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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이슈 로봇이 온다

중국 건설현장에 '로봇군대'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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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댐과 고속도로, 신도시 등 중국의 대형 건설현장에 '로봇대원'들이 투입되고 있다. 인프라 투자는 늘어나는데 공사 현장 인력난이 계속되자 인공지능(AI)기능을 탑재한 무인 로봇이 사람을 대신하는 것이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기존 로봇이 주로 말하는 기능만 갖췄다면, 5G기술 발달,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해 최근에는 (직접 공사에 참여하는)건설로봇 부대가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장 많은 형태는 도로 유지·보수 공사에 사용되는 로봇 롤러다. 일대일로 프로젝트 일환으로 한장에서 웨이허를 잇는 수로공사를 맡은 옌쥔러 수석 엔지니어팀은 2018년부터 자율운행 롤러를 사용해왔다. 양쯔강에서 중국 북서부 샨시성까지 4000억 갤런의 물을 보내는 이 프로젝트는 2개의 댐을 건설하고, 칭링산맥을 관통하는 100km의 수로터널을 만들어야 한다. 칭화대 연구진과 협업해 만든 이 로봇 롤러 덕분에 작업팀은 올해까지 공사기한을 맞출 수 있다. 기사가 롤러에 탑승해 작업하면 강한 진동이 인체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자주 쉬어야 하는데, 자율운행 롤러는 휴식 없이 일하기 때문이다.

품질도 향상됐다. 작업팀의 옌씨는 "기사가 운행하는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건설 관련 데이터를 얻을 수 없어 표면이 고르지 않게 눌리거나, 압력이 과하거나 약해 품질을 고르게 하기 어려웠는데, 로봇을 사용하면서 건설 품질이 개선됐다"고 관련 논문에 설명했다. 관계자들은 로봇이 작업 정확도를 50% 높이고, 작업시간을 25%로 줄여 비용을 15% 절감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티베트의 댐 건설 현장, 베이징 남부 숑안에 신도시를 건설하는 현장에도 비슷한 기술이 적용됐다.

쓰촨성 다두강에 솽장커우 수력발전소를 짓는 프로젝트에서는 로봇 적용 범위를 한단계 높였다. 로봇에는 중국이 개발한 베이더우 내비게이션 시스템과 5G통신기술이 탑재됐다. 이 스마트 롤러들은 공사 현장 주변의 센서와 연결돼 작업을 하는 동시에 정보를 습득하고, 작업 효율을 높인다. 현장에 띄운 드론들은 작업 반경 내에 위험요소가 있는지 체크한다.

쓰촨성 정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스마트 로봇들은 중앙의 AI 컴퓨터와 연결돼 노동자와 기계 간 상호작용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작년에는 저장성이 도로 유지 보수 공사에 로봇 사용을 처음으로 공식 허가했다. 아직까지는 대부분 도로 공사에 사용되는 압착용 롤러로봇이 대다수지만, 향후에는 도로를 아스팔트로 포장하는 등의 업무도 수행하게 될 예정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로봇 사용이 가져올 부작용에 대해 우려한다. 노팅험 닝보 차이나대가 이달 진행한 연구에서는 로봇 사용이 수입 증가와 관련이 없고, 전반적인 생산성을 높여주지 않았다는 결과가 나왔다. 광둥공대 연구진들은 공장 자동화로 실업률이 오르고 작업자의 평균 임금이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들은 "로봇 사용을 확대하면 경제 성장은 빨라지나 고용환경이 악화된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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