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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뜨는 최재형’ 감사원서도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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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중 출마 움직임에

‘정치 중립성 훼손’ 우려 커져

윤석열 논란에 ‘대체재’ 부상했지만

감사원 내부 ‘정치참여 부적절’ 비판

여권 “국민 모독” 고강도 비판 잇따라


한겨레

최재형 감사원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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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감사원장이 야권의 잠재적 대선주자로 부상하고 있지만, 그를 향한 정치권의 관심만큼이나 정치적 중립성 훼손에 대한 우려와 비판도 커지고 있다. 감사원 내부에서는 현직 감사원장이 정치 참여 가능성을 열어둔 것만으로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 원장은 지난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치 참여에 대해 “생각을 정리해서 조만간” 밝히겠다고 했지만 아직 공개 발언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국민의힘에선 그의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주자 영입 등을 책임지는 대외협력위원장에 임명된 권영세 의원은 지난 21일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둘 다 들어와 경쟁한다면 정권 교체를 확실하게 이뤄낼 수 있다”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 원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윤 전 총장이 ‘엑스파일’ 논란에 휩싸이면서 ‘윤석열 대체재’로 최 원장을 지목하는 흐름도 감지된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4일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최 원장이 정치 참여를 선언하면 지지도가 훨씬 높아질 수 있다”며 “최 원장이 윤 전 총장이 담아내지 못하고 있는, 일정 비율의 보수층 지지자들을 담아내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 원장의 ‘생각 정리’가 길어지면서 감사원 내부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지난 22일 감사원 6급 이하 직원들로 구성된 실무자협의회가 최 원장을 면담해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이나 독립성이 훼손될까 봐 우려된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감사원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감사원의 한 직원은 “실무자협의회가 이런저런 대화를 하면서 궁금한 내용이니 (출마 여부를) 물어봤는데 본인이 말을 안 했다고 한다”며 “최 원장이 ‘출마 안 한다’는 얘기를 안 하니, 우리도 ‘출마하나 보다’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7월에 보통 인사를 하는데 원장이 나가고 권한대행이 들어오면 인사가 올스톱되니 분위기가 뒤숭숭하다”고 전했다.

“원칙적이고 공정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최 원장에 대한 내부 신망도 높았지만 지난 18일 ‘법사위 발언’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한다. 또 다른 감사원 직원은 “임기를 마치겠다는 의지가 되게 강한 것으로 알았는데 (법사위 발언은) 의아하다. 냉철하고 공정한 분이 왜 그러시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의 정치 참여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이들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의견도 있다. 그와 가까운 한 법조인은 “최 원장은 30년 판사로 일했고 판결 선고 때까지 심증을 노출시키지 않도록 훈련받은 사람”이라며 “판사는 유무죄를 정해놓고도 판결문이 안 써지면 선고를 연기해버린다. 어느 쪽으로든 아직 생각이 정리되지 않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짚었다.

여권에서는 최 원장의 정치 참여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문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치적 중립성이 누구보다 중요한 감사원장이 임기 중에 임기를 박차고 나와 대선에 출마한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며 “절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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