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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청해부대 감염 경로 미스터리…장병들은 "부식 포장에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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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병이 처음 감기 호소…"감염원 묻은 식자재 의심"

'무단이탈' 불가 환경…외부인 접촉시엔 방호복 필수

뉴스1

문무대왕함을 소독하고 있는 특수임무단의 모습. (국방부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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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근 기자 = 청해부대 34진(문무대왕함)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와 관련, 감염경로에 대한 의구심이 연일 커지고 있다.

청해부대 첫 의심증상을 보인 환자가 조리병이었고, 조리병들의 상태가 전반적으로 좋지않았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식자재에 감염원이 묻어 코로나19가 전파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가능성이 낮다고 봤지만, 청해부대 장병들의 증언을 통해 다시 그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24일 군 당국에 따르면 청해부대는 앞서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기항지에서 군수물자를 적재했다. 이후 이튿날 첫 감기 증상자가 발생했다.

이와 관련 해당 기항지에서 감염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어떤 방식으로 감염이 이뤄졌는지는 아직 미지수다.

청해부대 장병들은 전날 국방부공동취재단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식자재를 통해 감염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높게 내다봤다. 첫 감기 증상을 보인 환자가 조리병이었기 때문이다.

청해부대 소속 간부 A씨는 "외부인 접촉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면서 "식자재를 통한 (바이러스 유입) 가능성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부식 포장 상태가 부실했는데 그걸 통해서 들어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병사 B씨는 "부식을 담은 박스가 훼손된 게 있었다"며 "정확한 감염 경로를 알 수는 없지만, 초반에 대부분 조리병이 걸린 걸로 봤을 때 부식이 의심된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간부인 C씨도 "부식들이 포장이 깔끔하지 않고 지저분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특히 장병들은 기항지에서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켰던 만큼 현지인과의 접촉을 통한 감염이 이뤄졌을 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육상에서 보급품 접수와 방역 작업을 한 10여 명은 모두 방호복을 제대로 착용하고 있었다.

일각에서 제기된 '무단이탈'과 관련해서도 강하게 부인했다. 기항지에 정박한 상태였다 해도 누군가 몰래 바깥에 나갈 수 없는 환경이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병사 C씨는 "함내에선 바다에 빠지거나 한 명이 없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지문 인식과 함께 인원 보고를 항상 한다"며 "저녁에도 지문을 찍고 (함정에) 있는지 확인하고 항상 배에 승조원 총원이 다 있는 시스템으로 운영됐다"고 강조했다.

다른 병사 D씨도 "배를 격리시켰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함정 전체에 대한 격리가 시행됐다"며 "감염 경로가 절대 없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부분 때문에 청해부대 장병들은 증상이 나타났어도 코로나19 확진을 의심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함정이 현지 항구로 들어갈 때 도선사가 배에 올라타서 안내했던 점을 들어 도선사에 의한 감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해당 도선사 역시 탑승 당시 방호복을 착용한 상태였고, 조리병과 별도로 접촉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진 만큼 첫 감염경로로 보기엔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러한 상황 속 전문가들은 식자재에 의한 감염 발생 가능성은 낮게 바라보고 있다. 배경택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전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청해부대 감염경로와 관련 "식자재 때문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배 단장은 육류 등 식자재에 묻은 바이러스가 조리병에게 전파된 것 아니냐는 일부 보도에 대해 "이건 추정일 뿐"이라며 "코로나바이러스는 호흡기로 전파가 되기 때문에 식품에 묻어서 될 수 있긴 하지만 그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는 지난 22일 민·관·군 합동역학조사단을 꾸려 감염경로를 밝히기 위한 조사에 돌입했다. 이들은 기초자료 분석과 현장조사를 통해 감염원 및 전파경로 규명을 위한 심층 조사를 실시한다.

그러나 유력한 감염경로로 꼽히는 군수품 적재 시점이 이미 한 달 가까이 지난 데다 관련 기록이 충분치 않아 정확한 감염 경로를 밝혀내기는 힘들 거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carro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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