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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퇴함명령에 울먹인 청해부대원들…"자신보다 전우를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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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부대원 인터뷰] "장병 위해 노력한 간부들에 죄송"

"과장된 표현과 기사에 속상…우리는 헌신했다"

뉴스1

해외파병 임무 수행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청해부대 장병들을 태운 버스가 20일 오후 경기 성남 서울공항을 빠져나오고 있다. 이날 버스를 탄 청해부대 장병들이 손을 흔들고 있다. 2021.7.20/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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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국방부공동취재단,김정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로 조기 귀국한 청해부대 34진 장병들은 몸보다 마음이 더 아파 보였다.

청해부대 장병들은 이달 초 확진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자신 보다 전우를 먼저 챙겼고, 한국에 도착해서도 여론의 질타 속에 자신의 건강보다는 함께 작전을 수행한 전우들을 더욱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청해부대 소속 장병 7명은 23일 국방부공동취재단과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그들은 직접 자원해 인터뷰에 나섰다.

배를 두고 귀국하는 수송기에 오를 당시 장병들은 아쉬운 마음이 가득했다. 간부 A씨는 "장병들끼리 '음성자들만 한국에 보내자, 양성자들은 면역체계가 생기니 배를 몰고 갈 수 있다'면서 울기도 했다"며 "지휘관과 부함장은 무선으로 지시했고 함장도 산소 호흡기를 착용하고 버텼다"고 소개했다.

간부 B씨는 함정 내 감기 증상자가 속출하는 상황을 회상했다. "서로가 서로를 걱정하고 있었다"며 "어느정도 증세가 호전되면 외부 갑판에서 바람을 쐤다. 통로에서 마추치면 몸은 좀 괜찮냐. 서로 말을 나눴다"고 말했다.

이어 "의무실에는 침대가 4개 밖에 없었다. 아픈 대원들은 수액을 맞았고, 열이 37~38도로 내려가면 새로 열이 많은 대원들이 들어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또 "본인 몸이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있겠나"면서 "본인 걱정은 속으로 감추고 처음 확진을 받은 6명과 증상이 심했던 인원에 대한 걱정이 매우 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리원들의 정말 몸이 않좋았다. 그럴 때는 다른 승조원들도 전투식량으로 대체했다"고 덧붙였다.

청해부대 소속 병사 C씨는 "간부님들이 우리를 위해 열심히 노력해주셨는데 힘든 파병 끝에 마무리가 안 좋아서 모든 책임을 떠안는 것 같아 너무 죄송하다"면서 "국민들이 간부들을 너무 질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병사 D씨도 "함장님이 지휘관으로서 책임을 다 하셨는데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몸이 아파도 날을 새고, 목이 갈라지고 눈이 충혈되는 함장님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언급했다.

D씨는 "모두 (상태가) 조금이라도 호전되면 맡은 임무를 수행했다. 34진 모두 자랑스럽다"며 "국민분들도 (비판보다는) 34진의 건강을 응원해줬으면 좋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병사 E씨는 "청해부대 35진이 저희가 해야 할 임무를 대신 해야 하니 미안한 마음도 크다"면서 "힘든 상황을 넘겨주고 오는 상황이라 힘을 내줬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고 자신들의 임무를 이어갈 35진 장병들을 향해 응원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청해부대 34진을 국내로 이송하기 위해 출국한 특수임무단이 21일(한국시간) 문무대왕함 출항 전 팀워크 훈련 및 장비 점검을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2021.7.2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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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인터뷰에 응한 청해부대 장병들은 언론의 과도한 질타에 편치 않은 마음을 내비쳤다. 불만을 제기한 일부 전우들의 심정을 이해한다면서도 서운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병사 F씨는 "힘든 상황에서도 한마음 한뜻으로 임무를 타지에서 수행해왔는데 과장된 표현과 기사로 노력한 명예가 실추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제일 크다"고 속마음을 드러냈다.

일부 장병에게서 '피가래'가 나왔다는 보도와 관련해 병사 C씨는 "기침을 많이 할 때 (피가) 묻어나오는 정도지 피가 쏟아져 나온 건 아닌 것으로 안다"면서 "간부님께 연락했는데 지금은 많이 호전된 상태로 들었다"고 설명했다.

간부 B씨는 군 지휘관이 청해부대 장병에게 과자 등을 선물한 사실이 논란이 되는 것에 속상해했다. 그는 "부대원들의 빠른 쾌유와 회복을 위해서 뭐라도 챙겨주고 싶은 마음으로 느꼈다"며 "그런 기사 봤을 때 솔직히 화가 났었다. 어떤 식으로 챙겨주고 해야 하는 건지, 이런 의구심도 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국가의 임무를 부여받고 저희 나름대로 헌신적으로 임무를 수행해왔다"면서도 "불가항력적으로 이런 상황이 생겼고, 이런 부분에 있어서 저희의 헌신들이 왜곡되고 부정적으로 비치는 부분 안타까움 느낀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carro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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