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윤석열, '검사 →정치인' 완전 변신... 29일 대통령 도전 선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출마 선언은 윤봉길 기념관에서
한국일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에서 지지자들과 대화하는 모습.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달 2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 지난 3월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지 4개월 만에 '검사'에서 '정치인'으로 완전한 변신을 하는 것이다.

이로써 차기 대선 레이스의 초침이 본격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보수 야권 대선후보' 한 자리를 놓고 윤 전 총장과 겨룰 최재형 감사원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의 발걸음도 바빠지게 됐다.

윤 전 총장은 24일 "저 윤석열은 2021년 6월 29일 오후 1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국민 여러분께 제가 앞으로 걸어갈 길에 대해 말씀드리겠다"고 대변인을 통해 알렸다.

윤 전 총장이 잠행을 끝내고 대선 출마 선언 시기를 못 박은 건 ‘윤석열 X파일’ 의혹을 비롯한 악재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이다. '전언 정치'가 한계를 드러낸 만큼, 직접 등판해 '윤석열의 정치'를 선보이고 평가받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 야권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국민 앞에 서는 모습이야말로 자신감을 표현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는 장소로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을 골랐다. '구국과 애국의 정치'를 출마 명분으로 삼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지친 국민의 부름에 응답해 통합의 큰 정치, 공정·정의·상식의 정치로 대한민국을 살리겠다'는 것이 출마 선언의 뼈대가 될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일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일 K9 자주포 폭발사고 피해로 인한 장애를 딛고 모델과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찬호씨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 전 총장 측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윤 전 총장의 한 측근은 “기념관은 대한민국 독립의 밑거름이 된 윤봉길 의사의 숭고한 애국정신을 기리는 곳”이라며 “선조들이 목숨을 바쳐 만든 대한민국의 토대인 헌법정신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국민들께 보여드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민 삶의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겠다는 비전이 출마 선언문에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의 앞길에 보드라운 레드카펫이 깔린 상황은 아니다. 4개월간 전언 정치를 하며 애매한 행보를 하는 사이 검사 시절 쌓은 '강직하고 명쾌한 지도자' 이미지가 어느 정도 퇴색했다. '현직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총장이 곧바로 차기 대선에 출마할 정당성이 있는가'의 논란도 윤 전 총장을 집요하게 따라다닐 것이다.

'X파일' 의혹을 깔끔하게 터는 것도 숙제다. 장모 최모씨의 요양 급여 부정 수급 혐의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이 다음 달 2일 예정돼 있다. 1994년 이후 27년간 검사로 살아온 그가 국가 최고지도자의 역량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인지는 근원적 과제다. 이를 위해 윤 전 총장은 당분간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전국을 다니며 보수ㆍ중도ㆍ진보를 아우르는 '민심 투어'를 할 예정이다.

윤 전 총장의 출마 선언으로 보수 진영은 본격 대선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24일 국민의힘에 복당한 홍준표 의원은 윤 전 총장과 같은 29일 대권 도전을 선언할 것이라고 한다. 유승민 전 의원, 하태경 의원은 이미 대권행을 선언했고, 원희룡 제주지사도 출마 선언 시점을 고르고 있다. 분위기가 달아오르면 최재형 감사원장과 김동연 전 부총리도 정치 개시를 마냥 미룰 순 없을 것이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