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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위험한 코로나 실험, 그럼에도 주목하는 이유 [권신영의 해리포터 너머의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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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신영의 해리포터 너머의 영국] "코로나 자유의 날" 선언 전과 후

7월 19일, 영국은 코로나19 제재를 해제하며 '자유의 날(freedom day)'을 선언했다. 원래는 빠른 백신 접종률에 힘입어 6월 21일로 계획된 것이었으나 전문가들의 우려로 한 달 연기된 바였다. 우려가 해소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보건부장관은 제재 완화는 "되돌릴 수 없고" 바이러스와 "함께 사는 것을 배워야 한다"며 예정대로 추진했다. 이 결정으로 마스크 착용은 의무가 아닌 권고로 하향 조정되었고, 사적 모임의 사람 수 제한과 재택근무 명령은 효력을 다했다. 또 2020년 3월 이후 금지됐던 나이트클럽 영업도 재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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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이 마스크 실내 착용 의무를 없앤 19일(현지시간) 런던 워털루역. 드문드문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이 보인다. 2021.7.20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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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을 끝낸 보건부장관이 확진자가 되고 장관과 접촉했던 보리스 존슨 총리가 자가 격리 상태가 되면서 '자유의 날' 발표는 화상으로 이루어졌다. 존슨 총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금이 (코로나19 제재 해제에 있어) 올바른 시점이다. 하지만, 조심스레 해야 한다. 바이러스가 아직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유감스러운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현 상황에서 영국의 선택이 용기 있는 결단이 될 수도 섣부른 무모함이 될 수도 있음을 알리는 부분이다. 만 18세 이상 전체 인구 중 3분의 2가 2차 접종까지 끝냈고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 수가 현저히 줄어든 것은 긍정적 신호이지만, 델타 변이 유입 후 7월 중순 하루 확진자 수가 4만 5천명 수준까지 치솟고 있는 통계 수치는 신중함을 기하라는 신호다.

'자유의 날' 선언 이후, 영국에서는 백신 여권 문제와 해외 입국자 문제가 잇따라 불거졌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에 대한 전염 대책과 국경 운영 문제는 영국뿐 아니라 다른 모든 사회가 정상 생활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문제이므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나이트클럽에 쏠린 시선

선언 이후, 영국 사회의 시선은 일제히 나이트클럽으로 향했다. 1차 록다운이 시작된 2020년 3월 이래 16개월 만에 이루어지는 제재 해제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7월 19일 0시를 기해 재개장되는 클럽에 가기 위해 마스크를 벗고 일찌감치 클럽 앞에 줄을 섰으며 비좁은 공간에서 춤추는 이들의 모습도 방송을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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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클럽서 노마스크로 춤추는 런던 젊은이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규제 조처가 모두 풀린 19일(현지시간) 새벽 영국 런던 패링던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젊은이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춤을 추고 있다. 잉글랜드 지역에서는 이날 수천 명의 젊은이가 코로나19 규제 해제를 기념해 '자유의 날' 밤샘 파티를 즐겼다. 영국 정부는 이날 0시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와 사회적 거리두기 등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모든 규제 조처를 해제했다.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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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나이트클럽은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코로나 음성 확인서나 백신 등 코로나 관련 확인 절차를 시행할 의무가 없다. 하지만, 나이트클럽의 자유로운 출입은 한시적이 될 수도 있다. 제재 해제를 선언한 바로 그 날, 영국 정부가 9월 중 나이트클럽 출입 시 백신여권 (vaccine passport) 제시를 의무화할 것이라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모든 18세 이상이 백신 2차 접종을 할 수 있는 9월 중, 나이트클럽과 많은 인원이 모이는 곳에 입장하려면 백신 접종 증명서를 제시하도록 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며 젊은 층을 향해 직접적으로 "인생의 가장 중요한 즐거움과 기회는 점점 더 백신 접종에 달려 있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백신 여권이 백신 접종 유도책으로 기능하기를 기대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백신 여권 정책은 이스라엘 등 몇몇 국가가 도입한 정책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려운 사회 영역을 일상으로 복귀시키는 방안으로 고안되었다. 일찌감치 이 제도에 관심을 기울인 영국 정부는 9월까지 미리 도입한 국가들의 통계 자료를 면밀히 분석한 후, 가을에 의회에 상정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백신 여권안 발표 직후 보수당 일부와 노동당, 자유 민주당은 각기 다른 이유로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노동당수 키어 스타머의 대변인은 "백신 여권안은 비용이 많이 들고, 위조의 가능성이 열려 있는데다 비실용적이다"라고 밝혔다.

비실용성이란, 2차 백신 접종이 바이러스를 옮기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한다는 걸 의미한다. 대표적인 경우가 보건부장관인 사지드 자비드(Sajid Javid)다. 그는 백신 접종을 끝냈지만, 17일 코로나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를 근거로 백신 여권 반대 측은 나이트클럽 입장 시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는 방안을 지지한다.

백신 여권 vs. 음성 확인서를 둘러싼 논의 외에도 정치권은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되어야 할 부분을 지적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사람들이 모이는 펍(pub)과 바(bar)에 대한 정책 부재다. 펍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영국 사회가 일상적으로 맥주를 마시며 사회적 모임을 갖거나 스포츠 경기를 즐기는 곳이므로 나이트클럽만큼 바이러스 전파 위험이 높다는 판단이다.

야간 산업계(Night-time industry)는 백신 여권이 초래할 경제적 피해를 이유로 백신 여권과 음성 확인서 둘 다 반대했다. 야간 산업 연합회(Night-time industry Association)는 사업자의 80%가 백신 여권 실시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즉흥적인 클럽 입장이 어려워지면 고객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이들은 비슷한 환경이지만 동일한 법이 적용되지 않는 펍(그리고 바)과의 경쟁에서 불리해 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난 16개월간 영업 금지로 벼랑 끝에 몰려있는 상황에서 이 조처가 실시되면 수천 명이 직장을 잃게 될 것이라고 했다.

보리스 존슨의 계획이 사실상 '백신 의무화' 조치라고 반대하는 측도 있다. 보수당 내 개인적 자유를 중시하는 자유론자들과 종교계가 이 경우다. 국교회 측은 백신 여권이 검토 단계에 있었던 4월, "강요의 비윤리적인 형태(unethical form of coercion)"라며 "감시 국가(surveillance state)"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국경 봉쇄 엇박자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의 국경 봉쇄 문제는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초부터 논쟁거리였다. 영국의 경우, 전 세계 국가를 코로나 상황에 따라 적색, 황색, 초록색으로 분류한 후 카테고리별로 해외 입국자 정책을 마련했다. 카테고리에 상관없이 모든 해외 입국자는 영국 입국 날짜 사흘 전에 이루어진 코로나 음성 확인서를 제출해야 하고 영국 정부가 연락할 수 있는 서류(locator form)를 작성해야 한다.

자가 격리는 적색과 황색국에서 입국한 이들에게 적용된다. 적색 국가에서 온 사람은 정부가 지정한 숙소에서 자가 격리를 해야 하고, 황색 국가에서 온 사람은 자가 격리 숙소를 스스로 정할 수 있다. 자가 격리 기간 동안에도 입국 2일차와 8일차에 코로나 검사를 받고 그 결과를 당국에 보고하도록 되어 있다.

7월 16일, 영국은 황색 국가에서 온 이들 중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이들에게 자가 격리를 면제해 주기로 결정했다. 한국과 미국,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에 적용되는 조처였다. 단, 입국 후 첫 10일간 받는 두 번의 코로나 검사는 자기 비용으로 받아야 한다.

하지만, 17일 영국은 여기서 프랑스를 제외시켰다. 같은 황색 국가지만 프랑스에서 오는 이들은 모두 10일 자가 격리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결정 근거는 베타 변이에 대한 우려였다. 남아프리카에서 발견된 변이로 최근 유행하는 델타 변이만큼 감염 속도가 빠르지는 않지만 백신을 무력화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프랑스령인 레위니옹(Reunion)과 마요트(Mayotte)에서 발견되는 대부분이 베타 변이다.

영국의 결정은 즉각 프랑스의 반발을 불러왔다. 프랑스는 영국이 근거로 삼은 두 지역이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옆에 있는 섬으로, 프랑스 본토에서 6천마일 떨어져 있다고 항의했다. 인도양에 있는 곳을 근거로 프랑스를 제외시킨 것은 부당한 처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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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왼쪽)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이 2020년 6월 18일 영국 런던의 홀스 가드 퍼레이드에서 곡예 비행을 관람한 후 걷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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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진자 증가로 미국과도 부딪쳤다. 영국은 미국(황색 국가)에 대한 제재를 낮추며 여행 산업 및 인적 교류를 코로나 이전으로 돌리려고 하지만, 미국은 7월 19일 영국을 여행 위험 최고 수위인 4단계로 격상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영국으로 여행해야 한다면 여행 전에 백신 접종을 끝내야 한다"고 권고했고, 국무부는 "영국 여행을 하지 마시오"라고 했다.

지난 5월부터 양국이 추진해 온 규제 완화 정책의 엇박자이자 후퇴다. 미국은 2020년 3월부터 영국 내 비미국인에 대한 미국 입국을 사실상 금지했다. 그러다 2021년 5월 영국의 백신 보급과 줄어든 확진자 수를 고려해 3단계인 "영국 여행을 재고하시오"로 낮췄다. 이어 지난 6월 G7 당시 양국 간 여행규제를 완화하기 위한 실무 접촉도 진행했다. 하지만 최근 영국 확진자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그간의 협상 결과는 무기한 보류됐다.

영국은 코로나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규제 해제를 통한 일상 복귀라는 모험을 시작했다. 성공 여부는 전적으로 바이러스 재확산 방지에 달려있다. 실패하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자유론자인 보리스 존슨도 입장을 수정, 국가가 사회 영역에 깊숙이 개입하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 그리고 이는 개인의 자유 침해 여부, 일부 산업계와 종교계의 반발, 외교적 엇박자 등의 또 다른 논쟁을 낳고 있다. 어떤 결론에 이르는지 지켜볼 일이다.

권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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