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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주간政談<하>] 이재명 '盧 탄핵' vs 이낙연 '형수 욕설' …제살 깎기 '치킨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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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이낙연 전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네거티브 공방이 뜨겁다. 특히 이 지사가 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 이 전 대표의 찬반 투표에 의혹을 제기하며 적통 경쟁을 벌이고 있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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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편에 이어

'대구 민란' '주 120시간' 논란 윤석열의 '내가 아냐' 해명

[더팩트ㅣ정리=이철영 기자]

◆이재명 vs 이낙연의 치킨 게임...고 노무현 전 대통령 소환

-민주당 대선주자 간 네거티브가 점입가경이야.

-두 사람의 공방은 날카롭게 날이 선 칼 같은 느낌이 들 정도야. 이 전 대표 퇴임식에서 이 지사 측과 자리를 두고 고성이 오갔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당시 '오보'라고 했지만, 그때부터 신경전이 심상치 않았던 것 같아.

-이번에는 대선 경선 TV 토론이 두 후보 간 치킨 게임의 서막이었어. 본인의 말을 빌리자면 "손발 묶인 권투"를 하던 이 지사를 이 전 대표가 기본소득 공약 번복, '윤석열 봐주기' 등으로 공격하자 이 지사도 "할 말은 하겠다"며 태세를 전환한 거야. 여기에 경기도 교통연수원 사무처장이 이 지사를 지지하는 SNS 방을 운영하며 이 전 대표를 비방한 사실이 드러나자 두 진영 간 감정의 골이 깊어졌어.

-SNS 비방 논란이 가라앉기도 전에 이번에는 이 지사의 약점 중 하나인 '형수 욕설 파일'의 출처를 놓고 언쟁을 벌이고 있지?

-이 전 대표 지지 유튜버 측을 통해 유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야말로 사생결단의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는 모습이야. 이번에 공개된 영상은 이미 논란이 돼 이 지사가 사과한 것과 다른 것이었어. 해당 음성 파일은 이틀 만에 차단됐어. 하지만 여전히 SNS를 통해 녹취록이 공유되고 있어서 이 지사 입장에서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야. 이 지사 측은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벼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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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5월 23일 문재인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서 인사말을 한 후 단상에서 내려오는 모습.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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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도 이 전 대표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을 끄집어내 공격했지?

-맞아, 공방전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문제로 옮겨갔어. 이재명 캠프 상황실장 김영진 의원이 이 전 대표를 겨냥해 "2004년 당시 노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는지 반대했는지 분명하지 않다"며 "구렁이 담 넘듯 하면 안 된다"고 거칠게 발언하면서부터야.

-이 지사 수행실장인 김남국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2004년 3월 당시 노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상정됐던 국회 본회의장 풍경을 담은 세 장의 사진도 공개했어.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한나라당에 항의하는데 이를 이 전 대표는 무심히 바라보는 모습이야. 이 지사도 직접 나서 "당시 사진들을 보니 (이 전 대표가) 표결을 강행하려고 물리적 행사까지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최근에는 반대표를 던졌다고 하니 납득이 잘 안 된다"며 "(이 전 대표가) 찬성표를 던졌을 것"이라고 강공 모드로 나갔어.

-김 의원의 이번 공격은 이 전 대표가 '차별점'으로 밀고 있는 '민주당 적통' 프레임을 깨려는 의도로 보여. 탄핵 진실 공방에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가세하는 모양새야. 그는 "당시 이낙연 후보는 다른 정당에 있었지 않나"라며 이 전 대표가 노 전 대통령 탄핵을 당론으로 찬성했던 새천년민주당에 있었다는 점을 꼬집었어.

-이런 가운데 당시 현장을 취재했던 선배 기자들의 기억력도 소환됐어. "당시 이 전 대표는 민주당 대변인이었고 정부에 대해 연일 비판 입장을 내고 있는 상황이어서 과연 반대표를 던졌겠냐는 의견이 많았다"는 지라시도 취재진 사이에서 돌고 있어. 후보들의 제살 깎아먹기에 민주당도 안 되겠다 싶었는지 난타전 차단에 나섰어. 송영길 대표는 "다시 못 볼 사람처럼 서로 공격하다간 (선거에서 패배한다)"이라며 수준 높은 경선을 요구했어. 조만간 당 선관위 차원에서 후보 간 협정을 체결해 정책 경쟁을 유도할 것으로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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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대선 후보인 최재형(왼쪽) 전 감사원장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분위기가 사뭇 달라지고 있다. 야권 지지율 선두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빠지면서 최 전 원장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하는 분위기다. /이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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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한 윤석열의 안철수 따라가기?

-윤 전 총장 지지율이 심상치 않지?

-여야를 통틀어 여권 후보인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를 제외한 다른 주자와 격차는 큰 상황이야. 하지만 지난달 2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후 떨어져도 너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와. 30%대에서 10%대까지 곤두박질쳤어.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전국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를 봐볼까. 여야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19%로 집계됐어. 이 지사는 27%, 이 전 대표는 14%로 조사됐지. 윤 전 총장은 이 지사와 이 전 대표와 가상 양자대결에서도 모두 열세였어.(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국민의힘에서도 윤 전 총장을 상당히 걱정하는 분위기가 감지되던데?

-국민의힘 내부에선 윤 전 총장이 당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기류가 있어. 이준석 대표가 최근 윤 전 총장에게 거듭 입당을 강조했던 배경이기도 해. 아무래도 공직에 몸담았던 윤 전 총장은 정치 경험이 없기에 조력이 필요하다는 얘기야. 그런데 정작 윤 전 총장은 별다른 반응이 없어. 윤 전 총장의 경쟁력을 무시할 수도 없는 현실이야. 하지만 당 차원에서 당원이 아닌 윤 전 총장을 돕는 것도 모호해. 당 내부에선 난감한 분위기가 감지돼.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위험하다"며 "안철수 대표가 과거 정치에 미숙했을 때 했던 판단과 비슷한 판단을 한다"고 지적했어. 그러면서 "여의도 정치를 거부하는 사람들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나 생각한다. 잘못된 조언을 듣고 있을 수 있어 상당히 우려스럽다"고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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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서울시간호사협회를 방문해 간호사들과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는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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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총장 반응이 궁금하네?

-윤 전 총장은 22일 이 대표의 이런 지적에 "여의도 정치가 따로 있고 국민의 정치가 따로 있나"라고 반박했어. 그는 "결국은 국민의 안전과 먹고사는 문제를 고민하는 것이 정치 아니겠나. 국민이 정치에 실망하는 부분도 있고, 저 또한 국민 한 사람으로서 '이런 거는 좀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결국 그것을 고치기 위해 이 세계에 발을 디딘 것"이라고 말했어. 윤 전 총장의 생각이 잘못됐다고 할 수는 없지만, 현재 분위기로 봤을 때 혼자서 움직이는 게 과연 득이 될지는 미지수야.

-국민의힘에서도 윤 전 총장 지지율이 현재까지는 야권 후보 중 1위니까 매력을 느낀다고 볼 수 있어. 한 야권 관계자를 만났는데 "누가 뭐래도 현재까진 윤 전 총장이 야권 1위다. 그런데 지지율이라는 것이 한순간이다. 일각에서는 안철수 대표와 손을 잡을 것 같은 분위기도 감지된다는 이야기가 여전히 나오고 있다. 윤 전 총장도 주가가 높을 때 국민의힘과 손을 잡아야지, 그렇지 않으면 손을 잡고 싶어도 잡지 못하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어.

-윤 전 총장 지지율이 빠지는 것도 결국엔 본인의 실수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은 것 같은데?

-여권은 윤 전 검찰총장의 '주 120시간 노동'과 '대구 민란' 발언에 초점을 맞추고 '남자 박근혜'라고 하는 등 총공세를 퍼붓고 있어. 사실 윤 전 총장 지지율 하락은 본인과 관련한 것들이 많아. 아내 김건희 씨 논란, 장모 최 모 씨 등등. 외부의 문제라기보다는 당사자와 가족때문이라고 할 수 있지.

-사실 윤 전 총장이 본인 발언 논란과 관련해 해명하는 내용도 좀 문제가 있는 것 같아. 캠프에서 메시지 관리가 잘 안 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대목 같아. '대구 민란'에 대해 윤 전 총장은 "2020년 코로나19 초기 상황에 지역 분들께서 그런 말씀을 많이 하셨고, 저는 그것을 들었다"라며 "그런 말이 있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서 정말 질서 있게 잘 해주셨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다. 제가 무슨 '민란'이라는 말을 만들어낸 것도 아니고. 그렇지 않습니까"라며 본인이 한 말이 아니라고 해명했어. 그런데 여권을 향해 '네 탓' 한다고 했던 것과는 좀 다른 모습이라 일부에서는 실망스럽게 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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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이미지 변신을 위해 정장과 넥타이를 풀었다. 지난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과 대화하는 최 전 원장. /이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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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최 전 원장은 일부 의원들을 예방하고 당 대변인단과 당직자와 만나는 행보로 당내 입지를 강화하고 있지?

-새내기 당원인 그가 당에 대한 애정을 보이는 듯해. 분명한 것은, 최 전 원장은 민심을 훑고 다니는 윤 전 총장과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거야. 정치 신인으로서 내실을 다지는 모습이 뚜렷한데, 낮은 인지도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어.

-그래서인지 이미지 변신을 꾀하는 것 같기도 해. 최 전 원장은 지난 21일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었는데, 파마를 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과 탁구를 하는 영상을 연달아 올렸어. 또 배경 사진으로는 직접 커피를 내리는 모습이 찍힌 사진을 걸었어. 부드럽고 친숙한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와. 그런데 실제로도 최 전 원장은 다정다감한 사람이라는 말을 들었어. 향후 대권 행보에서 어떤 인상을 줄지 관심이 쏠려.

-그렇지 않아도 최 전 원장의 모습이 바뀌어서 물어봤어. 최 전 원장 측 관계자는 "판사로 오랜 기간 있어서 이미지가 좀 딱딱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좀 부드러운 이미지를 보여주자는 판단에 변화를 준 것"이라고 했어. 22일 최 전 원장이 국민의힘 의원들을 만나러 갔을 때 복장을 보면 정장에 넥타이가 없어. 세미 정장을 입었는데 이것도 부드러운 이미지로 탈바꿈하기 위한 일환이었다고 해. 어찌 됐든 최 전 원장이 윤 전 총장의 빠진 지지율을 흡수할 수 있을지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어.

-폭염에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민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야. 여름휴가도 가지 못하는 국민들의 탈출구가 필요한 상황이야. 정치권이 국민에게 청량감을 줬으면 좋겠어.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문혜현 기자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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