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최상위 계층 재난지원금 지급 부적절...한은과도 '엇박자' 아냐"

"2차 추경, 사실상 모든 국민 지원받도록 설계"
"통화정책과 엇박자 나지 않게 노력"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소득이 높은 자산 최상위 계층에도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다시 한번 반대 입장을 밝혔다.

연내 금리 인상을 시사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과 확장재정을 추진하는 정부 재정정책이 어긋난다는 지적에는 "엇박자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서로 조율해 조화롭게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여의도에서 열린 국회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정부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 반대 입장을 비판하는 여당 의원들의 지적에 “자산과 소득이 높은 최고위층에 지원금을 주는 것보다 그 돈을 소상공인에게 더 얹어주는 게 더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이번에도 (보편 지급 관련) 여러 지적이 있어 국민지원금, 소상공인을 두텁게 지원하는 피해지원금, 신용카드 캐시백 등 사실상 모든 국민이 혜택을 볼 수 있는 형태로 설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나라 곳간 지기로서의 입장을 이해해 달라고도 호소했다. 그는 "지난해와 올해 100조 원의 적자 국채를 냈는데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재정을 맡은 입장에서 국민 세금을 합리적,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고 했다.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엇박자'를 보인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홍 부총리는 반박했다. 그는 "정부가 여러 가지를 고려해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을 편성하고 한국은행은 나름대로 금리 인상 여지를 보이고 있는데 이게 거시정책 간 엇박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도움이 필요한 계층에 대해서는 재정정책이 (역할을) 하는 것이지 금리나 통화정책이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재정 고유의 역할을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다만 "두 정책을 상호보완적으로 해나가려는 노력은 당연히 해야 하는데 두 정책이 적절한 역할 분담을 하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며 "과도한 엇박자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세종=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