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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끊이지 않는 성범죄

[연합시론] 오거돈 1심 징역 3년 법정구속, 권력형 성폭력에 경종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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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직원 강제추행 혐의 등으로 기소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성폭력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시설과 장애인복지시설 5년 취업 제한 등도 포함됐다. 지난해 4월 사건 발생 이후 근 1년 3개월 만이다. 재판부는 월등히 우월한 지위를 이용한 권력에 의한 성폭력에 해당한다고 규정하고 피고인은 우리 사회에서 앞에 서서 이끄는 사람으로서 피해자는 물론 사회 구성원의 마음을 먼저 헤아려야 한다고 질타했다. 쟁점이 된 강제추행치상죄 적용과 관련해선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조직의 장인 피고인의 업무 수행 중 무방비 상태에서 피해자가 사건을 당해 매우 치욕적이고 정신적 충격이 상당했다는 판단이다. 이어 충분히 상처로 남은 데다 사회적 관심 속 수사 장기화로 피해자 고통이 더 커져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PTSD)을 인정할 수 있다고 봤다. 형량은 구형량인 징역 7년에 못 미쳤지만, 재판부가 강제추행치상죄를 인정하고 법정 구속한 것은 의미가 크다. 검찰과 경찰이 청구, 신청한 구속영장이 두 차례나 기각된데다 오 전 시장 변호인이 우발적 추행이라고 주장하고 오 전 시장의 건강 상태를 언급해 왔기 때문이다. 고위직 공직자 등 우월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 의한 권력형 성범죄가 지니는 심각성과 성인지 감수성 제고의 중요성을 거듭 상기시키는 판결이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이 광역시 수장이었던 점, 범행 장소가 관용차이거나 집무실이었던 점 등 장소적, 시간적 제약에도 거침없이 추행 범죄를 저지른 점을 심각하게 봤다. 피해자가 겪은 극심한 스트레스 등 2차 피해도 주목했다. "고통받지 않아야 할 사람이 아직 고통받고 있다"는 게 판사의 지적이다. 오 전 시장 변호인은 지난주 결심 공판에서 일회적, 우발적, 충동적 기습 추행이었다며 강제추행치상죄를 부인하는데 많은 시간을 썼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 전 시장 측 주장대로라면 사건 당시 오 시장이 시대에 한참 뒤떨어진 성 윤리 의식 수준에 머물러 있었음이 드러난다. 신체적 상해가 유죄 판결을 받는 경우는 많지만, 정신적 고통과 스트레스를 상해로 인정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한다. 그만큼 권력형 성범죄 자체와 뒤따르는 후유증도 매우 중대한 사안으로 본 셈이다. 오 전 시장 측은 치매 증상도 주장했지만, 범행에 영향을 줄 만큼 정신 인지장애 증상은 없다며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형량을 낮추려는 시도가 무위로 끝난 모양새다. 성범죄를 저지른 뒤 적당히 핑계를 대며 책임과 처벌을 피하려는 구태는 더는 통하지 않는다.

오 전 시장은 법정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모든 잘못은 자신에게 있다고 사죄했으나 법정에선 발언 기회가 주어졌는데도 "할 말 없다"며 언급을 피했다고 한다. 자신의 경력과 역임한 직책에 따른 사회적 책임을 생각할 때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처지가 됐다. 피해자 측인 오거돈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판사의 진정성 있는 이야기에 마음이 좀 풀렸다면서도 징역 3년 형에 반발하며 즉각 항소 의사를 밝혔다. 권력형 성폭력을 뿌리 뽑고 성적으로 평등한 세상을 앞당기는데 부족한 형량이고 권력형 죄를 더 엄중히 묻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강제추행, 강제추행미수, 강제추행치상, 무고 혐의가 모두 인정됐고 피해자가 2명이나 되는데도 구형량의 절반조차 되지 않는다는 시민단체의 비판도 나왔다. 재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과 함께 우리 사회에 끼친 엄청난 파장과 손실에 비춰 상급심에서 더 무겁게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 어설픈 변명보다는 과오를 깨끗이 인정, 반성하고 거듭나는 게 정도다. 그런 태도가 피해자는 물론 자신에게 많은 것을 준 부산시와 우리 사회로부터 용서를 받는 최소한의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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