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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미국이 왜 거기서 나와?…선수단 입장 끝에 나온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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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23일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도쿄 국립 경기장에서 미국 선수단이 입장하자 일어서서 손을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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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도쿄 신주쿠 국립 경기장에서 미국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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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개회식의 꽃 선수단 입장 순서에는 규칙이 있다. 고대 올림픽의 발상지이자 1896년 근대 첫 올림픽이 열린 그리스로 시작해 난민대표팀에 이어 개최국의 언어에 따라 국가명 대로 '가나다' 순으로 입장한다. 마지막은 개최국 선수들이 장식한다.

일본에서 쓰는 50음순에 따르면 '아'로 시작하는 미국은 선수단 입장 초반에 나와야 한다. 하지만 23일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는 뒤에서 세번째에 나왔다. 기수인 농구선수 수 버드와 야구선수 에디 알바레즈를 필두로 미국 선수들이 등장하자 개막식에 참석한 질 바이든 여사가 환호하는 모습도 중계 화면에 나타났다.

올해의 행진 순서는 올림픽 헌장에 명시된 퍼레이드의 전통을 깨뜨리는 것이라고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전했다. 이와 관련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차기, 차차기 개최국을 선수단 입장 순서 뒤에 배치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2028년 로스앤젤레스에서 34회 여름 올림픽을 여는 미국이 뒤에서 세번째, 2024년 파리에서 올림픽을 개최하는 프랑스가 뒤에서 두번째 자리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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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수 농구선수 수 버드와 야구선수 에디 알바레스를 시작으로 미국 선수들이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 입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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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이런 새로운 규칙을 만든 배경에는 '돈'이 있다고 보도했다. 전세계에서 개막식 시청자는 10억명으로 추산된다. 올림픽 방영권료는 매회 급등해왔다. 직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의 방영권료는 41억5700만달러(약4조 7800억원), 방송시간은 7100시간이었는데, 이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 방영권료의 두 배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10억 시청자가 지켜보는 올림픽의 꽃인 개막식. 당초 코로나19로 인해 개막식 간소화가 거론됐지만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개막식에 선수단 입장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방영권료에 상당한 비중을 지불해온 미국의 눈치를 본 것이라는 게 마이니치의 설명이다. 미국 선수단이 초반에 지나가면서 미국 시청자들의 채널이 돌아가지 않도록 후반부에 배치할 궁여책을 짜냈다는 것이다. 미국 NBC 방송은 2014년 소치 올림픽부터 2032년 대회까지 총 10개 대회 방영권료로 총 120억3000만 달러(약 14조원)를 지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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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 [도쿄=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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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일본은 이번에 또다른 규칙을 깼다고 한다. 다만 올림픽 헌장에 명시된 규칙이 아닌 자체적인 규칙이다. 앞서 일본은 올림픽을 개최할 때 알파벳 순으로 국가 입장 순서를 정했다.1964년 도쿄 여름올림픽, 1972년 삿포로 겨울 올림픽, 1998년 나가노 겨울 올림픽 모두 영어를 기반으로 했었다.

그러나 올해는 일본의 50음순에 따라 입장 순서를 정했다. 이는 일본어를 강조하기 위해 그간 자체적으로 명시해온 규칙을 깼다는 것이다. 일본은 이번 도쿄올림픽의 슬로건 중 하나로 '재건과 부흥'을 내건 바 있다.

전례 없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2020 도쿄올림픽은 1년 연기돼 이날 개막식을 치렀다. 무관중 개막식에 이어 8월 8일까지 17일간 무관중 경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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