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다시 전시된 소녀상 [사진 = 연합뉴스]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 등이 전시되는 '표현의 부자유전(不自由展)' 전시 시설에 독가스로 보이도록 꾸민 우편물이 배달돼 논란이 일고 있다.
교도통신은 이달 16~18일 해당 전시가 열리는 오사카부립 노동센터(엘 오사카)에 지난 14일 '사린(독가스의 일종)'이라고 쓰인 문서와 액체가 든 봉투가 배달됐다고 15일 보도했다. 함께 배달된 문서에는 표현의 부자유전·간사이 전시를 반대하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엘 오사카 측은 봉투를 확인한 후 직원 약 10명을 20분 동안 대피시키고 현지 경찰에 신고했다. 다행히 봉투에 든 액체는 위험 물질이 아닌 물일 가능성이 크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앞서 지난 13일에도 엘 오사카에는 표현의 부자유전 간사이를 "개최하면 실력 저지에 나서겠다"는 내용의 협박문이 배달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엘 오사카 관계자에 따르면, 협박문에는 "예상하지 못한 사태를 경고한다. 전시 시설의 파괴, 인적 공격을 포함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현지 경찰과 엘 오사카 측은 이 협박문은 소녀상 등 전시에 불만을 품은 극우세력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시설 관리자 측은 표현의 부자유전·간사이 개최 관련 극우세력의 항의가 쇄도하자 시설 이용 승인을 취소했고,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표현의 부자유전·간사이 실행위원회(이하 실행위)는 이에 맞서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오사카 지방법원은 전시장 사용을 허가해야 한다는 주최 측의 손을 들어줬다. 시설 관리자 측도 고등법원에 즉시 항고했다.
우익 성향의 일본유신회 소속인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부 지사는 문제의 우편물이 이번 전시를 응원한다는 사람이 보낸 것이라고 황당한 주장을 폈다. 전시회에 찬성하는 사람이 즉시 항고를 취하하라고 요구하며 '사린'이라고 쓰인 문서와 액체를 보냈다는 것이다.
오사카 고등법원은 이날 지방법원과 마찬가지로 전시장 사용을 허가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실행위도 전시회를 예정대로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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