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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北 인권특사 즉시 임명돼야…대북정책은 한ㆍ미ㆍ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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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 베라ㆍ영 김 美 하원의원 간담회

영 김 "北, 진정성 보일 작은 조치 해야"

베라 "北 요구시 백신 지원할 수 있어"

한국을 방문 중인 미 연방하원 의원들이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 인권 특사 임명을 비롯해 북한 인권 문제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또한 대북 정책 추진을 위한 한ㆍ미ㆍ일 3각 협력이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중앙일보

'미 의회 한국연구모임(CSGK)' 영 김 하원의원(왼쪽)과 아미 베라 하원의원(오른쪽)이 7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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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내 아태소위원장인 아미 베라 민주당 의원과 영 김 공화당 의원은 7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대북 정책과 한ㆍ미 간 현안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두 의원은 미 의회 한국연구모임(CSGK)의 공동의장이다. CSGK 소속 의원 8명은 5박 6일(6~11일) 간의 방한 기간 중 외교부, 국방부 등 정부 부처와 국회, 기업 관계자들과 만난다.

김 의원은 이날 "바이든 행정부가 2017년부터 비어 있는 북한 인권특사를 지체 없이 임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살펴보겠다고 내게 개인적으로 긍정적인 답을 줬는데도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나 진전이 없는 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바이든 행정부가 인권 문제에 적극적인 만큼 조만간 전임으로 특사 자리를 채우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북한 인권특사는 2004년 북한인권법에 따라 신설됐지만, 트럼프 행정부 들어 비워뒀다.

중앙일보

'미 의회 한국연구모임(CSGK)' 영 김 하원의원(왼쪽)과 아미 베라 하원의원(오른쪽)이 7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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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에 발의돼 있는 북ㆍ미 이산가족 상봉 법안과 관련해선 "이번 회기 안에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며 "지금까지 상봉에 참여하지 못한 한국계 미국인이 약 10만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한국계 미국인인 김 의원은 한국어로 북ㆍ미 이산가족 상봉에 대해 "어른들의 죽기 전의 소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북ㆍ미 이산가족 상봉 법안은 지난 2019년 발의됐지만 지난해 결국 상원을 통과하지 못한 상태에서 의회 임기가 만료돼 자동 폐기됐다. 앞서 블링컨 장관은 지난달 7일(현지시간) 청문회에서 북ㆍ미 이산가족 문제에 대해 "가슴 찢어지는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의사 출신으로 지난 2013년 미 하원에 입성한 베라 의원은 코로나19와 관련한 북한 내부 사정에 대해 "정확하게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좋지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국경을 봉쇄했기 때문에 식량 불안정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백신 인도적 지원을 통해 북ㆍ미가 대화의 물꼬를 틀 가능성에 대해선 "바이든 대통령은 백신 외교에 대해 신념이 있고, 북한의 요구가 있을 경우 의지와 개방성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이든 행정부 초기 북한의 동향에 대해 베라 의원은 "북한은 보통 미국 새 행정부 초기에 도발을 하는데 비교적 조용한 편"이라며 "과도하게 해석하고 싶진 않지만 긍정적 신호로 본다"고 평가했다. 김 의원도 "북한이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어떤 것인지 기다리며 지켜보는 것인지, 혹은 핵실험 등을 할 수단이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지난 4일) 미국의 독립기념일도 조용히 지나가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변화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하며, 진정성을 보여줄 만한 작은 진전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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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 한국연구모임(CSGK)' 영 김 하원의원(왼쪽)과 아미 베라 하원의원(오른쪽)이 7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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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정책 전반에 대해 두 의원은 한ㆍ미ㆍ일 3각 협력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 의원은 "(대북 정책에 있어) 일본도 함께 끌어들여야 한다"며 "한ㆍ미ㆍ일 3각 협력이 북한을 협상으로 다시 불러내는 데 굉장히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ㆍ일 간 역사 갈등을 풀기는 어렵겠지만, 납북자 문제와 북한 인권 이슈는 양국이 과거사 문제를 넘어 협력할 수 있는 공통의 공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베라 의원도 "한ㆍ미 간 대통령의 임기가 다른 점 등을 고려할 때 의회 차원의 관계 구축과 소통이 중요하며 이는 일본과도 그렇다"고 강조했다.

미ㆍ중 갈등 국면에 대해서 베라 의원은 "한국의 중국과 양자 무역 규모 등을 고려할 때 미국은 한국에게 미ㆍ중 간 선택을 요구하지는 않는다"며 "다만 가치에 있어서는 선택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의 가치, 지적 재산권 보호, 공정한 경쟁, 예측 가능한 규범에 기초한 질서 등을 강조하며 한국이 미국과 공동으로 추구하는 가치를 중시해야 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한편 한ㆍ미 백신 스와프 체결 가능성에 대해 김 의원은 "미 의회가 직접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즉답을 피했고, 베라 의원은 "우리가 세계 모든 나라에 백신 접종을 시켜줄 순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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