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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日외교관 막말 파문, 文 도쿄올림픽 참석 물건너가나…靑 "19일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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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역 인근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를 방문해 의료진을 격려했다. 사진은 문 대통령이 의료진에게 폭염에 따른 어려움을 들은 뒤 직접 `목 선풍기`를 착용해보는 모습. [사진 제공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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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정상회담 성과를 요구하는 정부의 요청에 일본이 여전히 답을 내놓지 않으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도쿄올림픽 참석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의 첫 정상회담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양국이 과거사, 일본 수출규제,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 등을 두고 접점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의 문 대통령 비하 발언까지 터져나오면서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되는 상황이다.

18일 청와대 관계자는 "정상회담의 성과가 있어야 참석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회담 성과에 대한 일본의 성의 있고 전향적인 답변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오는 23일 개막식까지 남은 기간과 일본이 해외 입국자에게 자가격리 3일을 적용하는 것을 감안하면 문 대통령의 출국 마지노선은 20일이다. 19일 문 대통령이 김부겸 국무총리와 주례회동, 청와대 참모들과의 수석보좌관회의를 가지는 만큼 이르면 이 자리에서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이 최종 불참 결정을 내리면 김 총리가 참석할 가능성도 있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도쿄올림픽에 참석하기로 했다.

당초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방일 조건으로 내건 3대 의제 중 적어도 수출규제 등에 있어서 일본의 진전된 입장을 기대해 왔다. 일본 내에서도 사실상 '무용론' 논란에 휩싸인 일본의 수출규제를 폐지하는 대신 한국도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거둬들이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원상 복구하는 식으로 접점을 찾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돼 왔다. 강제 징용, 위안부 등과 같은 과거사 문제에 대해선 양국이 당장 해법을 찾기 어려운 만큼 원론적 수준에서라도 논의를 재개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소한 우리 국민에게 성과라고 설명할 수 있을 만한 결과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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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정상회담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갈수록 낮아지는 상황에서 여론마저 방일에 부정적으로 기울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16일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는 국내 언론인과 면담에서 문 대통령의 한일 관계 개선 노력을 폄훼하면서 부적절한 성적 표현까지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끼얹었다.

주한 일본대사관은 민감한 시기인 만큼 17일 새벽 아이보시 고이치 대사 명의로 된 입장문을 배포하고 공사의 실언이 "매우 유감"이며 "엄중 주의를 줬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주말임에도 이날 오전 일본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초치했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아이보시 대사를 만나 "우리 정상의 한일 관계 발전을 위한 노력을 크게 폄훼하는 비외교적이고 무례한 발언을 한 데 대해 엄중히 항의했다"며 일본 정부에 재발 방지 조치를 요구했다. 아이보시 대사는 "한국 정부의 요구 내용을 즉시 본국에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외교부는 이례적으로 초치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리고 사진까지 배포해 사안의 심각성을 보여줬다.

정치권에서도 일제히 일본을 비난하고 나섰다.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눈과 귀를 의심케 할 정도로 충격적이고 몰상식한 일"이라며 "일본 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사과와 재발 방지책을 내놓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본통'으로 불리는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외교관이 주재국 대통령에 대해 한 말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 일본 외교의 수치"라며 "어물쩍 넘어갈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야권 대선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정부는 주권과 존엄을 지키는 데 걸맞은 조치를 즉시 취하라"고 촉구했다.

이처럼 문 대통령의 도쿄올림픽 참석과 한일정상회담 개최가 어려워지는 분위기지만 청와대는 여전히 막판 합의에 기대를 걸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회담 성과에 대해 양국 간에 실무적으로 계속 조율하고 있다"며 "마지막까지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예경 기자 /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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