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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尹 '등판' 洪 '복당' 秋 '출마'…긴장하는 대권 잠룡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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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이정현 기자] 윤석열 '등판', 홍준표 '복당'… 요동치는 野 대선후보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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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 지난 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내에 있는 이회영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해 전시물을 관람한 뒤 취재진에 둘러싸여 있다. /사진=뉴스1.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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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의 대선후보 경쟁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국민의힘 인사들은 물론 당 밖의 대권잠룡들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기 때문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오는 2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할 전망이다. 국민의힘에 복당한 홍준표 의원은 윤 전 총장을 향한 비판의 날을 세우며 대권 의지를 밝혔다.


윤석열, 29일 윤봉길 기념관에서 '대권 도전' 발표 전망

24일 윤 전 총장 측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29일 오후 1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취재진과 질답 시간을 갖는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언론, 국민과의 소통 문제에 있어서 말이 많이 나왔던 만큼 그런(즉문즉답) 시간을 마련하려고 계획 중이다"라고 말했다. 자세한 방식 등은 조만간 공지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동안 윤 전 총장은 대선 출마, 국민의힘 입당 등 대권 행보 시점과 방식을 놓고 고심을 거듭했다. 당초 등판 시점을 이달 말로 정했다가 7월로 미뤘다는 추측이 나왔다. 다음 달 2일 장모 최모씨의 의료법 위반 사건 관련 1심 선고가 나온 뒤 정계로 뛰어들지 않겠냐는 분석에 기반했다. 최근 불거진 'X파일' 논란 역시 윤 전 총장에게 부담감을 안겼을 것이란 해석도 제기됐다.

결과적으로 윤 전 총장은 잠행을 이어가지 않고 대권 행보에 돌입하는 결정을 내렸다. X파일, 언론 대응 미흡, 대변인 사퇴 등으로 불거진 부정적인 기류를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다. 등판 시점을 미룰 경우 여론의 피로감이 증폭될 것이란 우려도 반영됐다.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입당보다 대권 도전을 먼저 단행하면서 국민의힘과 일정한 거리를 두는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출마 선언을 먼저 한다는 건 당분간 입당 결정을 미루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해석했다.


국민의힘 복당한 홍준표, 윤석열 비판하며 존재감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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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3개월 만에 국민의힘에 복당한 홍준표 의원이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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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야권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에 복당했다. 지난해 총선 국면에서 공천 탈락에 반발해 탈당한 지 1년 3개월 만이다. 홍 의원은 복당을 계기로 대권 행보에 돌입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홍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어쩔 수 없이 잠시 집을 떠나야 했던 집안의 맏아들이 돌아온 셈이다. 정권교체의 밀알이 되겠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윤 전 총장이 대선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전망되는 29일 홍 의원도 8100여명이 참여한 '인뎁스 보고서' 발표회를 연다. 국민들의 의견을 반영한 정책과제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대권 행보에 돌입하는 것이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에 대한 냉담한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그는 "나라를 통치하는 데 검찰 수사는 1%도 안 된다. 나머지 99%는 검찰 수사랑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라며 "그게 다 경선 과정에서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X파일 논란에는 "검찰총장은 법의 상징인데 그런 분이 정치판에 등판하기도 전에 20가지에 달하는 의혹이 있다? 나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많다"라며 "앞으로 철저히 검증이 될 것이다. 정치판은 없는 것도 만들어서 덮어씌운다. 대선판은 더하다"라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이 의혹들에 직접 해명해야 한다는 의견도 밝혔다.

윤 전 총장의 대항마로 부상한 최재형 감사원장 역시 조만간 대권 도전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전망이다. 최 원장은 대선주자 여론조사에 이름을 올리며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당내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지지자 모임을 출범하며 세력 규합에 나섰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여권 인사냐, 야권 인사냐 논란에 휩싸이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DJ(김대중 전 대통령) 적자'로 불리는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은 '반문(반문재인) 전선'에 합류하겠다며 대권 의지를 표명했다.



秋 등장에 與 대권 주자들 긴장…친문 표 분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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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23일 경기도 파주 헤이리 갈대광장 잇탈리 스튜디오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2021.06.23.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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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자 여권 대권 주자들이 긴장하고 있다. 지지율 변동이 크게 없는 상황에서 친문(친 문재인) 표가 분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만 호재라는 우려도 나온다.

추 전 장관은 전날(23일) 오후 파주 헤이리 잇탈리 스튜디오에서 출마 선언식을 열었다. 출마 선언식에는 수많은 지지자가 모여 추 전 장관의 이름을 외쳤다. 캠프 관계자는 1만1000명 이상이 동시 접속해 유튜브 생중계를 시청했다고 전했다.

추 전 장관은 지지자들을 인식한듯 개혁을 수 차례 강조했다. 출마 선언문에서부터 "촛불 시민께 사회 대개혁을 약속드렸다"며 "촛불개혁을 완수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간직해 왔다"고 강조했다.

추 전 장관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후임으로 재직하던 시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에 앞장섰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사사건건 마찰을 빚으며 민주당 내 친문 강성 지지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정치권에서는 추 전 장관이 대선에 출마하면서 여권 대권 주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 정부 지지자들 중에서는 아직도 개혁을 외치는 지지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또다른 여권 대권 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추 전 장관의 출마를 곧바로 견제했다. 정 전 총리는 지난 23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추 전 장관이 윤 전 총장을 반사체가 되도록 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팩트, 사실과 부합한다"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의 출마 선언으로 야권 유력 대권 주자인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오히려 오를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정 전 총리 캠프 관계자는 "강성 지지자들의 콘크리트 지지를 받고 있는 추 전 장관이 대선에 출마한다면 친문 표는 당연히 분산될 수밖에 없다"며 "상대적으로 친문 성향이 약한 이 지사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의 표 중 일부가 추 전 장관에게로 갈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다른 대권 주자 캠프 관계자도 "지난 최고위원 선거에서 개혁을 주장해 온 김용민 의원이 1등을 차지했다"며 "문재인 정부 지지자들 사이에는 아직도 강성 개혁론자들이 많다"고 했다. 이어 "아직까지 개혁을 지지하는 유권자들 입장에선 추 전 장관이 매력적인 후보로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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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에서 열린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해 기념관으로 이동 중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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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윤 전 총장이 문재인 정부 개혁에 맞선 이미지로 야권 대권 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추 전 장관이 등장한다면 지지율이 더욱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23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추 전 장관이 장관하면서 고생 많이 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대통령에 출마하는 것은 아니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이 왜 저렇게 대권 후보까지 올라왔느냐. 때리고 때리고 해서 계속 커졌다 이런 이야기가 있는데 그건 맞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도 "윤 전 총장은 추미애표 검찰개혁이 이뤄지는 동안 아무것도 못하고 그저 당하기만 했는데 지지율이 계속 높아졌다"며 "추 전 장관이 다시 등장한다면 과거 기억으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은 전날 출마 선언식에서 '여권 내부에서도 출마가 오히려 윤 전 총장을 돕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 시선이 있다'는 지적에 "추윤갈등이라는 진실에 기반하지 않은 프레임 때문"이라며 "(추윤갈등은) 전혀 실체도 아니었고 이제 윤 전 총장의 문제는 윤 전 총장의 문제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 이정현 기자 goron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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