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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한겨울보다 추운 한여름"…저녁장사 사라진 식당 자영업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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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되기 하루 전인 11일 서울 명동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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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부터 수도권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된다.

오후 6시 이후엔 2명까지만 모일 수 있게되면서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골목상권에선 자영업자들의 깊은 한숨이 쏟아져 나온다.

식당, 술집은 말할 것도 없이 노래방, 카페 등에서도 오후 6시 이후로는 2명까지만 모임이 가능해지면서 업주들은 "사실상 문을 닫으란 얘기로 들린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서울 서초구에서 스터디 카페를 운영하는 연모씨는 "지금은 4명이 한 방을 함께 쓰고 있지만 내일부터 오후 6시 이후 사적 모임 가능 인원이 2명으로 제한되면서 당분간 저녁 시간대 이런 모습을 보기 힘들어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인으로 바뀌면 저희가 운영이 너무 어렵고, 비용 문제 때문에 칸막이 설치를 못 하고 있어서 그런 부분을 지원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일반 카페도 사정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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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되기 하루 전인 11일 서울 명동의 한 식당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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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역 근처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서모씨는 "사적모임 4명까지 제한된 이후 매출이 반토막이 났다. 4단계로 격상되면 어느 정도일지까지 가늠이 어려울 정도"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2주만 더하면 된다'는 식으로 쉽게 말하지만, 자영업자들은 정부의 한 마디에 죽고산다"며 "한번이라도 우리를 생각했다면 이 같은 조치를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예상대로 식당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서울 중구에서 삼겹살집을 운영하는 이 모씨는 "그냥 장사를 하지 말라는 뜻으로 들린다"며 "안 그래도 단체 손님이 줄어들었는데, 이제 2명밖에 안 되면 더 이상 못버틸 거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점심은 크게 마진이 남지 않아 메인 장사인 저녁으로 버티고 있는데, 인원이 2명으로 제한되면 저녁 손님은 이전보다 눈에 띄게 줄어들 것"이라며 걱정했다.

서울 강남구에서 생선구이집을 운영하는 구모씨는 "최근 들어서야 매출이 좀 회복되나 싶었는데"라며 " 5인 이상 금지가 어느 정도 익숙해지려 하니깐 또 이렇게 됐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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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수도권에 대해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된 가운데 9일 서울 홍대 거리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무증상·경증이 많은 젊은층 확진자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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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은 오후 6시를 전후로 인원수를 제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중구에서 순댓국밥집을 운영하는 박모씨는 "지금도 밤 10시가 돼 손님들을 내보낼 때 종종 실랑이가 있었다. 금방 나겠다며 죽치고 있는 손님들 때문에 눈치가 보인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오후 6시부터 3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면 그전에 와 있던 손님들도 도중에 내보내야 하는 건지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의 설명에 따르면 오후 6시 이전에 입장해 식사하던 손님들도 2명 이하 기준을 따라야 한다. 한 자영업자는 "4명이 와서 밥 먹다가 오후 6시가 되면 2명은 나가라고 해야하는 것"이냐며 난감했다.

노래연습장도 마찬가지다. 거리두기 4단계에서 노래연습장은 오후 10시까지 운영이 가능하지만 오후 6시 이후에는 2명까지만 모임이 가능하다. 보통 2차 장소로 다수 인원이 모여 이용하는 업종 특성 만큼 4단계가 되면 손님이 완전히 끊길 것이라며 노래방 종사자들은 우려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오히려 문을 닫는 것이 나을 것이란 불만도 나온다. 코로나 확산 후 매출 급감으로 고전해온 목욕탕 역시 비슷하다. 목욕탕은 특성상 마스크를 하기 힘들어 코로나 이후 매출이 급감했다. 여기에 전통적인 비수기인 여름이란 점까지 겹치면서 이중고를 겪을 수 밖에 없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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