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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드러난 尹의 시간표… ‘입당’·‘제3지대’ 선택이 첫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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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 도전 나서는 尹 과제는

당분간 1~2주는 민심투어 집중

여론 수렴 후 정책 비전 세밀화

시중 X파일 입수해 분석에 나서

국민의힘, 8월 중순 경선 못박아

입당 땐 이준석과 관계설정 변수

세계일보

야권 유력 대권 주자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9일 서울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연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오는 29일 대권도전 선언을 예고하면서 윤 전 총장의 대권 시간표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3월 검찰총장직 사퇴 후 ‘마이웨이’를 걷고 있는 윤 전 총장이지만 ‘X파일’ 논란을 비롯해 국민의힘과 관계설정 등 넘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대선출마 선언 뒤 당분간 정치권과 거리를 두며 1∼2주 민심 투어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사회 영향력 있는 인사들을 만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자신의 정책 비전을 더욱 세밀하게 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국민의힘 입당 혹은 제3지대 세력화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대선 경선버스 출발 시점을 8월 중순으로 못 박은 가운데, 윤 전 총장의 입당 여부 및 결정 시점이 야권 대권레이스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윤 전 총장은 당장 자신을 향한 X파일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하는 상황이다. X파일에는 윤 전 총장 가족 관련 문제 등 도덕성 및 사생활과 관련된 여러 가지 의혹이 담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한 여권의 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아직 ‘당적’이 없는 윤 총장으로선 자신을 겨냥한 논란을 스스로 정면 돌파해 의혹을 불식시켜야 한다. 윤 전 총장 캠프는 시중의 여러 X파일을 입수해 분석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 측은 지난 22일 X파일을 ‘출처 불명 괴문서’로 규정하며 “허위사실 유포와 불법 사찰에 대해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했다.

자신의 정치적 비전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내세울 수 있을지 여부도 관건이다. 윤 전 총장은 그간 ‘공정과 상식’ 등 다소 추상적인 키워드를 강조해왔다. 그러나 문재인정권 실정에 대한 ‘반사체’에 불과하고, 스스로 빛을 내는 ‘발광체’가 아니라는 논란을 넘어서려면 이젠 자신만의 구체적인 국정·정책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창환 정치평론가는 “이준석의 ‘토론배틀’, 이재명의 ‘기본 시리즈’처럼 국민들에게 그 방향과 목표가 보이는 정책으로 얼마나 확신감을 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1회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토론배틀 - 나는 국대다! 위드 준스톤'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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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입당 문제를 매듭짓는 것 또한 중요 과제다. 윤 전 총장은 당장 입당과 제3지대 독자노선 세력화 중 어떤 것이 유리할지 판단해야 한다. 최근 윤 전 총장의 ‘잠행’을 두고 피로감이 커진 정치권에선 ‘간보기 정치’를 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별의 순간만 도래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사퇴 후) 석 달 가까이 이런저런 많은 잡음을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대변인 사퇴 논란 등을 볼 때 캠프 체계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 차라리 빨리 입당해서 당 차원 서포트를 받는 게 나을 수 있다”고 봤다.

국민의힘에 입당할 경우 이 대표와 관계설정도 중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윤 전 총장과 이 대표는 별다른 사적 인연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30대 청년으로 현안에 거침없는 목소리를 내는 이 대표와 검찰주의자로 평가받는 보스기질의 윤 전 총장은 전혀 다른 성향이라는 우려가 존재한다. 이 대표가 입당을 주저하고 있는 윤 전 총장을 겨냥해 “특정인을 마냥 기다리지 않겠다”고 언급한 뒤 양측의 밀고 당기기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두 사람이 어떤 화학적 결합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야권 대선 경선의 성공 여부가 갈릴 수 있다.

곽은산 기자 silv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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