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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청해부대 사태·민주노총 집회 '책임·관할 공방'…사라진 '방역 컨트롤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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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질병청, 백신 국외반출 두고 책임공방

방역당국, 민주노총 원주집회 "지자체서 협의"

범정부적 방역 대응 총괄하는 중대본 '역할론'

文대통령, 25일 청와대에서 중대본 회의 주재

뉴시스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김부겸 국무총리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7.14.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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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남희 기자 =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와중 청해부대 집단감염 사태, 민주노총 원주집회 등 곳곳에서 위험 신호가 울리고 있다.

그러나 해외파병부대에 대한 백신 접종을 두고 국방부와 방역 당국이 진실공방을 벌이고 대규모 집회 차단은 지방자치단체 손에 맡겨두면서 '방역 컨트롤타워'가 실종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무총리를 수장으로 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컨트롤타워 명목으로 설치됐지만 부처간 조율, 대규모 집회 차단에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백신 국외반출 논의, 국방부-방역 당국 책임 공방

이번 주 방역 당국 정례브리핑에서는 청해부대 사태의 책임 소재를 확인하려는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국방부의 발표 내용과 방역 당국인 질병청의 답변이 어긋나는 등 혼선을 빚었다.

당초 국방부는 질병청과 협의 끝에 백신 국외반출이 어렵다고 판단해 청해부대원들을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이 불가능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자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9일 "아직 국외 반출과 관련해 세부적으로 논의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이후 국방부와 질병청은 8시간 만에 공동입장문을 내고 "국방부와 질병청은 지난 2~3월, 해외파병부대 등에 대한 예방접종과 관련 구두로 협의한 바 있다. 다만 청해부대 파병장병 예방접종을 특정해 협의한 것은 아니다"라고 입장을 정리했다.

청해부대원 접종에 관한 세부 논의가 없었을 뿐, 해외파병부대 접종 전반에 대한 논의는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다음날 브리핑에서 질병청이 다시 "백신 해외 반출과 같은 세부적 논의까지는 없었다"고 밝히면서 책임 소재를 피하는 모양새가 됐다.

22일에는 청해부대 장병들의 감염경로를 확인하기 위해 질병관리청 중앙사고수습본부와 국방부, 민간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관·군 합동역학조사단이 조사를 시작했다.

이에 23일 질병청 브리핑에서는 청해부대 확진자와 음성 판정자가 뒤섞여 2인 1실을 사용했다, 장병들이 귀국 전날 배를 소독하는 데 동원됐다는 국방부발 보도에 대한 사실 확인 요청이 쏟아졌다. 그러나 질병청은 "국방부, 합참 등 관계기관과의 조사를 통해 사실을 확인해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청해부대 사태 일주일이 넘었지만 국방부와 질병청이 제각각 브리핑을 열면서 엇박자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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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문무대왕함. 2021.07.16. (사진=국방일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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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원주서 대규모 집회…당국 "지자체 소관"

민주노총은 지난 3일 서울 도심 집회에 이어 23일 강원도 원주 국민건강보험공단 앞에서도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코로나19 4차 유행 상황에 지역주민들의 우려도 컸다.

당초 방역 당국은 '집회는 관할 지자체 소관'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지난 20일 "원주 건강보험공단 앞의 집회와 같은 개별적 사례에 대해서는 저희가 특별히 담당하지 않고, 행사 지역 관할 지자체에서 담당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노총 집회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이틀 뒤인 22일 지자체, 방대본, 중대본이 집회를 취소하기 위해 막판까지 협의하고 있다. 집회가 강행됐을 때 허용범위 내에서 진행되고 방역수칙이 지켜질 수 있도록 하는 점검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노총 측이 '정부와 취소 방안을 협의한 적 없다'고 하자 "지자체에서 집회 허가 신청측과 협의한 것에 대한 일반적인 사항을 설명드린 것"이라고 한 발 물러섰다.

기존 발표대로 지자체에 집회 대응을 맡겨둔 것인데, 범정부적인 방역 대책을 총괄하는 중대본이 적극 나서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文대통령, 내일 청와대에서 중대본 회의 주재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감염병 방역은 한 기관이 모두 총괄하기 어렵다. 청해부대 사태는 국방부와 방역 당국, 민주노총 집회는 지자체와 중앙정부 간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했음에도 컨트롤타워가 사라졌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방역 레임덕이 온 것"이라며 "부처끼리 책임을 서로 떠넘기고, 중대본이 주도한 거리두기 완화를 정은경 청장이 사과하는 이런 것이 컨트롤타워를 잃은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관련 악재가 계속되자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5일 오후 청와대에서 중대본 회의를 직접 주재한다. 문 대통령은 수도권의 4단계 조치를 연장한 데 따른 범국가적 방역 대응 태세도 점검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앞서 백신 접종 사전예약시스템의 오류 문제가 반복되자 질병청과 행안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참여하는 범정부적 대응을 주문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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