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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뷔페 과일 맨손으로 들었다놨다…'12명 감염' 日선수촌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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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도쿄올림픽이 오늘(23일) 막을 올리지만 '안전·안심'한 대회에 대한 의구심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특히 많은 선수와 관계자가 모인 선수촌 내에서 코로나19(COVID-19) 확진 사례가 끊이지 않으면서 선수촌이 감염의 온상이 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커진다. 선수촌에 머무르는 이들은 방역 조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면서 집단감염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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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선수촌 주거용 건물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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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측은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안전한 올림픽을 자신하며 개최를 강행했으나 개막하기 전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조직위는 이달 1일부터 올림픽 관련 확진자를 집계해 발표했는데, 22일까지 발생한 확진자는 106명에 달한다. 지방자치단체가 사전 훈련캠프지 등에서 파악한 확진자 4명을 포함하면 총 110명이다.

선수촌 방역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전날 선수촌에서 선수 1명과 관계자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로써 선수촌 발생 확진자는 모두 12명이 됐다. 코로나19로 확진으로 인해 꿈에 그리던 올림픽 무대를 밟지도 못하고 기권한 선수도 지금까지 4명이나 나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선수촌 투숙객과 근로자들 사이에서 불안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선수촌 내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50대 여성 A씨는 "언제 집단감염이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집단감염이 특히 우려되는 장소는 선수촌 중앙에 위치한 식당 건물이다. 이 건물은 2층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총 3000석의 좌석이 마련돼있다. 가장 혼잡한 시간대는 아침 식사 시간으로 좌석 70~80%가 채워질 정도로 인구밀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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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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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몰리는 것도 걱정되는 부분이지만 더 큰 문제는 방역 수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식당에 들어가기 전 감염 예방을 위해 일회용 장갑을 배부하는데, 선수와 관계자 등 상당수가 "필요 없다"며 받지 않는다. 손 소독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요리는 각 층의 중앙에서 뷔페 방식으로 제공한다. 원하는 요리를 찾아 직원에게 요청해 받으면 된다. 하지만 과일은 먹는 사람이 직접 가져와야 한다. 식사를 마치고 과일을 가지러 갈 때 장갑을 착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한다. A씨는 맨손으로 과일을 집었다가 다시 갖다 놓는 장면도 목격했다고 설명했다.

마스크 착용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식전에는 마스크를 쓰고 있던 사람들도 식후에는 마스크 없이 대화를 나눈다. 좌석 사이 설치된 가림막을 넘어 옆 사람과 이야기하기도 한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직원들에게 "화장실은 어디 있냐" "음식을 방에 가져가도 되냐" 등을 묻는 이들도 있다. 야간 근무를 할 때 선수촌 숙소 내에서 여럿이 모여 술을 먹는 듯한 소음을 들은 적도 있다고 A씨는 전했다.

소독과 마스크 착용을 일상화한 선수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한 일본 대표팀 선수는 아사히에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게 되므로 식사 시간 외에는 밖에 나가지 않는다. 방에 틀어박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선수는 "식당이 뷔페식이라 언제 가도 사람이 많아 감염 확산을 막을 방법이 없어 보인다"고 토로했다.

한편 일본에서는 개최지인 도쿄도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제5파(5차 유행) 양상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개막식을 하루 앞둔 지난 22일 일본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397명 발생했다. 일본에서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5000명을 넘어선 건 제4파를 겪던 지난 5월 20일(5712명) 이후 두 달여 만이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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