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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된다면 영광" "4번째, 절박하다"…마지막 의경시험 발열검사만 3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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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신당동 기동본부서 113명 오전·오후조로 시험

'발열검사만 3번' 방역수칙 철저…체력검사서 희비 엇갈려

뉴스1

2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경찰청 기동본부에서 열린 마지막 의무경찰 선발시험에서 응시생들이 체력검사를 하고 있다. 2021.6.25/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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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진 기자 = "아무래도 이번이 마지막이다보니 절박한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이번이 4번째 시험인데 꼭 붙었으면 좋겠네요." (서울 동작구 거주 23세 임재영씨)

서울의 '마지막 의무경찰'을 뽑는 시험이 25일 중구 신당동 서울경찰청 기동본부에서 실시됐다. 응시생들은 일반의경 지원자 113명으로 오전, 오후조로 나눠 시험을 치렀다.

코로나19 사태가 진행 중인 만큼 곳곳에 배치된 방역관리 요원과 방역물품이 눈에 띄었다. 시험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의경제 폐지를 앞둔 응시생들의 긴장감과 현역 대원들의 아쉬움이 동시에 감지됐다.

오후 시험조 입장이 시작된 1시30분 이전부터 기동본부 후문 앞에는 줄이 길게 늘어섰다. KF94 마스크를 끼고 양손에 일회용 비닐장갑을 착용한 이들은 왼손에 신분증, 오른손에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문진표를 들고 1m씩 거리를 둔 채 대기했다.

응시생들은 이번 시험이 마지막이라는 사실에 더욱 간절한 모습이었다. 가장 처음 도착해 대기줄에 맨앞에 선 김세현씨(20)는 "이번이 두 번째 응시"라며 "마지막 의경이 될 수 있다면 영광이다. 떨리고 기대되는 마음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처음이자 마지막 응시라는 김모씨(20)는 "요즘 육군 기동대도 신청이 쉽지 않다고 해서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보자는 마음으로 응시했다"며 "20번을 해야 하는 팔굽혀펴기가 가장 걱정"이라고 말했다.

응시생들은 입장 시작과 동시에 명단 및 신분증 검사, 발열검사(2회)와 손소독을 거쳐 전용 통로를 따라 적성검사와 체력검사가 치러질 본관 2층 시험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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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경찰청 기동본부에서 열린 마지막 의무경찰 선발시험에서 응시생들이 적성검사를 하고 있다. 2021.6.25/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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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성검사는 코로나19 거리두기 단계 수칙에 따라 30여명씩 나뉘어 진행됐다. 적성검사 시험장에 들어서기 전에는 3번째 발열검사가 진행됐다.

적성검사는 '나는 쉽게 당황하는 편이다' 등 단순 질문 337항에 40분간 답는 방식으로, 컴퓨터가 적응·부적응을 판단해 총 7개 등급을 매긴다. 0~2등급은 합격, 3~5등급은 탈락한다. 6등급은 수험번호·성명 오기 등으로 탈락처리된다.

적성검사에서는 시작 20여분 만에 총 54명 중 7명이 신분증 등 필요서류 미비로 탈락했다. 경찰 관계자는 "오전조에서도 59명 중 9명이 같은 이유로 탈락했다"고 했다.

30여분간 진행된 체력검사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시험은 Δ윗몸 일으키기(1분당 20회) Δ문신검사 Δ멀리뛰기(160㎝ 이상) Δ팔 굽혀펴기(1분당 20회) 순서로 4명당 1조가 돼 진행됐다.

특히 맨 마지막 순서인 팔 굽혀펴기에서는 20여분 동안 탈락자가 4~5명 나왔다. 경찰 관계자 3명이 감독관을 맡아, 1회 경고 이후에도 정자세를 유지하지 못한 응시생들에게 어김없이 "탈락"을 고지했다. 첫 응시라는 한 탈락자는 "특별한 감흥은 없다"며 담담한 얼굴로 발길을 돌렸다.

4번째 응시라는 임재영씨(23)는 무사히 체력검사를 통과한 뒤 홀가분한 표정으로 시험장을 떠났다. 임씨는 "아무래도 이번이 마지막이다보니 절박한 마음으로 임했다"며 "대학 시험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윗몸일으키기와 팔굽혀펴기를 연습하며 준비했다"고 말했다.

시험을 마친 응시생들은 퇴실 시에도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건물을 빠져나갔다. 이날 응시생들이 사용한 방역물품은 일괄수거해 폐기되며, 시험 전후로 방역업체의 소독이 이뤄진다.

지난 22일부터 시작된 시험은 7월15일까지 평일 18일간 진행된다. 지원자는 총 3893명으로 경쟁률은 31.4대 1에 달한다. 7월20일 공개추첨을 통과한 130명(일반 106명·특기 24명)은 최종 합격해 오는 10~11월 1141기, 1142기로 나뉘어 입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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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경찰청 기동본부에서 열린 마지막 의무경찰 선발시험에서 응시생들이 체력검사를 하고 있다. 2021.6.25/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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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경찰은 1983년 2월4일 1기 입영 이래 집회·시위 대응, 범죄예방 활동, 교통질서 유지 등 치안업무를 보조해왔다. 2017년에는 '의무경찰 단계적 감축 및 경찰인력 증원방안'이 국정과제로 확정돼 이듬해부터 인원이 매년 20% 감축됐고, 2023년 완전 폐지된다.

경찰은 업무공백을 경찰관기동대 신설, 청사 방호업무 전담인력 채용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마지막 시험을 지켜보는 의경대원들은 복잡한 심정을 전했다. 김씨(1122기)와 전씨(1128기)는 이날 적성검사가 시행되던 오후 입을 모아 "의경이 아예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soho090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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