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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광화문 세월호 기억공간 물품 정리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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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들 제지에 한시간여만에 철수

한겨레

23일 오후 서울시가 물품정리를 시도하는 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공간 앞에서 4·16연대 회원들과 유가족들이 대기하고 있다. 이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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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서울시가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공간’ 내부의 사진과 물품 정리작업을 시도했다가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제지로 한시간 남짓 만에 철수했다.

4·16연대와 서울시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날 오후 4시께 서울시 총무과 공무원 10여명이 광화문 기억공간에 도착해 공간 내부의 물품 정리작업을 시도했다. 이에 세월호 유가족들과 4·16연대 회원들은 정리작업을 제지했고, 시청 직원들은 오후 5시20분께 현장에서 철수했다. 서울시는 앞서 오후 3시40분께 종로5가 4·16연대 사무실을 찾아 기억공간 내부 물품 정리와 기억공간 철거 계획을 담은 공문을 4·16연대에 전달했다고 한다.

김상한 서울시 행정국장은 “유가족 분들께 물품을 정리해달라는 요청을 드렸으나 아무런 답이 없고, 기억공간의 이전 설치를 주장하시다보니 (서울시가) 전시물을 정리하려 했던 것”이라며 “유가족분들이 못하게 하시니, 물리적으로 충돌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해 철수했다”고 밝혔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하고 있는 서울시는 오는 26일 기억공간을 철거하겠다는 뜻을 지난 5일 유가족들에게 전달했다. 이에 유가족들은 기억공간을 세종로공원 등 다른 곳으로 이전설치해야 한다는 의사를 밝혔고, 지난 17일에도 오세훈 서울시장을 직접 만나 “공사에 방해되지 않도록 이전할 의사가 있으며 이를 위한 협의기구를 꾸리자”는 뜻을 전했지만, 서울시는 이날 오후 협의기구 구성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국장은 “기억공간은 2019년 6개월을 기한으로 만들어진 임시가설축조물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가 시작되면 철거할 계획이었지만 공사가 미뤄져 계속 유지돼왔던 것일 뿐”이라며 “8월 초에는 기억공간이 있는 위치에서 공사가 시작돼야 하는 상황이어서 철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의 이전설치 요구에 대해선 “(기억공간이) 서울 중심부 콘셉트와 맞지 않다. 역사적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기억의 공간을 만들면 전부 기억의 공간만 있게 될 것”이라며 “하드웨어적인 기억공간이 아니라 소프트웨어적인 방안들이 고민돼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기억공간의 물품을 정리해 서울기록원에 보관해뒀다가 경기 안산에 설치될 ‘4·16 생명안전공원’으로 이전할 방침을 밝혔다. 4·16생명안전공원은 지난 1일 설계공모 당선작이 발표됐다.

유가족들은 기억공간에서 농성을 벌일 예정이다. 김종기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가족들은 이 광장이 가족만의 광장이 아니라 시민의 공간이 됐다고 생각했고, 1년 전부터 이 공간을 어떻게 할 것인지 대안을 만들어달라고 서울시에 요구해왔다”며 “하지만 서울시는 아무런 대안 없이 철거만 있다고 통보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가 대안을 만들 때까지 노숙농성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태우 이승욱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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