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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박성민을 엄호하라' 역풍 맞은 與 "그가 기용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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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비서관 '공정성' 논란에 역풍 맞자
여권 인사들 나서 박 비서관 자질 등 치켜세워
박용진 "소신 발언 등 민주당에서 눈여겨봐"
김기식 "장·차관도 아닌 1급 비서관 자린데"
한국일보

지난해 9월 박성민 당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그는 21일 청와대 청년비서관에 임명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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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야심차게 꺼내든 '깜짝' 인사가 뜻밖에 역풍을 맞으면서 여권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5세 대학생' 박성민 청와대 청년비서관 임명을 두고 '공정성' 논란이 불거져 궁지에 몰리고 있어서다. 그러자 여권 인사들이 나서 '박성민 지킴이'를 자처하며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양새다.

야권은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당장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이 진땀을 뺐다. 그는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에게 "박 비서관 임명이 공정과 정의라는 가치에 맞느냐"는 질문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안 장관은 "인사권자인 대통령께서 하신 것이라 제가 뭐라고 말씀드릴 수 없다"면서 "필요한 적재적소의 인력을 갖다 활용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나이라든지 이런 부분이 물론 감안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박 비서관이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거쳐 청와대 정무직 1급 자리에 올라갔다는 이유로 정치권 안팎에서 불거졌다. 이를 의식한 듯 김 의원은 안 장관에게 "5급 사무관으로 들어오셔서 1급을 다는데 28년이 걸렸다"는 말까지 했다.

박용진 "당내 눈치 보지 않고 쓴소리...간단하지 않은 젊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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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권주자인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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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여의치 않게 흘러가자 여권 인사들이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 대권주자인 박용진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박 비서관의 남다른 자질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박 비서관의 당 최고위원 시절을 떠올리며 "처음 청년 최고위원으로 발탁돼서 민주당 안에 있을 때 당내 쓴소리를 눈치 보지 않고 했고, 소신있게 발언하면서 '간단하지 않은 젊은이다'라는 것은 우리 여의도에 있는 사람들, 민주당에서 같이 활동했던 사람들이 눈여겨봤던 지점"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박 비서관의 나이는 아주 젊지만 어쨌든 청년비서관이라는 역할에 청년 당사자가 가는 건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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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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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금융감독원장인 김기식 더미래연구소장도 이날 KBS라디오에서 "장관도 차관도 아닌 1급 비서관에 25세 여성을 기용했다고 해서 파격이니 이렇게 얘기하는 것도 참 적절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한편으로는 황당하다"면서 "세계적으로 보면, 지금 핀란드 총리가 34살에 총리가 됐고, 미국에선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에 해당되는 장관급 위원장에 32살이 임명됐다"고 설명했다.

"청년대변인도 오직 실력으로 선발돼" "평가·검증받은 자격 있는 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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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국회 소통관에서 청년창업 지원 등이 포함된 청년창업사다리법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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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초선 의원인 장경태 민주당 의원도 목소리를 보탰다. 그는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박 비서관은 2019년 8월 민주당 청년대변인 공모를 통해 우수한 실력으로 선발됐다"고 옹호했다.

그는 이어 "본인의 정견을 당차고 조리있게 발표해 다수의 면접위원이 공감했다"면서 "당시 청년대변인 선발은 면접오디션으로 진행됐고, 공정성을 위해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사실상 오직 실력만으로 선발되는 자리였다"고 회고했다.

장 의원은 박 비서관의 나이와 성별만 부각돼 비난받는 것에 "30대 당대표(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되는 사회 변화에도 불구하고 박 비서관의 나이와 성별만이 기사화돼 논란이 되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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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4월 16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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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비서관의 직속 상관격인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도 공정성 논란을 해명했다. 그는 22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1급 자리라는 게 공무원으로 20, 30년 해야 갈 수 있는 자리 아니냐고 하는데 그 말씀도 맞다"면서도 "그런데 이 자리는 정무직이기 때문에 임기가 정해져 있지 않은 것이고, 아무리 길게 해봤자 문재인 대통령 임기 때까지, 길어도 1년이 채 안 되는 자리"라고 말했다.

이 정무수석은 박 비서관의 자질 논란에 대해서도 "(박 비서관을) 어느 날 갑자기 누구 찬스 써서 데려온 게 아니다"라며 "그도 당에서 활동했고, 사회적 활동하면서 평가·검증받은 사람이라 충분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고 저희가 부탁해서 도와달라고 했다"고 피력했다.

앞서 박 비서관은 2019년 민주당 청년대변인으로 발탁된 뒤 지난해 이낙연 전 대표 체제에서 최연소 지명직 최고위원을 지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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