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친윤계 “쓸데없는 尹 압박 말라” VS 이준석 “너무 선을 넘어”…정면충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친윤계 중진 의원들, SNS에 잇달아 글을 올리고 이 전 대표 찾아가 항의

세계일보

발언하는 이준석 대표.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당내 친윤석열계 의원들이 23일 윤 전 검찰총장을 둘러싸고 정면충돌했다. 친윤계 중진 의원들은 이날 SNS에 잇달아 글을 올리고 이 전 대표를 찾아가 항의하는 등 사실상 집단행동에 나섰다.

5선인 정진석 의원은 SNS에서 “윤석열이 있어서 그나마 국민들이 정권교체의 희망을 갖고, 국민의힘이 그나마 미래를 꿈꾸는 정당의 몰골을 갖추게 됐다”며 4·7 보궐선거 승리 요인도 윤 전 총장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대표를 겨냥, “지지율 30%의 윤 전 총장을 그저 비빔밥의 당근으로 폄하한다”며 “당내주자에 대해서만 지지 운동할 수 있다는 등 쓸데없는 압박을 윤 전 총장에게 행사해선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의 친구인 권성동 의원도 SNS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을 위험하다고 평하는 것은 정치평론가나 여당 인사가 할 말”이라고 비판했다.

두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당대표실을 찾아 이 대표에게 직접 우려를 전달했다. 정 의원은 이 자리에서 “정권교체를 위해선 우리가 대동단결해야 하고, 윤 전 총장을 자꾸 평가 절하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친윤계 의원들이 단체로 나선 배경에는 윤 전 총장의 의중이 작용했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전날 윤 전 총장은 자신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둬 성과가 안 좋다는 취지의 이 대표 발언에 “여의도 정치가 따로 있고 국민의 정치가 따로 있나”라고 반박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에 대해 “탄핵의 강을 다시 들어가려 한다”, “지지율 추이 위험”, “정치 판단 미숙” 등 비판 발언을 잇달아 내놓자 누적된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이 대표는 SNS에서 “서울시장 선거에서 모두가 배웠어야 하는 교훈은 당이 중심을 잃고 흔들리지 않으면 어떤 선거도 이길 수 있다는 것”이라며 “흔들림 없이 가겠다”고 선언했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진 반발에 대해 “너무 선을 넘었다. 정중동 자세로 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또 “송영길 대표가 (윤 전 총장을) 계륵이라 공격해 춘천 닭갈비는 맛있을 수 있다고 하고, 김어준 방송에 나가서 윤 전 총장 장모 의혹을 디펜스(방어)해줬던 것이 누구겠나”라며 자신이 윤 전 총장을 폄하하고 있다는 시선도 일축했다.

이 대표 측 김철근 정무실장은 SNS에서 중진들에 대해 “대표를 공격할 일이 아니라 윤 전 총장을 당으로 견인하는 일을 더 열심히 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직격했다.

이 대표와 친윤계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각자의 입장을 표출하면서 양측 신경전이 갈등으로 고조될 전망이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