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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재명측 “이낙연, 盧탄핵 구렁이 담넘듯” 이낙연측 “이재명, 文과 야멸찬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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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공방, 논쟁 넘어 감정싸움 격화

“시기가 문제였을 뿐 물과 기름처럼 다른 두 사람의 충돌은 이미 예상됐던 일이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21일 최근 치열해진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간의 격돌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두 후보 간 난타전은 단순히 지지율 선두 다툼이 아니라 두 후보의 완전히 상반된 배경이 원인이라는 것.

경북 안동 출신인 이 지사와 전남 영광이 고향인 이 전 대표는 정치 인생도 달랐다. 이 지사는 2006년 성남시장 선거, 2008년 국회의원 선거에 뛰어들었지만 연이어 고배를 들었고, 2010년 비로소 성남시장에 당선됐다. 반면 이 전 대표는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5선 의원 출신으로 전남도지사, 국무총리 등을 지냈고 당에서도 대변인을 시작으로 사무총장, 대표를 모두 거쳤다.

당내 지지 기반도 다르다. 한 여당 의원은 “‘이재명계’는 여러 진영과 계파가 모인 ‘다국적군’의 성격이 강하다면 ‘이낙연계’는 이 전 대표와 오랜 인연이 있는 인사들이 주축”이라고 했다. 2017년 대선에서 사실상 정성호, 김병욱 의원이 전부였던 이 지사 캠프는 이제 ‘박원순계’인 박홍근 의원, 이해찬 전 대표와 가까운 조정식 의원,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민형배 의원 등이 합류한 매머드 캠프로 거듭났다. 이에 맞서 이 전 대표 캠프는 ‘동교동계’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온 설훈 의원을 좌장으로 기자 출신 박광온 의원과 총리 및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으로 호흡을 맞췄던 윤영찬 의원, 지난해 전당대회부터 도왔던 오영훈 의원 등이 주축으로 활동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주자 6명 중 가장 이질적인 양측의 격돌이 이젠 논쟁을 넘어 감정 대립의 수준까지 접어들었다”고 했다.

실제로 양측의 난타전은 이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관련 사안까지 번졌다. ‘이재명계’의 핵심인 김영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를 향해 “(국회 탄핵 표결 시) 찬성했는지, 반대했는지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조준했다. 이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경우 탄핵 참석 이후 석고대죄하고 복권돼 당 대표로 와서 문재인 대통령을 당선시켰다”며 “최고 공직에 오르려면 구렁이 담 넘어가듯 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당시 열린우리당이 아닌 민주당 소속이었던 이 전 대표가 탄핵안 표결에 참여했던 점을 노린 공세다. 2004년 3월 12일 무기명으로 진행된 탄핵안 표결에서 195명 중 2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는 이날 KBS에 출연해 당시 탄핵 표결과 관련해 “반대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 캠프 수석대변인을 맡고 있는 오 의원은 “(표결) 당시 광주전남 지역 기자들을 만나 ‘우리가 뽑은 대통령을 우리가 탄핵할 수 없다’는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고 반박했다. 캠프 상황본부장을 맡고 있는 최인호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자 야멸차게 차별화하려고 한 것은 이재명 후보”라며 “이낙연 후보는 자신의 지지율이 떨어졌을 때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하자는 주변의 권유에 ‘대통령 안 하면 안 했지 차별화하지는 않겠다’고 했다”고 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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