사태를 딛고 공모채 시장에서 계획했던 금액(400억원)의 두 배가 넘는 1천억원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한진칼(BBB), 한신공영(BBB+) 등도 발행금액 증액과 함께 3%대 낮은 금리로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BBB급 회사채의 잇따른 인기에 발행 규모도 크게 늘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BBB급 회사채 수요예측 규모는 지난 5월 400억원에 불과했지만, 6월 3천700억원으로 한달 사이 10배 가까이 급증했다. 7월에도 약 2천억원 규모의 BBB급 회사채 수요예측이 예정된 상황에서 두산인프라코어와 AJ네트웍스 회사채 미매각이 발생하며 발행 시장 분위기가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여름휴가, 기업실적발표,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한 금리 변동성 확대와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식을 줄 모르던 하이일드 채권 시장에도 온도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며 "비우량 등급을 보유한 기업들의 경우, 투자 시 상대적으로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고 금리 상승기를 앞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금리 매리트가 확보돼야 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 이후 확대됐던 스프레드(금리차)가 A등급 이하에서도 빠르게 축소되며 BBB 등급에서도 3% 중반에서 4% 금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경기회복과 기업실적개선으로 신용도가 개선되는 가운데, A등급 이하 하이일드 채권에 대해 업종 불문하고 인기몰이를 했던 시기를 뒤로하고, 다시 업종별 기업별 펀더멘탈과 금리 수준을 촘촘히 따져봐야 하는 시기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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