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비트코인 투자 인공지능으로”… 투자금 190억 챙긴 일당에 징역형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일보

비트코인에 투자하면 인공지능(AI)으로 거래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속여 190억원을 챙긴 다단계 업자 등 일당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형사1단독 노유경 부장판사는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다단계 업체 지점장 A(56)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하고 범행에 가담한 B(52)씨 등 3명에 대해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80시간을 각각 명령했다고 24일 밝혔다.

노 판사는 “A피고인은 투자금 명목으로 받은 돈의 일부를 ‘돌려막기’식으로 배분하며 사회·경제적 취약 계층에게 큰 피해를 안겨주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며 “그런데도 업체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에 급급하고 반성하지 않은 점을 감안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B씨 등 3명에 대해서는 “범행이 매우 중하지만, 투자금 반환 등 피해 보상을 위해 노력하고 반성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17년부터 약 2년 동안 비트코인 투자 명목으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은 뒤 2800여 차례에 걸쳐 190여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이를 위해 A씨는 한 다단계 업체 군산지점장으로 근무하면서 B씨 등 3명을 투자자 모집책을 고용한 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자금을 끌어모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군산의 한 사무실에서 투자 설명회를 열어 “인공지능(AI)이 자동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낮은 국가에서 매수한 뒤 비싼 국가에 매도해 수익을 내므로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현혹했다.

이에 참석자들은 1계좌당 1000달러(한화 110만원)를 내고 정회원으로 가입했지만, 대가로 얻은 달러는 화폐 가치가 전혀 없는 포인트로 드러났다.

A씨 등은 후순위 투자자들이 낸 투자금을 선순위 투자자들이 나눠 주는, 전형적인 ‘돌려막기’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들이 활동한 비트코인 투자 업체 대표가 이미 2017년 사기 혐의로 구속됐는데도 동일한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군산=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