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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델타 변이, 얼마나 무섭길래…백신 모범국들도 '벌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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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면역 앞둔 이스라엘부터 美·유럽까지 극도로 경계

델타 변이 예방효과…2차 접종시 화이자 88%·AZ 60%

“안맞는 것보다 훨씬 나아…모두 당장 맞아야”

이데일리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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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델타 변이바이러스(인도 변이) 공포가 전 세계를 덮치고 있다. 너무 빠른 감염 전파 속도와 추가 변이 가능성 때문에 올 가을 팬데믹(대유행) 재발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백신 부국인 미국과 유럽 선진국들은 물론, 집단면역을 목전에 두고 있던 이스라엘마저 두려움에 떨고 있다.

집단면역 앞둔 이스라엘부터 美·유럽까지 극도로 경계

24일(현지시간) 현지언론 더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코로나19 방역 책임자 나흐만 아시 박사는 이날 언론 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27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복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5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한 지 불과 12일 만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있어 최고 모범국으로 꼽히며 집단 면역 달성을 눈앞에 둔 이스라엘이 이 같은 강력 조치를 내린 것은 최근 델타 변이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내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지난 21일 125명으로 100명을 돌파한 데 이어, 22일 110명, 23일 138명, 24일(오후 6시 기준) 169명으로 나흘 연속 세자릿수를 기록했다. 지난 5월 이후 최대 규모다.

이스라엘은 또 7월 1일부터 개별 관광객 입국을 허용하려던 계획을 8월 1일 이후로 한 달 늦추고, 공항 내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곳도 기존 30곳에서 70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지난 21일부터는 12~15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 캠페인을 시작했다. 최근 델타 변이 확산과 더불어 백신을 맞지 않은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뿐이 아니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팬데믹 재발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의회연설에서 “여전히 살얼음판 위를 걷고 있다” 고 경고했다. 그는 “유럽연합(EU) 내 감염 사례가 줄어들고 백신 접종률도 높아지고 있어 조심스럽게 낙관해 볼만 하다”면서도 “팬데믹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경계를 유지해야 하며, 이는 새롭게 발병하고 있는 델타 변이를 특히 주의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힘주어 말했다.

앞서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도 22일 언론 브리핑에서 “델타 변이가 2주일 전만 해도 미국 내 신규 확진자의 10%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벌써 20%를 넘어서고 있다”며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델타 변이는 코로나19 방역에 있어 가장 큰 위협”이라고 우려했다.

이처럼 세계 최고 백신 접종률을 자랑하는 이스라엘부터 백신 선진국들까지 델타 변이를 극도로 경계하고 있는 이유는 이 바이러스가 이제까지 나온 다른 그 어떤 변이보다 사람과 사람 간 감염력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델타 변이는 영국발 알파 변이보다 전염력이 60%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내성이 더 강한데다 이미 델타 플러스라는 새로운 변이까지 등장할 정도로 백신에 저항할 수 있는 새로운 변이로 진화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세계 각국이 지난 1년 이상 지속해온 방역 노력이 델타 변이 때문에 한 방에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유럽질병관리예방센터(ECDC)는 전날 발간한 델타 변이 위험 평가 보고서에서 오는 8월 말이면 유럽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중 델타 변이 감염자가 90%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구유전체학업체 헬릭스의 윌리엄 리 과학담당 부사장은 “7월 초중순께엔 미국 내 신규 확진자 중 절반 이상이 델타 변이 감염자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8일 “델타 변이는 세계적으로 지배종이 되는 과정에 있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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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 변이 감염 확인 지역. (출처=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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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변이 감염예방, AZ 60% 그쳐…“그래도 당장 맞아야”

현재로선 델타 변이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은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비해 개발한 백신 뿐이다. 예방 효과가 탁월한 것은 아니지만 맞지 않는 것보다는 감염·입원 위험을 현저히 줄여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잉글랜드 공중보건국(PHE)에 따르면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한 차례 접종받으면 델타 변이에 감염돼도 입원을 예방하는 효과가 각각 94%, 71%로 나타났다. 2회 접종까지 마치게 되면 화이자는 96%, AZ는 92%로 예방 효과가 크게 개선된다.

다만 감염 자체를 예방하는 효과는 두 백신 모두 높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1차 접종시 화이자가 33.2%, AZ는 32.9%, 2차 접종까지 완료하면 화이자가 88%, AZ가 60% 감염 예방 효과를 보였다.

델타 변이의 추가 진화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그나마 기존 백신이 효과가 있을 때 서둘러 맞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WHO의 비상프로그램 책임자인 마이크 라이언 박사는 델타 변이가 기존 바이러스보다 “일단 감염되고 나면 중병에 걸리기 쉬워 결국 병원에 입원하게 될 것이다. 이 바이러스는 잠재적으로 사망 가능성이 높은 취약한 사람들을 찾아낼 것”이라고 경고하며 “모두가 즉각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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