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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폭발한 이준석, 공개 경고…尹 지지율 하락에 野 소용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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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the300]당대표 책임론 띄운 정진석·권성동…이준석, '당 중심' 재확인-강력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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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46용사’ 가운데 1명인 故 정종율 해군 상사의 부인 정 모씨가 21일 암투병을 하다 별세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가 22일 오후 인천시 동구 청기와 장례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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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지지율이 흔들리자 국민의힘 내에서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입당하지 않는 윤 전 총장을 바라보는 시각 차이가 내홍으로 연결됐다. 당이 나서 윤 전 총장을 보호해야 한다고 일부 중진 등 친윤(친윤석열) 의원들이 목소리를 내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당내 주자가 중심이 돼야 한다는 자강론을 재확인하며 친윤을 향해 공개 경고했다.


정진석 "尹, 비빔밥 당근으로 폄하"…이준석 "흔들림 없이 간다"

23일 당내 최다선(5선)인 정진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정치는 예능이 아니다"라는 글을 올려 이 대표를 정면 비판했다. 정 의원은 "윤석열을 우리 당이 보호하지 않는다면 어느 누가 우리를 위해 싸워 줄 것인가"라며 "그런데 지지율 30%의 윤석열 총장을 그저 비빔밥의 당근으로 폄하한다"고 이 대표를 겨냥했다.

그러면서 "11%(당내 주자들의 여론조사 지지율 합계) 지지율 총합으로 무슨 흥행이 되겠다고 8월 경선버스를 반복해 말하는가"라며 "이준석 대표는 정권심판의 희망을 살려내기 위해 무슨 일을 했나"라고 따졌다. 정 의원은 이날 중진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중진)의원들도 이런저런 염려가 있어 대표로 글을 올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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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46용사’ 가운데 1명인 故 정종율 해군 상사의 부인 정 모씨가 21일 암투병을 하다 별세했다. 윤석열 전 총장이 22일 오후 인천시 동구 청기와 장례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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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반발이 불거진 것은 이 대표의 전날 발언이 결정적이었다. 이 대표는 전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최근 하락세인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위험하다"고 평가했다. "과거 안철수 대표가 정치에 미숙했을 때와 비슷한 판단을 한다"고도 말했다.

이 대표는 당내 반발에 즉각 반박했다. 이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모두가 배웠어야 하는 교훈은 당이 중심을 잃고 흔들리지 않으면 어떤 선거도 이길 수 있다는 것"이라며 "흔들림 없이 가겠다"고 밝혔다. 당외 주자인 윤 전 총장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거나 꽃가마를 태우지 않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특히 이 대표는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당 밖의 인사를 밀기 위해 오세훈 시장과의 개인적인 인연도 다 버리고 압박하다가 나중에는 단일 후보가 확정된 뒤에는 유세차에 올라 오려고 하셨던 분들, 이긴 선거였기 때문에 당원들과 국민들이 웃고 지나간 것이지 결코 잊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외 주자인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목소리에 공개 경고를 보낸 셈이다.


권성동, 정진석 거들고 홍준표는 반격하고…'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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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진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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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같은 당 중진이자 윤 전 총장에게 우호적인 권성동 의원도 "윤석열의 지지율을 위험하다고 평하는 것은 정치평론가나 여당의 인사가 할 말이지 제1야당의 당대표가 공개적으로 할 말은 아니다"고 이 대표 비판에 동참했다. 권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와 대선은 같지 않다. 대선은 지면 모든 것을 잃는 선거"라고도 했다.

반면 당내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이 대표에게 힘을 실었다. 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당원과 국민의 뜻으로 선출된 당 대표를 분별없이 흔드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며 "다소 미흡 하더라도 모두 한마음으로 당대표를 도와 정권 탈환에 나서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철근 국민의힘 당대표 정무실장 등 이 대표 측에서도 당 대표를 흔들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번 충돌은 유력 당내 주자가 부상하지 않는 가운데 윤 전 총장의 지지율마저 떨어지자 야권 내 부담감과 인식 차이가 커지면서 불거졌다는 분석이다. 윤 전 총장을 둘러싼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윤 전 총장이 입당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한 국민의힘의 조력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당내 주자가 있는데 당밖 주자를 돕는 것은 어떤 면에서 해당행위가 될 수도 있다. 논란의 소지를 피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을 폄훼한다고 하는데 어르고 달랜다고 당에 들어올 사람도 아니다"며 "이 대표는 나름대로 판을 읽으며 유인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민의힘을 플랫폼으로 야권 대통합을 하는 과정에서 각기 친소관계와 성향에 따라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것"이라며 "이 대표가 잘못한다고 보는 분들도 있지만 당 분란까지는 아니고 건전한 상호견제"라고 밝혔다.


자강론 재확인한 이준석…尹, 마이웨이 당분간 이어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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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낮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가 연결통로에 환영 나온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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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받는 입당 압박이 커질 것으로 본다. 이재명 경기지사 등 여권 후보에게 뒤지는 양자대결 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가 계속 나올 경우 변화를 노려 볼 수밖에 없다.

야권 관계자는 "야권 주자 중 1위인 것은 중요하지 않다. 2002년 이인제 후보가 민주당에서 압도적 1위였는데 이회창 후보에게 계속 지는 것으로 나오니 노무현 후보를 세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당내 경선 일정을 시작하면서 국민의힘 내부 주자들에게 컨벤션 효과까지 더해지면 상황이 윤 전 총장에게 더 불리해질 수도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 긴급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지난 재보선 때도 지지율 추이나 여러 사정에 따라 안철수란 당외 후보에 부화뇌동하던 분들이 있었는데 그들의 판단이 옳았다고 생각 안 한다"며 "중진 의원들께서 정중동 자세로 가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다만 윤 전 총장은 여전히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데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입당에는 선을 긋고 민심 탐방 등을 통한 독자 행보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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