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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톡톡에듀]글로벌 기업이 찾는 인재에게 꼭 필요한 경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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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이소영 이사 인터뷰

“실패해 본 사람들의 융합능력이 뛰어나요. 모든 기술과 사람, 조건에 마음이 열려 있거든요.”
중앙일보

이소영 MS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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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교육 트렌드로 융합사고력이 강조되는 요즘, 치열한 글로벌 업무현장에서 활약하는 융합 인재는 어떤 모습일까. 세계 최고 기업들이 주목하는 전 세계 커뮤니티 리더들을 만나온 마이크로소프트 이소영 이사는 융합 인재의 특징 중 하나로 ‘실패 경험’을 꼽았다.

"어릴 때부터 성공만 경험하며 주어진 공부만 열심히 하는 방식으로 자라 사회에 나와서는 버티기가 어려워요. 시험을 강조하고 실패에 민감하도록 가르치는 우리나라의 교육방식이 바뀌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는 이러한 인재들을 만나며 얻은 경험으로 『홀로 성장하는 시대는 끝났다』와 『당신은 다른 사람의 성공에 기여한 적 있는가』를 연이어 출간했다.

Q : 실제 업무현장에서 융합인재는 어떻게 활동하나.

A : 융합사고력을 활용해 수많은 문제를 해결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다양한 지식이나 기술을 모아야 한다. 용광로처럼 모든 지식을 융합하고, 어디에서든 배우고 문제를 도출하고 해결한다. 누구를 만나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이때 활용하는 능력이 융합이다.

Q : 실패한 사람의 융합능력이 높다는 이유가 궁금하다.

A : 이미 실패를 해봤기 때문에 오히려 세상의 틀에서 사고가 자유롭다. 모든 기술과 사람에 마음이 열려 있다. 자기 해당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이라면 새로운 기회나 기술에 새로운 마음으로 도전하기가 어렵다. 지켜야 할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Q : 실제 사례가 궁금하다.

A : 명문대 법대 출신으로 사법고시 7수 만에 뒤늦게 사회로 나온 분이 있었다. IT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상태에서 무작정 AI 공부를 시작했다. 아는 것이 없었기에 오히려 온갖 분야를 넘나들며 IT 기술과 AI를 배우고 융합할 수 있었다. 현재는 AI를 연구하는 커뮤니티 리더가 돼 위민 후 코드(womenwhocode)라는 세계적 비영리단체에서 자신의 경험을 알리는 강연을 하고 마이크로소프트의 MVP가 됐다. 이분이 사법고시에 실패하지 않고 합격했다면 이런 새로운 기회와 기술의 문을 열었을까? 성공한 판검사가 됐겠지만, 지금처럼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융합인재와는 다른 길을 갔을 것이다.
중앙일보

이소영 MS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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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융합인재로 성장하도록 부모가 어떻게 도와줘야 하나.

A : 성장 마인드 셋을 키우고 고정 마인드 셋을 줄이도록 이끌어줘야 한다. 성장 마인드 셋은 배우려는 욕망으로 이끌기 때문에 도전 상황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좌절을 견뎌낸다. 실패는 완성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다른 사람들의 성공으로부터 영감을 얻는다. 고정 마인드 셋은 똑똑해 보이려는 욕망으로 이끌기 때문에 도전 상황을 피하려 하고, 쉽게 포기한다. 실패는 하면 안 되고 다른 사람들이 성공하면 위협을 느낀다.

Q : 신입 직원들에게서 보이는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이 있나.

A : 우리나라는 고정 마인드 셋을 기르는 형태로 교육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주어진 것들을 다 잘해야 하고, 실패하면 안 되고 점수 맞추기 위해서 출제자 의도를 생각하는 식으로 교육받는다. 이렇게 자란 아이들은 실패에 민감하고, 실패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주어진 일만 실수 없이 해내려는 수동적인 모습을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 내부에서 성장 마인드 셋을 강조한 이유가 내부에 고정 마인드 셋 직원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고정 마인드 셋이 심하면 혁신이 일어날 수 없다. 그래서 이런 사람을 안 뽑기 위해 회사가 많은 노력을 한다.

Q : 마이크로 소프트는 어떤 식으로 인재를 선발하나.

A : 우리가 원하는 특정 키워드를 포함한 이력서를 골라낸다. 학벌이나 학점으로 거르지 않는다. 소위 좋은 학벌 출신 이력서에는 우리가 원하는 키워드가 없는 경우가 많다. 기존에 인기 있었던 정통 방식의 공부와 관련된 키워드만 들어 있어서다. 수시채용하는 이유도 이와 관련 있다. 공채보다 다양한 경험을 한 인재를 뽑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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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학벌과 학과 등은 이제 중요하지 않다는 얘긴가.

A : 학과는 중요하다. 물론 이 역시 학과 자체에서 가르치는 공부만 잘해서는 안 된다. 컴퓨터공학과의 예를 들면 학과에서 가르치지 않더라도 당장 기업에서 써먹을 수 있는 것들을 해 본 경험이 있어야 한다. 다양한 기술을 연습한 흔적이 포트폴리오에 드러나야 기업에서 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다고 판단해 뽑는다.

Q : 구체적으로 대학에서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

A :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실용학문을 공부해야 한다. 공부를 위한 공부, 즉 일반적인 취업 자체를 위한 외국어나 자격증 공부를 위해 도서관에 있지 말고, 밖으로 나가야 한다. 관심 분야의 커뮤니티를 만들고, 인턴을 경험한 뒤 인터넷 플랫폼에 자신의 경험을 자세하게 포트폴리오 기록을 남겨보라. 생각지 못한 곳에서 또 다른 인턴제의를 받게 될 것이다. 유튜버도 돼 보라. 어떤 기업에서든 유튜브 잘하는 사람, 소위 커뮤니티 리더들은 앞다퉈 채용한다.

Q : 전문직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공부할 시간이 확보돼야 할 텐데.

A : 전문직을 준비한다 해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학생이 자신이 준비하는 전문직종의 특성을 잘 모른다. 부모님이 안정적인 직장이라고 권해서 준비하는 식이다. 변리사 시험을 권한다면 시험준비를 하기 전에 변리사 사무실에서 사무보조로 서류복사를 먼저 하면서 실제 업무를 관찰하는 게 맞다. 공무원이 되고 싶다면 동사무소에서 실제 공무원이 어떤 일을 하는지 경험해보라. 그래야 오히려 장기적으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Q : 아이들이 커뮤니티 리더십을 경험하면 얻게 되는 장점은 무언인가.

A : 미래형 리더십을 익히게 된다. 커뮤니티 리더란 자신의 관심 분야에 커뮤니티를 만들고 그곳의 리더로 오랫동안 활동하는 사람들이다. 자신이 먼저 배워 남과 함께 공유하려는 자세를 가졌다. 이런 자세로 공부하면 효율적으로 지식을 축적할 수도 있고, 세계 최고의 기업이 원하는 인재가 될 수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이런 커뮤니티 리더십이 있는 사티아 나델라 회장이 운영을 맡으면서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했다.

인터뷰



중앙일보



이지은 객원기자는 중앙일보 교육섹션 '열려라 공부' 'NIE연구소' 등에서 교육 전문 기자로 11년간 일했다. 2017년에는 『지금 시작하는 엄마표 미래교육』이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지금은 교육전문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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