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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강의중 노골적 성적묘사로 성희롱"…한국외대, 외국인 교수 조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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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한국외대 외국인 교수가 노골적인 성적 묘사나 성폭력 등이 담긴 문학작품을 강의하며 학생들에게 성적 불쾌감을 주고, 개인적인 일들을 학과 조교나 학생들에게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은 학교 성평등센터가 조사에 나섰다.

25일 한국외대와 총학생회에 따르면 서양어대학 A교수는 지난해 2학기 회화작문 수업에서 성폭행 관련 내용이 담긴 교재로 강의하면서 여성 인물이 생리를 경험하는 장면, 방 곳곳에 피가 튀는 장면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A교수는 이 과정에서 일부 여학생에게 '이렇게 피를 많이 흘리는 게 가능한가'라고 질문하며 '온 사방이 피로 물들었다는 건 과장'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교수는 이전에도 꾸준히 성폭력, 성매매, 성도착자를 소재로 하는 작품을 선정해 노골적인 성적 묘사들을 모두 읽고, 설명하면서 수업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학생회는 성명을 통해 "2018년부터 사용하던 교재들 중 일부는 소아성애, 성폭력, 성매매를 소재로 한다"며 "설령 그것이 스웨덴 문학 내에서 불가피하게 마주할 수밖에 없는 소재라고 하더라도 성적인 묘사에 대해 필요 이상으로 자세히 다루며 학생들에게 개인적인 경험에 대한 질문을 하는 것은 정당화 될 수 없는 교수법임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희롱 성립 여부에 대한 판단은 성적 불쾌감을 느낀 피해자 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본 사건은 성희롱 사건의 성립 여부를 모두 갖춘 사건으로써 응당의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밝혔다.

A교수는 2017년부터 상습적으로 학과 조교들에게 개인적인 일들을 부탁해왔다는 의혹도 받는다. 총학생회에 따르면 A교수는 새벽에 TV 케이블선 연결문제로 연락하거나 휴대전화 개통을 위해 이태원 소재 통신사 동행을 부탁했으며, 어린이집 예약, 출입국관리소 동행, 은행 업무 동행 등을 조교들에게 부탁해왔다.

조교들이 시정을 요청해 학과에서도 2017년 사적 부탁 및 개인 SNS를 통한 연락을 자제해달라는 지침이 수차례 있었지만 시정되지 않고 조교가 아닌 학생들이 그 대상이 됐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특히 자신의 취미생활이라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반복된 사진촬영도 수차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총학생회는 "이런 행위는 교수-학생의 수직적 관계에서 이뤄져 학생의 입장에서는 거절하기 어려운 것"이라며 "교수-학생 간 권력 낙차는 단지 당사간의 형식적인 동의 여부를 따지는 것은 사건의 본질에서 어긋남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했다.

학교 측은 "성평등센터 조사결과에 따라 재임용 제외 등 필요한 조처가 취해질 것"이라며 "총학생회, 피해학생, A교수 의견 등을 청취하고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힐 것"이라고 했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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