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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박훈 "배우 꿈꾸게 한 한석규, 재작년 만나 큰 배움 얻었죠" (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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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배우 박훈이 인터뷰를 통해 솔직한 매력을 발산했다. 에일리언컴퍼니 제공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특전사 중사 최우근 역을 맡아 시청자들에 눈도장을 찍은 배우 박훈. 그는 '투깝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해치' '아무도 모른다' 등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단단히 쌓아왔고 '미드나이트'로 스크린 첫 주연에 도전했다.

오는 30일 티빙에서 공개되는 영화 '미드나이트'는 한밤중 살인을 목격한 청각장애인 경미(진기주)가 두 얼굴을 가진 연쇄살인마 도식(위하준)의 새로운 타겟이 되면서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 영화다. 극 중 박훈은 귀가하지 않는 여동생을 찾아 나서는 보안업체 팀장 종탁 역을 맡아 열연했다.

지난 24일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한 박훈에게 첫 주연 소감을 묻자, "과정이란 게 있다. 단역부터 해서 성장해서 여기까지 온 거다. 영화에서는 지금까지 맡은 역할 중 ('미드나이트'가) 가장 크다"라며 "얼마나 열심히 하고 싶었겠나. 감사하고 애쓰고 노력했다. 이 작품의 팀원으로서 좋은 영향을 끼치려고 애써봤고 배우를 해오면서 그런 과정을 선배들을 통해서 많이 배웠다"고 밝혔다.

작은 역할로 나온 배우들과도 한 신 한 신 케미스트리를 만들어내려 노력했다는 그는 "한석규 이병헌 선배님 등이 나에게 해준 것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느낌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잠깐 만났지만 순간의 스파크를 통해서 애쓴 거 같다"고 털어놨다. 배우로서 연기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자신의 존재에 대해 생각해보게 해주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는 것이다.

사실 그에게 한석규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어린 시절 영화 '쉬리'를 보고 배우를 하겠다고 결심했기에 그에게 한석규는 우상과도 같았다. 그런데 재작년 OCN 드라마 '왓쳐'에서 한석규와 연기 호흡을 맞추게 됐다. 박훈에게도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특별출연을 했는데, 20년 전에 배우를 하겠다고 결심하게 만든 분을 현장에서 상대 배우로 만난 거예요. 신기했죠. 어떻게 이런 상황이 생기지 싶었어요. 분장실에 앉아서 한석규 선배님께 말씀드렸더니, '영광이에요' 하시더군요. 연기할 때도 배우로서의 태도에 대해 많이 배웠어요. 계속 저를 배려해 주시고 '열심히 리액션 해볼게요' 하셨죠. 참 큰 배우라는 걸 느꼈어요. '내가 뭐 때문에 급급하게 연기했지'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박훈은 "배우를 처음 할 때는 혼이 빠지게 하는 경우가 많다"며 "내가 무슨 뉴스거리가 되냐. 지금 이런 걸 경험하는 자체도 혼이 빠지는 일"이라며 웃었다. 겸손하면서도 구수한 매력을 자랑한 그는 스스로 '시골 사람'이라 강조하기도 했다. 편안함이 장점인 그이기에 후배들의 연락도 많은 편이다. 그는 조언을 해줄 수 있는 경험이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고도 했다.

그런 박훈에게 배우가 되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언제냐고 물었다.

"저는 연극부터 시작하다 보니까 관객들과 만남에 익숙해요. 무대에 관객들이 항상 있고 관객 표정을 볼 때 짜릿함이 있어요. '공연 너무 잘 봤다'고 하는 선하디 선한 표정이 있거든요. 그건 배우가 알아요. 자기가 오늘 잘했는지 못했는지. 연극뿐만 아니라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마찬가지죠. 우리는 항상 평가받는 직업이지만 (대중의) 그런 표정을 마주했을 때 배우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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