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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나는 노예가 아닙니다"…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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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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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군가의 노예로 여기 있는 게 아닙니다. 나는 단지 내 삶을 되찾고 싶을 뿐이에요."

미국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39·사진)가 23일(현지시간) 법원에서 친부의 법정 후견인 자격을 박탈해 달라고 공개적으로 호소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스피어스는 이날 미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고등법원에서 열린 성년 후견인 변경 청구소송에서 영상 연결을 통해 20여 분간 후견인인 친부 때문에 13년간 자신이 부당하게 겪은 고통과 분노를 쉬지 않고 토로했다.

스피어스는 2008년 당시 남편과 이혼하며 자녀 양육권 소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정신이상 증세를 보여 두 차례나 병원에 실려갔다. 이에 법원은 정신감정 평가를 진행한 뒤 스피어스의 친부 제임스 스피어스(69)를 그녀의 성년 후견인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친부는 브리트니의 재산은 물론 개인생활까지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됐다.

스피어스는 이날 법정에서 "나는 후견인 제도가 매우 폭력적이며, 내가 완전하게 살 수 없도록 한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또 "이것을 끝내고 싶다"며 "내 삶을 되찾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으며, 불행하고, 불면증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스피어스는 친부가 자신을 통제하려 들었고, 그것을 "10만% 즐겼다"고 주장했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친부는 스피어스가 누구와 데이트하는지, 부엌 수납장은 어떤 색으로 할지 등등 모든 것에 참견했다. 스피어스는 이날 자신의 머리와 손톱을 자유롭게 가꾸고, 불과 8분 거리에 떨어져 살고 있는 친구를 방문할 수 있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670억원 자산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피어스는 경제적 자유가 없어 매주 200만원의 용돈을 받고 생활했다고 밝혔다. 스피어스는 지난 13년간 "착취당했다"며 "나도 내 삶을 살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가 입수한 법원 조사관의 메모에는 "그녀는 이용당하는 것에 질려 한다"며 "돈을 버는 건 자신인데 주변 사람 모두가 자기에게 돈을 받아간다고 불평했다"고 적혀 있었다.

특히 스피어스는 아이를 낳고 싶어 피임 시술을 풀고 싶었지만 친부가 이를 막았다고 주장했다. 이혼한 전 남편과의 사이에 두 아들을 둔 스피어스는 현재 남자친구와 함께 셋째 아이를 임신하기를 원했으나 이를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스피어스는 "이른바 후견인 팀은 내가 의사에게 가서 피임 시술을 풀지 못하게 했다. 그들은 내가 아이들을 갖기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혼해서 아기를 갖기를 바란다"며 "하지만 후견인 제도 아래에서 나는 결혼도 못하고 아기도 가질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폭로했다. 스피어스는 "내 아버지와 측근들, 내 소속사는 감옥에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피어스의 토로에 판사도 격려를 표했다. 재판을 맡은 브렌다 페니 판사는 스피어스가 법정 발언에 나서기까지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는 것을 안다"며 "앞으로 나와 생각을 말해준 것을 치하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페니 판사는 후견인 지위 종결과 관련한 결정을 하기 전에 공식적으로 신청이 들어와야 한다며 이날 구체적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다.

스피어스는 2014년부터 친부의 후견인 권한 중단을 법원에 요청해 왔다고 NYT는 입수한 비공개 법원 기록을 인용해 보도했다. 스피어스는 2019년 5월에도 친부의 후견인 권한 중단을 호소했지만 당시에는 비공개로 소송을 진행했다. 이날 심리에서는 스피어스가 직접 자신의 목소리를 대중에게 공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LA 법원 앞에선 스피어스의 팬 120여 명이 모여 '브리트니를 해방하라'(Free Britney)고 외치며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스피어스의 목소리를 스마트폰 등을 통해 경청했고, '브리트니의 삶에서 꺼져라' 등이 적힌 팻말을 흔들었다. 일부 팬은 법정에서 스피어스의 발언에 박수를 치거나 눈물을 흘렸다.

한편 친부 제임스 측 변호인은 이날 재판에서 "의뢰인은 딸이 그토록 고통받은 데 대해 마음 아프게 생각하고 있다"며 "그는 딸을 사랑하며 매우 그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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