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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계약직만 5년… 교수 탈락 분노한 中명문대 조교, 학과장 흉기로 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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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 명문대에서 조교가 학과장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조선일보

지난 7일(현지 시각) 중국 푸단대 캠퍼스에서 수학과 학과장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조교 장원화(39)가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체포된 모습. /SC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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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현지 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푸단대 수학과 조교 장원화(39)가 지난 7일 학교 캠퍼스에서 학과장인 왕용전을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고 보도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의 바디캠 영상에 따르면 장씨는 현장에서 체포된 직후 “나는 수차례 음해당했고, 학과에서 혹독한 대우를 받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상하이 경찰은 초기 수사 결과 살해 동기가 업무 관련 갈등이라고 밝혔다.

장씨는 뉴저지에 있는 럿거스 대학교(Rutgers University)에서 박사 학위를 얻은 뒤 지난 2016년부터 푸단대에서 일해왔다. 계약직 연구원으로 채용된 장씨의 계약은 2019년 만료됐다. 대학 측은 장씨에게 부교수 자리를 제안하는 대신 1년 단기 계약을 제시했고 이를 지난해 갱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대학에서는 정년이 보장되는 정교수가 되기 위해 극심한 경쟁을 뚫어야 한다. 계약직 연구원으로 대학에 들어온 이들은 연구 실적에 따라 부교수가 되거나 학교를 떠나야 한다. 이 제도가 중국에서 “올라가거나 나가거나(Up or Out)”제도로 불리는 이유다. 부교수 자리를 제안받지 못한 이들은 기업 컨설팅 일로 빠지거나 한 단계 낮은 급의 대학 연구원 자리로 흘러들어가 이 모든 과정을 반복한다.

SCMP가 인터뷰한 익명의 중국 교수들은 이 같은 시스템이 중국 대학의 연구 실적과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하지만 “일부 대학이 제도를 남용해 고용하지도 않을 연구원을 지나치게 많이 뽑아 착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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