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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대우건설 이번엔 팔릴까…'중흥건설' VS 'DS네트웍스' 2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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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건설업계 6위 규모인 대우건설[047040]의 새 주인을 찾기 위한 인수전에 막이 오르면서 누가 대우건설을 품게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25일 금융·건설업계에 따르면 KDB인베스트먼트가 이날 진행한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 중견 건설사 중흥건설과 부동산개발회사인 DS네트웍스 컨소시엄 등 2곳이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4월 말 매각설이 불거진 이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투자청과 중국 건설사인 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 등 해외에서도 입찰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본입찰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3년 전 대우건설 인수 직전까지 갔다가 포기로 선회했던 호반건설도 이날 오전까지 인수 재도전을 심각하게 고민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결국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대우건설 CI
[대우건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우건설은 1973년 설립 이후 국내·해외에서 활발한 수주 활동으로 정상급 건설사로 사세를 확장했으나 'IMF 사태'로 1999년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다.

이후 자산관리공사가 보유하던 지분을 2006년 금호그룹에 6조6천억원에 매각하면서 재도약을 노렸으나 금호그룹이 '승자의 저주'라는 역풍을 견디지 못하고 2010년 산업은행에 지분을 다시 넘기면서 현재까지 '산은 관리 체제' 아래에 있다.

2018년에는 호반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매각이 성사되는 듯 했으나 인수 과정에서 3천억원 규모의 해외 부실이 돌출하면서 9일 만에 호반이 인수 포기를 선언하는 등 부침을 겪기도 했다.

산업은행은 2019년 사모펀드 형태로 보유하던 대우건설을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로 넘겨 관리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우여곡절 속에서도 건축·토목·플랜트·해외사업은 물론 원전 시공 및 주간사 수행 능력을 갖춘 건설업계 실력자로 인정받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시공능력평가 기준으로 대우건설은 지난해 6위에 올랐다. 전년 대비 1계단 내려간 순위이지만, 부문별로 보면 토목과 건축 부문에서는 각각 3위에 오르며 정상급 평가를 받았다.

업계에서는 대우건설 매각 대금이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할 때 2조원대 초반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KDB인베스트먼트는 매각 완결성을 높이기 위해 약 500억원의 입찰 보증금을 받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3년 전 매각 포기와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한 장치로 해석된다.

연합뉴스

대우건설 사옥 을지트윈타워
[대우건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인수전에 뛰어든 DS네트웍스는 최근 두산솔루스를 인수한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 인프라 전문투자사 IPM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DS네트웍스는 2017년 대우건설 매각 추진 당시에도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고 삼환기업, 두산건설 인수전에도 등장한 바 있다.

중흥건설은 호남을 대표하는 건설사로, 그룹 내 시공능력평가 15위인 중흥토건과 35위 중흥건설이 있다. 이 밖에도 중흥건설은 30여개 주택·건설·토목업체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중흥건설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4천730억원 규모이며 중흥그룹의 자산총액은 9조2천70억원에 달한다.

중흥그룹은 자기자본으로도 대우건설 인수가 가능하다며 재무적투자자(FI) 유치나 컨소시엄 구성없이 단독으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대우건설 인수는 그룹 차원에서 오랫동안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인수를 통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내부에서는 산은 관리 체제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사주'를 맞아 경영안정을 꾀할 기회가 왔다는 기대와 함께 우려와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노조 등은 사모펀드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한 DS네트웍스가 대우건설 인수에 성공할 경우 '먹튀' 우려가 있고, 시공평가순위 15·35위권의 중흥건설이 6위 대우건설을 인수하는 것은 '새우가 고래를 먹는 격'이라고 우려한다.

이번 매각은 속도감 있게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이르면 다음 달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연내 매각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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