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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산불도 뉴노멀? 서울면적 32배 태운 캐나다·미국·러시아 산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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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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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리건주 페이즐리의에서 20일(현지시간) 대형 산불이 나고 있다. 페이즐리|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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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곳곳이 산불로 폐허가 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러시아 북극권의 시베리아에 40℃가 넘는 더위와 함께 덮친 산불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서울의 32배가 넘는 면적이 불탔고, 주민 수만명은 심각한 대기오염에 시달리고 있다. CNN은 “기후변화가 전례 없이 파괴적인 산불을 뉴노멀로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20일(현지시간)부터 2주간 주 전체에 산불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주 당국은 300곳에 산불이 번졌다면서 인근 건물 1만6000곳에 대피 경보를 발령했다. 마이크 판워스 주공공안전부 장관은 “소방관과 공무원 3200명을 투입해 산불을 진압하고 있지만 우리는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지난달 29일 49.5℃라는 사상 최대 폭염을 기록했다. 그 이틀 후인 지난 1일부터 20일째 산불이 꺼지지 않고 있다. 이 주에서만 1145건의 산불로 30만㏊가 탔다. 서울 면적(6만㏊)의 5배가 사라졌다.

미국 오리건주에서도 지난 6일부터 발생한 산불로 서울 면적의 2.5배인 15만7000㏊가 불탔다. 인근 건물 170채가 파괴됐고, 주민 2000명은 긴급 대피했다. 불이 번지는 속도는 진압 속도를 능가한다. CNN은 산불이 시간당 445㏊를 태우고 있는데, 이는 단 45분만에 뉴욕 센트럴파크 전체를 태울 수 있는 속도라고 했다.

미국에서는 오리건주 말고도 12개 주에서 82건의 산불이 일어났다. 미국 국립기상청 기상예보센터는 서부 주민 350만명에게 화재가 일어날 만한 위험한 기상 조건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적색경보를 내렸다. 케이트 브라운 오리건 주지사는 “몇 주 전 열돔 현상에 이어 이번엔 전례 없는 산불을 겪고 있다”면서 “기후변화가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 북극권에 있는 시베리아에서도 계속된 산불로 서울 면적의 25배에 달하는 150만㏊가 탔다. 시베리아는 지난달 이상 고온으로 땅이 메말랐다. 러시아 극동 사하공화국의 베르호얀스크는 지난달 20일 기온이 48℃까지 올랐다. 지난해 6월 38℃였던 최고 기온 기록이 불과 1년 만에 깨졌다. 이 지역은 겨울철 기온이 영하 50℃로 떨어지는 극지방이다.

사하공화국에는 한 달째 산불이 이어지고 있다. 겨울 기온이 영하 60℃대인 사하공화국 오이먀콘스키에 사는 바바라(63)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한 달 동안 연기가 자욱해 아무것도 안 보인다”면서 “구급대원과 마을 사람들이 달려 들었지만 끌 수도 막을 수도 없다. 모두 불타고 있다”고 말했다. 사하공화국의 야쿠츠크에 사는 니콜라이 베르호보프는 가디언에 “연기가 너무 자욱해서 숨쉬기 힘들고 눈물이 계속 난다”고 말했다.

산불은 수천㎞ 밖 도심 주민들의 호흡기 건강도 위협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미국 서부와 캐나다에서 발생한 산불에서 나온 연기와 그을음이 대륙횡단 기류를 타고 이동해 미국 동부 뉴욕시에 대기오염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뉴욕시의 이날 미세먼지 대기질지수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노출 권장치보다 9배 높은 170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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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부 뉴욕 맨해튼의 하늘이 20일(현지시간) 뿌옇게 변해 있다. 미국 서부에서 발생한 산불의 연기와 재가 수천㎞를 날아 와 맨해튼의 하늘을 뿌옇게 뒤덮었다. 맨해튼|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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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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