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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대리의 잇(IT)트렌드] 초통령 게임 ‘마인크래프트’가 19금이 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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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전국 직장인, 그중에서도 열정 하나만으로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처리하는 대리님들을 위한 IT 상식을 전하고자 합니다. 점심시간 뜬금없는 부장님의 질문에 난감한 적 있잖아요? 그래서 저 송대리가 작게나마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부장님, 아니 더 윗분들에게 아는 ‘척’할 수 있도록 정보 포인트만 쏙쏙 정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테슬라, 클럽하우스, 삼성, 네카라쿠배 등 전 세계 IT 소식을 언제 다 보겠어요? 지금 이 순간에도 피곤한 대리님들이 작게나마 숨 한번 쉴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1. 요즘 셧다운제라는 거 때문에 시끄럽던데?

네, 요즘 셧다운제 얘기가 많이 나오죠? 셧다운제는 밤 12시부터 오전 6시까지, 그러니깐 심야에는 16세 미만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접속을 막는 제도입니다. 청소년들이 게임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걸 막으려는 목적으로 도입됐습니다. 참고로 정식 명칭은 ‘청소년인터넷게임 건전이용제도’인데 다들 셧다운제라고 부르죠.

처음 얘기가 나온 건 2004년입니다. 몇몇 시민단체가 주도해 청소년 수면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셧다운제 도입을 제안했어요. 2005년에 관련 법안이 발의까지 됐고요. 그런데 게임업계 반발도 있어서 당시에는 입법이 무산됐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끝난 게 아니라 이후에도 계속 셧다운제 입법 논의가 이어졌어요. 그 결과, 지금의 셧다운제 내용이 담긴 ‘청소년보호법 개정 법률안’이 2011년 4월 문턱을 넘으며 그해 11월 20일부터 시행이 됐습니다.

중요한 건 모든 게임에 셧다운제가 적용되는 건 아니라는 건데요. 일단 ‘인터넷 게임’, 그러니깐 인터넷에 접속해서 플레이하는 게임에만 셧다운제가 적용됩니다. 플스, 엑박 이런 거 들어보셨죠? 이렇게 TV에 연결해서 쓰는 게임기를 콘솔이라고 합니다. 이런 콘솔 게임이나 스마트폰으로 하는 모바일 게임은 셧다운제 적용이 유예가 됐습니다. 그런데 콘솔 게임이라도 인터넷에 접속해서 유료로 이용하는 게임이라면 셧다운제가 적용이 되거든요. 살짝 복잡하죠? 일단 지금은 셧다운제에 이런 복잡한 사정이 있다는 정도만 기억하고 넘어가도록 하죠.

2. 10년이나 된 제도인데 갑자기 다시 이슈가 된 이유는 뭐야?

네, 그동안 셧다운제가 기본권 침해라는 지적은 계속 있었지만 지금처럼 크게 이슈가 되진 않았었죠. 근데 다시 논란에 불이 붙는 계기가 된 게임이 있습니다. 바로 마인크래프트입니다. 보통 줄여서 ‘마크’라고 하죠?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는 대부분 아실 거예요. 초등학생들에게 인기가 워낙 많아서 ‘초통령 게임’이라고도 부를 정도니깐요. 자녀 때문이 아니더라도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최근 IT 트렌드 얘기할 때 메타버스 빼놓으면 섭섭하잖아요? 이 메타버스 얘기할 때 빠짐없이 언급되는 게임이 마인크래프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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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크래프트 (출처=마이크로소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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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모장(Mojang)이라는 작은 회사가 만든 인디 게임인데요. 워낙 인기가 있으니깐 마이크로소프트가 2014년에 회사째로 사들였습니다. 그때 인수 금액이 우리 돈으로 무려 2조 8,400억 원에 달했어요.

마인크래프트가 어떤 게임인지 쉽게 설명 드리자면 ‘디지털 레고’라고도 할 수 있을 거 같네요. 레고처럼 네모난 블록을 마음대로 쌓아서 내가 원하는 세계를 만드는 게임입니다. 내 마음대로 집도 만들고, 성도 만들고, 그 안에서 다른사람과 대화도 하는 그런 자유도 높은 게임이라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 놀이터나 바닷가 모래사장(Sandbox)에서 모래를 가지고 놀 듯이 노는 거죠. 그래서 이런 게임을 샌드박스(Sandbox) 게임이라고 합니다. 초등학생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죠.

인기가 얼마나 많은지는 판매량을 보면 알 수 있는데요. 지난해 5월 누적 판매량이 2억 장을 돌파했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게임이라는 거에요. GTA5라는 게임이 1억 4,000만 장, 테트리스가 1억 장 팔렸는데 마인크래프트는 2억 장이 팔린 겁니다. 전 세계에서 이만큼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겠죠. 한 달 활성 사용자 수도 1억 2600만 명이 넘는다고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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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크래프트로 만든 청와대 (출처=대한민국청와대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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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작년 어린이날 기억하시나요? 원래 어린이날이면 청와대에 아이들을 초대해서 구경도 시키고 하잖아요? 그런데 작년에는 코로나 때문에 방문이 어려워지니깐 청와대에서는 ‘랜선 초청’이란 걸로 대신했습니다. 이때 활용된 게 마인크래프트입니다. 마인크래프트로 청와대를 만들고 여기에 아이들을 초대한 거죠.

그런데 이런 게임이 갑자기 셧다운제 때문에 한국에서만 졸지에 19금 게임이 된 겁니다. 제 딸도 얼마 전 학교 마치고 집에 오자마자 잔뜩 성질이 나서 이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아빠! 마크 이제 못한데! 19금이라고 우리가 못한데! 말도 안되잖아!”라고요. 물론 저는 “딸! 게임 로그인은 아빠 아이디라서 괜찮아~”라고 했지만요. 뭔가 이상하잖아요?

3. 나온 지 꽤 된 게임인데, 이때까지 문제없다가 왜 갑자기 셧다운제 대상이 된 거야?

먼저 요즘 게임들이 어떤 식으로 판매가 되는지 얘기할 필요가 있을 거 같아요. 옛날에는 게임이라고 하면 CD나 게임팩을 넣어서 하는 거였잖아요? 그런데 요즘에는 대부분 CD나 팩보다는 인터넷에서 돈을 내고 다운로드받는 형태로 바뀌었어요. 판매는 유통사 자체 사이트나 게임 판매 플랫폼에서 이뤄지고요. 그러니깐 게임을 사려면 먼저 이런 사이트나 플랫폼에 계정을 만들어야 하는 거죠. 게임을 구매하면 게임 이용권은 그 계정에 귀속이 되는 거고요.

마인크래프트도 마찬가지인데요. 마인크래프트의 경우 버전이 크게 2가지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첫 번째는 마인크래프트 개발사인 모장(Mojang) 계정으로 이용하는 버전, 두 번째는 콘솔 버전처럼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라이브 계정을 이용하는 버전인데요.

이 중 지금 논란이 되는 게 첫 번째 버전입니다. ‘마인크래프트 자바 에디션’이라고 하는데요. 마인크래프트 홈페이지에서 모장(Mojang) 계정을 만든 후 게임을 구매하면 이용할 수 있어요. 게임을 할 때 로그인만 하면 되고요. 처음 로그인에만 인터넷 접속이 필요하고 그 이후에는 오프라인으로도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서 셧다운제 적용 대상인 인터넷 게임에 해당하지 않거든요.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가 이 자바 에디션에 사용하는 모장 계정을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계정에 통합하겠다고 하면서 문제가 됐습니다. 모장 계정이라는 게 보안이 허술해서 계정 도용이나 탈취가 빈번하게 일어났거든요. 불법복제에도 취약하고요.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이 문제많은 모장 계정을 엑스박스 라이브 계정으로 이전하는 방식으로 통합하기로 한 거예요. 그러니까 앞으로는 자바 에디션도 콘솔 버전처럼 엑스박스 라이브 계정을 이용하게 되는 거죠.

4. 계정 통합이랑 마크가 19금이 된 거랑 무슨 상관이 있어?

아까 콘솔 게임도 인터넷에서 유료로 이용하는 경우는 셧다운제가 적용된다고 했잖아요? 이 엑스박스 라이브라는 게 원래 콘솔 게임기인 엑스박스에서 온라인 게임을 하려면 가입해야 하는 서비스입니다. 소니도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라고 비슷한 유료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고요. 이게 가입 자체는 무료지만 인터넷에 접속해서 다른 사람과 게임을 하려면 매달 요금을 내야하거든요? 그러니깐 셧다운제 적용 대상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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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박스로 온라인 게임을 하려면 엑스박스 라이브 골드라는 유료 멤버십에 가입해야 한다 (출처=마이크로소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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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엑스박스 라이브와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는 글로벌 기업이 운영하는 글로벌 서비스입니다. 셧다운제는 한국에만 있는 특이한 제도고요. 셧다운제를 도입하려면 이용자 중 16세 미만 한국 청소년만 선별해 접속을 차단하거나, 12시부터 6시까지 전체 서버를 다 꺼버려야 하거든요. 그런데 이건 아무래도 말이 안 되잖아요?

아니면 한국 전용 서버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데, 이 기업들 입장에선 그렇게 수고를 들일 만큼 한국 시장이 그렇게 크고 매력적인 시장이 아닙니다. 이런 상황에서 셧다운제가 시행되니깐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는 차라리 한국 청소년들에게는 서비스를 안 하겠다고 해버렸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와 엑스박스 라이브에서 미성년자 가입을 막아버린 거죠.

이 미성년자는 가입조차 할 수 없는 엑스박스 라이브 계정이 앞으로는 마인크래프트를 하려면 꼭 있어야 하는 게 된 거죠. 그래서 마인크래프트가 19금 게임이 됐다고 하는 겁니다.

5. 그럼 당장 19세 미만 국내 소비자들은 마크를 못 하게 되는 건가?

마이크로소프트가 계정 통합을 발표한 게 작년 10월이었고요. 현재 한창 계정 이전이 이뤄지고 있는 단계입니다. 모장 계정 신규 가입은 지난해 12월부터 막았고요. 그래서 만약 지금 내가 마인크래프트라는 걸 해보고 싶다고 하면 엑스박스 라이브 계정을 만들어야 해요. 성인만 되는 거죠. 기존에 가입했던 사람들은 아직 유예 기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마이크로소프트가 시점을 딱 정해놓지는 않았지만, 결국에는 모장 계정은 이용할 수 없어지고 엑스박스 라이브 계정만 이용이 가능해지는 겁니다.

그러면 문제가 되는 게, 이미 돈을 내고 게임을 구매한 사람들이 갑자기 게임을 못 하게 될 수도 있는 건데요. 마이크로소프트는 미성년자의 모장 계정은 부모님 등 법정대리인 계정으로 이전하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게임 자체 등급 분류는 ‘12세 이용가’인데도요. 아이러니하죠. 이렇게 여러모로 이상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으니깐, 화살이 셧다운제로 날아가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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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마인크래프트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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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셧다운제 취지가 수면권 보장이라고 했었지? 10년이나 지났는데 효과가 있었어?

국회 4차산업특위가 2019년에 연구를 진행했었는데요. 연구에 따르면 청소년들의 수면시간이 1분 30초가 늘었다고 합니다. 1분 30초요. 과연 의미가 있을까요?

법 자체가 최근에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아까 이 법이 모바일 게임에는 적용이 안 된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정작 요즘 친구들은 대부분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해요.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를 했더니 전체 게임 이용자 중 91%가 모바일 게임 이용자라고 합니다. 결국 셧다운제가 있어도 아이들이 밤 12시 넘어서 게임 하는 걸 못 막는 거죠.

요즘은 해외 플랫폼이나 서비스에 직접 접근해서 게임을 이용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런 때에도 셧다운제 규제를 피해갈 수 있습니다. 셧다운제가 이렇게 실제 게임 이용 실태를 반영 못 하니깐 특정 시장만 규제하는 역차별 제도라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7. 얘기를 들어보니 그동안 게이머들은 셧다운제에 대한 불만이 컸겠는데?

그럼요. 원래 진작에 공론화가 됐어도 이상하지 않죠. 이게 갑자기 불거진 문제가 아니 거든요. 그런데 아무래도 게이머가 아니면 크게 관심이 있을 내용이 아니기도 하잖아요? 이번에 이렇게 공론화가 될 수 있었던 건 마인크래프트가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도 들어는 봤을 유명한 게임인 덕분도 있다고 봐요. 마인크래프트는 ‘교육용 에디션’이라는 무료 버전이 있어서 코딩 교육, 수업에 활용하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이런 게임을 갑자기 초등학생이 못하게 된다니 이상하잖아요. 셧다운제 모순이랄까, 문제점을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상황이 온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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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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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에겐 다행인 게 이번 논란이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올라가고, 여러 언론 보도로 알려지면서 셧다운제 개선이나 폐지 논의가 정치권에서도 본격화되고 있다는 건데요. 셧다운제 폐지나 개선 내용이 담긴 법안이 이달에만 무려 6건 발의됐다고 합니다.

8. 주무부처가 여성가족부잖아. 이번 논란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이야?

논란이 불거진 직후인 이달 2일에 여성가족부가 “MS사의 게임 운영 정책 변경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는데요. 마인크래프트가 갑자기 19금이 된 건 여성가족부나 셧다운제 때문이 아니라 MS가 정책을 바꾼 탓이라는 거죠. 어떻게 보면 틀린 말은 아닐 수 있지만, 반발 여론만 키웠습니다.

계속 여성가족부와 셧다운제에 관한 비판이 나오니깐 며칠 후 추가로 입장을 냈는데요. ‘여성가족부도 셧다운제 실효성 논란을 충분히 알고 있다. 이번 논란과 무관하게 2014년부터 셧다운제 개선을 계속 검토해왔다’ 이런 내용입니다. 14일에는 장관이 직접 “최근 국회에 많은 입법 발의가 있는 상태이므로, 이번 기회에 제도 개선이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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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 (출처=여성가족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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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상황을 보면 셧다운제를 완전히 폐지하는 건 힘들 것 같고, 부분 폐지로 가지 않을까 싶네요. 현재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는 게 ‘부모선택제’입니다. 두 가지 안이 있는데요. 셧다운제를 일괄 적용한 뒤 친권자 요청한 경우에만 해제하는 방안과 반대로 친권자 요청이 있을 때만 셧다운제를 적용하는 방안이 있습니다. 다음 달부터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한다고 하니, 아무쪼록 이번에는 실효성이 있는 제도 개선이 이뤄지길 기대해봅니다.

송태민 / IT전문가

스타트업부터 글로벌 대기업까지 다양한 경험을 지니고 있다. 현재 KBS 라디오 ‘최승돈의 시사본부’에서 IT따라잡기 코너를 담당하고 있으며, '애플워치', '아이패드 미니', '구글 글래스' 등의 국내 1호 구매자이기도 하다. 그는 스스로를 IT 얼리어답터이자 오타쿠라고 칭하기도. 두 딸과 ‘루루체체 TV’ 유튜브 채널, 개그맨 이문재와 ‘우정의 무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어비'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이며, IT 전문서, 취미 서적 등 30여 권을 집필했고, 음반 40여 장을 발표했다.

정리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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