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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방심위, 야당 위원 2명 빠진 채 6개월만에 '반쪽' 출범…野, 반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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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추천인사 2명 없이 정상 심의활동…"위촉 위원들에 설명 진행"

과방위 국민의힘 의원들 성명 "정연주 위촉 즉각 철회하라" 반발

뉴스1

방송통신심의위원회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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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정양 기자,이창규 기자 = 위원 구성을 둘러싼 여야간 이견으로 6개월째 출범조차 못했던 5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청와대의 위원 위촉 강행으로 야당 추천 인사 2명이 빠진 채 '반쪽짜리'로 출범했다. 지난 1월 29일 4기 방심위가 종료된 이후 176일만으로 그동안 쌓인 심의건수만 방송건 9000건, 통신건 19만건, 디지털 성범죄건 1만건 등에 달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23일 제 5기 방심위 위원으로 정연주 전 KBS 사장을 비롯해 김유진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이사, 옥시찬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윤성옥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이광복 전 연합뉴스 논설주간, 정민영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 황성욱 법부법인 변호사 등 7인이 위촉됐다고 밝혔다. 임기는 오는 2024년 7월 22일까지다.

청와대는 다만 야당에 대한 예우를 내세우며 위원장은 호선하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야당에 대한 예우를 지키기 위해 위원장 호선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원장은 위원들의 호선을 통해 선출하지만 사실상 대통령이 내정된 인사가 선출된다. 4기 방심위원들의 임기가 종료된 1월 당시부터 '내정설'이 흘러나온 정연주 전 사장이 위원장직을 맡는 게 유력한 상황이다.

임기가 3년인 방심위원은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18조에 따라 대통령, 국회의장,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정보위원회에서 각 3인을 추천한다. 국회의장 몫의 경우 국회의장 1명, 여야 원내대표가 각각 1명씩 추천한다. 과방위에선 여당 몫 1명, 야당 몫 2명을 추천한다.

청와대는 정연주 전 사장과 옥시찬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김유진 전 민언련 이사를 방심위원으로 추천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광복 전 연합뉴스 논설주간과 정민영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 황성욱 법무법인 변호사(야당몫)를 추천했다. 국회 과방위는 여당 몫으로 윤성옥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를 추천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최근 국회의장 몫으로 황 변호사를 추천했으나 '정연주 방심위원장 내정설'을 이유로 국회 과방위 몫 인사 2명은 추천하지 않아 방심위 출범이 표류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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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래 더불어민주당 간사(왼쪽)와 박성중 국민의힘 간사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1.2.1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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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이 위원 2명이 추천하지 않아도 방심위는 정상적인 심의 활동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18조2항은 심의위원회는 9인으로 구성하고 이 경우 심의위원장은 1인, 부위원장 1인을 포함한 3인의 위원을 상임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방심위 관계자는 "위원들간 논의나 여야간 조율이 있을 경우 정상적인 심의활동이 가능할 수 있다"며 "어떤 것도 정해진 게 없기 때문에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경중 방심위 사무총장은 "이번에 위촉된 위원들에게 위원회 소관 직무와 주요 현안 등 기본적인 사항에 대한 설명을 먼저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청와대는 법률검토를 통해 9명의 위원 중 6명의 여권 추천 인사만으로도 방심위 출범은 물론 방심위원들의 호선을 통해 선출되는 방심위원장 선출도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과방위 여당 간사인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국민의힘 과방위의 영문도 모를 노쇼에 정원 9명을 다 채우지 못하고 5기 방심위를 출범하게 된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며 "국민의힘은 그동안 대통령과 여당 추천 인사를 먼저 공개해야 야당 몫을 추천하겠다고 생떼를 부리며 방심위 출범을 지연시켜 왔다. 하지만 대통령과 여당이 추천하자 이제는 어떠한 이유나 설명도 없이 추천 절차를 거부하고 있다. 무책임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야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과방위 야당 간사인 박성중 국민의 힘 의원을 비롯한 과방위원 7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문재인 대통령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에 정연주 전 KBS사장 추천을 강행했다"며 "공정과 중립을 지켜야 할 방송심의기관의 책임자에 과거 공영방송의 편파보도로 문제를 일으켰던 인물을 밀어붙였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연주 전 KBS 사장을 앞세운 방심위가 앞으로 맡을 역할은 안봐도 뻔하다"며 "방심위를 청와대 2중대로 만들고, 친여 방송을 동원하고, 언론과 방송을 장악해 선거에 이용하는 것이 정연주 밀어붙이기에 나선 청와대와 민주당의 계획이다. 청와대가 내놓은 정연주 카드는 누가봐도 선거용으로 방심위원장에 여당 선거운동원을 앉히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정연주 전 KBS 사장의 방심위원 추천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며 "언론 장악 음모를 중단하고, 친여·편파 언론을 조장하지 말라. '선거용' 방심위 만들기를 즉각 중단하라"고 덧붙였다.
pj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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